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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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봤을 때 우와! 진짜 신박하다. 라며 흥미가 만땅 차올랐다.

지구 멸망이 일주일 남은 순간

마지막으로 먹고싶은 걸 먹으려는 등장인물의 먹기 위한 분투!

평소 같으면 너무 쉽게 접할 음식을 멸망 직전의 세상에서 먹기 위한 가공할 노력!

사형수의 마지막 식사처럼, 먹는다는 일에 대한 서러움 등이

우당탕탕 소동극와 함께 펼쳐지지 않을까? 하며 기대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먹.는.다. 라는 행위에 촛점이 맞춰지지 않고

함.께. 먹.는.다. 라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을 포함 등장인물들이 어쩜 이렇게 다들 혼자일까? 싶었다.

가족이 없는 사람들만이 주인공 주변으로 포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으기 위한 셋팅이기는 하겠으나...

혹은 그런 사람들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겠구나 싶기도 하고...

요즘 사회가 그런가?

마지막 순간 굳이 가족을 찾지는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

혹은 가족이 없기에 마지막 순간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이였던걸까?

그 마음을 보듬기 위해 주인공은 마지막 만찬을 준비해서 사람들을 모은 거였을까?

세기말의 분위기를 위해 전체적으로 흑백톤을 사용하고

음식에만 칼라를 적용했고 한다.

음식 외에 칼라가 적용된 장면이 세 장면 정도 나오는데

하나는 주인공의 편지를 교정하는 빨간펜의 색깔

또하나는 요리를 위해 켜지는 불의 색

펜의 색깔은 음식이 사람들과의 연결을 위한 매개체로 상징되는 연장선에서

주인공이 마음을 여주 캐릭터가 음미하는, 일종의 음식을 먹는 장면을 대신하는 게 아닐까 싶었고

요리를 위한 불 또한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형태로 이해했다.

하지만 극초반 주인공이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풍선의 색은

아무래도 모르겠다. 여기에 색을 쓴 건 실수가 아닐까 싶은데....




다 읽고나니 쓸쓸해지더라.

작가는 멸망하기까지 뭐 먹을지가 아니라

세상이 멸망하는 순간 떨리는 손을 마주잡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구나

싶었다.

그리고, 혹시 지금 비어있는 두 손을 돌아봐줬으면 했던 게 아닐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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