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 - 요양보호사가 쓴 요양원 이야기
전계숙 지음 / 책익는마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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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과외 일을 해오던 저자가

어머니의 요양원 생활을 계기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게되면서

겪은 일들과 마음을 적어둔 도서다.

요양보호사로서의 자부심이 보이는 부분들은 좋았다.

실제로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요즘 보이기도 하고,

처음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할 때 같이 일하는 분들과

부딪쳤던 경험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는

내가 같이 일했어도 좀 미워했겠는 걸 싶더라.

교실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 말씀에 앞장서 대답하고

수업시간 끝나갈 때 질문하는 얄미운 모범생같은 느낌? ㅎㅎㅎ

대충하고 싶은데

그런 나와 비교되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건 별로니까.

하지만 돌봄을 받는다면

저자와 같은 분께 받고 싶겠지?

짐짝같은 존재가 아닌, 살아왔고 살아가는 내 인생을 봐줄 수 사람.

요양보호사로서의 일이라거나

요양보호소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책이기는 했지만...

역시 요양보호소에 대한 꺼림칙한 마음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기는 했다.

삶을 영위한다기 보다는

그저 생명을 유지할 뿐인 공간이라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더라.

그러니 정신이 있으신 분이 계시기 더 어려워하시는 거 겠지

저자의 말대로

산책을 하고 각자의 수준에 맞는 취미 생활을 하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그런 보호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천문학적인 금액이 아니라

내 생활을 파괴하지 않을 수 있는 적당히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말이다.

최근에 보고 있는 미드의 한 에피소드에

감옥 독방에 갇혀있던 죄수가

면도날을 삼켜서 병원으로 실려온다.

죄수는 무슨 이야기든 좋으니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스탭들은 죄수의 요청을 외면하고

예상보다 쉽게 치료를 마치고 감옥으로 돌아가게 되자

죽음을 각오한 자해를 반복한다.

누구도 나에게 말걸지 않는 하루하루는 감옥의 독방과도 같을 것 같다.

그 속에서 건네지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귀할까.

말 건네기를 어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나누는 저자와 같은 보호사분들에게

앞으로는 부모님과 나를 대신해 미리 감사를 전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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