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올게요
윤정훈 지음 / 백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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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활동을 해온 저자가 그동안 겪어왔던 일을

조금은 허구적으로 엮어낸 이야기들이다.

뭔가 따뜻하고 조금은 닭살 돋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했는데...

첫 이야기부터 소름 끼쳤다.

선생님들에게 개새끼들이라고 욕하고 덤비는 학생, 그를 바꿀 수 없는 선생님들.

노력을 하는데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하는 직업.

선생님이라는 자리는 그런 자리이기도 한 것이였다.

꼰대같은 말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은데

싶은 에피소드들이 많다.

아니, 나는 몰랐던 어떤 공간과 시간에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

병석이, 지희, 진성이들은 삐뚤어졌다.

좀 많이 삐뚤어졌다.

뭘 문제로 삼는지 알거다.

그런데, 그게 싫다고 한다. 스스로.

부모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학교란, 교사가 어디까지 이해하고 애써야하는 걸까?

저자에게 의자를 집어들었던 재훈이처럼

조금은 가까워졌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더라도

웃기는 선생이네. 정도의 추억만 남길 뿐

결국 아이는 그 아이의 길을 가고야 만다면 ...

그럼에도 저자처럼 노력은 해야하는걸까?

미성년임을 무기로 휘두를 줄 아는 아이들 앞에서

어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온갖 아이들의 에피소드 속에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끈기와 애정을 가지고 마주하면

만인이 원하는 길로 복귀하는 감격스러운 사연 모음집 따위가 아니였다.

긴 세월 모두가 떠나가는 학생부에 자리를 잡고

변화없는 노력을 반복해온 선생님의

마른 상처의 연대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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