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키린의 편지 - 삶을 긍정하는 유연한 어른의 말 키키 키린의 말과 편지
NHK <클로즈업 현대+>·<시루신> 제작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키 키린이라는 배우분이 얼마전에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고레다 히로카드 감독님이 모 영화관련 프로에 나와서

키키 키린이 없으니 어떻게 어머니가 나오는 영화를 찍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

이렇게 한 감독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배우의 편지를 모아둔 책이 있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NHK <클로즈업 현대+> <시루신> 제작부라고 되어 있다.

<클로즈업 현대+>라는 프로그램에서 '비화 키키 키린의 자필 편지'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다 소개되지 못한 내용은 <시루신>이라는 프로에서 '삼가 키키 키린 님께 아룀'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두 프로그램의 에피소드가 정리된 것이라고 한다.

후스타 조스케 디렉터가 관련하여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 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시작하는데

키키 키린의 사후 그녀를 추모하는 방송을 제작하게 되었으나

흔한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고 남겨진 편지와 그 편지를 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방식을 생각해낸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생전 편지로 교류했던 키키 키린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떄문에 가능했지만

그런 일면을 잘 캐치해서 한 개인을 좀 더 객관적이면서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관성적으로 프로를 만들고자 했다면 있을 수 없는 성과였을 것 같아 더욱 다행스럽다.

유명 배우임에도 다양한 사람들과 짧게라도 진심이 담긴 교류를 아끼지 않았던 키키 키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왕따 근절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찍은 CF의 배경이 되었던 홋카이도 무인 역에, 자신이 찍을 영화의 모델이 되었던 여성에게, 장연회 주최 측에, 기업의 새해 광고 등등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들은 모두 정갈하면서 힘이 있고, 솔직했다.

특히 성인의 날을 맞은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은

일일히 그들의 개인적인 정보들을 꼼꼼히 살펴 보내는 정성도 멋지지만

제 3자인 독자 입장에서도 입에 발린 조언이 아닌, 진심이 담긴 이야기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내용들이라는 것이 감동스러웠다.

그리고 직접 쓴 편지 이미지가 함께 실려있어 기세 좋게 써내려간 기운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다.

각 편지들이 대부분 그녀의 투병 생활 중에 쓰여진 것이라 더욱 안타깝기도 하다.

키키 키린을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른의 진심이 담긴 목소리가 그리운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해본다.

(꼭 나와 상관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도 단단한 어른의 목소리에 기대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런 어른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싶어지는, 아... 돌아가셨으니 더 슬퍼지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