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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파링 파트너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6
박하령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평점 :
전체적인 인상이라면
문학적이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문장을 읽는 재미가 있어서 일독을 권하고 싶어진다.
박하령 작가님은 청소년 소설을 전문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kbs미니 공모전 당선 이력도 가지고 있더라.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다른 장르의 글도 잘쓰지..
굴러라, 공
여름을 깨물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
나의 스파링 파트너
마이 페이스
발끝을 올리고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전체적으로 발란스가 좋아서 특별히 좋거나 아쉬운 작품이 없다.
굴러라 공은 반의 말썽꾸러기 홍모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발화점에 불을 붙여 공을 굴리기로 결심한 하윤이의 이야기다.
괘나 복잡한 이야기다.
폭력의 탄생을 저지하기 위한 정의 공이 도둑의 탄생을 방조해
과연 세상일이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일까 싶어지며
머리가 복잡복잡해진다.
여름을 깨물다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지방으로 내려온 주인공이 한 눈에 반한 친구와의 시간을
아버지의 잘못을 이유로 단죄받게 되는 이야기다.
뒷맛이 씁쓸하다.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도 굉장히 예민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어느 날 찾아온 수아라는 먼 친척.
무뚝둑한 주인공은 친화력좋은 수아와 비교당한다.
어디까지 양보해야하는 걸까?
다행히 마무리는 편안하게 지어졌지만
까이니까 계속 까는 거라던 수아의 말이 찝찝하게 남는다.
찝찝할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악 소리를 내야 한다는 충고일 뿐일수도 있는데,
그래도... 찝찝하다. 까면 안된다는 걸 알아야하지 않나?
나의 스파링 파트너는 읽으면서 잠깐 헷갈렸다.
계속 여자아이들이 주인공이라서
이 작품도 여자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이 작품집의 유일한 남자 주인공이다.
[나의 두려움을 보고 놈은 내게 다가섰을 거다. 난 이제 놈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주먹을 내지를 것이다. 놈은 나를 단련시킬 스파링 파트너다.]
이제보니 수아가 집으로 가는 시간의 확장판으로 보이기도 한다.
마이페이스는 같은 속도로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다정한 작품이다.
하정과 연정의 존재가 판타지 같은 느낌이 아쉽지만...
그녀들을 판타지같다고 느끼는 것부터 이 세상의 속도에 중독되어 있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발끝을 올리고. 도 참 입맛이 쓰다.
진짜 친구라는 게 있기는 할까.
관계는 언제나 추를 가진다는 냉정한 사실을 전하면서도
발끝으로 업. 하는 주인공에게 힘을 얻게 된다.
그래... 그래도 업. 하자. 라고.
단편집이라 읽기도 좋고
청소년 소설이라고 감상적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 점이 좋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