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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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름은 심심인데

제목은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내용 또한 전혀 심심할 수가 없는 이야기다.

조현병.

조금은 낯선 느낌의 이 단어는

이전에는 정신이상자, 미친x 등으로 불렸던 병이다.

사실 조현병 환자에 대해 제어가 안된다면

격리하고 두려워할 수 밖에 없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돌봄의 권리를 빼앗기면서

제어의 가능성을 잃어버린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미쳐하지 못했었나보다.

그들을 원래, 극단에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시작은 지금의 나와 같은데도.

론 파워스는 폴리처상 수상 저널리스트에 영화로도 제작된 <아버지의 깃발>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작가이다. 이런 사람에게 무슨 근심과 걱정이 있을까, 싶은데.

두 아들이 조현병에 걸리고, 한 아이는 목숨을 잃었다.

작가는 이 글을 쓰지 않을 생각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조현병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해달라는 모습을 보게 된 후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왜 쓰고 싶어하지 않았는지

읽어가며 알 것 같았다.

그는 아내와의 만남부터 두 아이의 찬란했던 시간들을 복기해가며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이후 투병의 시간, 고통의 시간 또한 선명했지만

오히려

행복했던 시간 속의 두 아이의 사랑스러움은 너무 선명해서

고통의 시간을 기억하는 것과는 또다른 아픔이였을 것만 같다.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에는

그의 시간은 아직 충분하지 않았을 것만 같다.

저자의 두 아이 이야기와 교차로

조현병의 역사와 현재 상황, 다양한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 등이

정리되어 있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저서가 되었을텐데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넣은 것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

조금씩의 정신질환의 여지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왜 몸의 병은 위로받지만

정신의 병은 비난이 더 익숙할까...

그저 병일 뿐이라는 것.

그 병을 병 이상의 무엇으로 만드는 건

나를 둘러싼 사회라는 걸,

병에 걸린 사람들은 돌봄받을 권리를 가진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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