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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돌아눕는 상상만으로도 서운해집니다 - 작은 몸짓 하나에도 헛헛해지는 마음에 대하여
오휘명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너무 좋지만
그저그런 사랑 관련 에세이겠거니.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감정의 색깔을 모호한 단어로 치장해서 늘어놨겠지.
라는 비관적? 예상을 하고 있었다.
요즘 쏟아지는 사랑 에세이들이 나에게는 그렇게 읽혔었기에.
근데, 그래도 제목은 정말 좋다. 라고 생각하며 손에 들었다.
그리곤, 두번째 에피?인 껌이라는 제목의 글에 완전 K.O.
짧지만 발상과 전개가 너무나도 완벽한 한 편의 글을 만나버렸다.
이 한 편으로 이 책 전체를 만난 것을 감사했다.
그냥 통으로 옮겨 놓고 싶지만,
부디 책으로 만나보시길.
껌의 속성, 괴담, 사람과 사랑을 유효성, 그리고, 괴담을 믿는 사람의 두려움을 이겨낸 결심.
한 편의 운명적인 로맨스물이 한페이지도 안되는 짧은 글 안에 담겨 있으니.
이렇게 껌이라는 동산을 즐기고 나서
오휘명이라는 사람의 감정의 숲을 거니는 일은 꽤나 흥미로웠다.
어떻게 이렇게 삶의 순간들을 영롱하게 기록하는 일에 익숙할 수 있을까?
아니 무엇보다 어떻게 이렇게 그 마음들을 다 기억할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의 삶은 어떤 속도로 지나기에 이 순간들을 다 붙잡아뒀을까?
그의 기억 속에 사로잡혀 있는 사랑들은 그의 기억에 동의할까?
영혼에 고양이의 것을 조금 섞으면 그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벛꽃보다 목련이 눈에 밟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는 기쁠까?
개인에게 할당된 울음의 총량이 유독 많은 사람이지 않을까?
시간이 다르면, 계절이 다르면, 내가 바뀌면 바뀌어질 숲처럼
딱 이 한 권만큼의 오취명을 만났던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이 너무 좋아오히려 나쁜 경우를 생각하는
어리석은 부분이 닮은 저자의 다른 글들을 만나봐야겠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