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을 살아가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이러한 걸까?

얼핏 세상 모든 불행과 아픔을 끌어안은 것만 같은 학창시절의 감수성을 끌어온

이야기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은 다른 느낌. 단지 치기어린 순간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그다지 다를 것이 없는 세상.을 받아들인 이야기라는 감각이

단순한 10대 방황 이야기로 읽히지 않게 한다.

깊은 허무감.

그 속에서 확신할 수 없지만 놓을 수 없는 희망에 대한 갈망.

서로 전혀 모르는 타인이였던 두 사람이

만들어진 기억을 매개로 인연이 이어진다.

만들어졌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거부감을 느껴야 한다고 여기지만

거짓을 넘어서 만날 운명이였다.

두 사람의 주인공은 최악의 부모 밑에서 자라났다.

하지만, 특별히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낯설다. 보통은 원망하거나 집착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그럴만큼의 에너지도 없는 거였을까?

아무것도 없이 텅빈 스스로를 괜찮다고, 원래 그랬으니까 라며 달래는 것마저도 닮은 두 사람.

하지만, 괜찮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들이 안타깝다.

극단적이지만

홀로 외롭다고 느껴본 적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고통은 낯설지 않을 듯.

이들처럼 곁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도

문득 외따로이 한구석에서 술을 마시는 내가 보일까봐 두려웠던 사람들이라면.

지금까지 읽어온 보이 미츠 걸 류의 이야기들 중 가장 운명적이지 않다.

다분히 의도된 만남이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보다도 운명적인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 속에서 두 사람은 끊임없이 거짓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거짓은 너무나도 다정하다.

마음을 뒤흔드는 두 장면이 있었다.

도카가 빗줄기를 뚫고 집으로 돌아와 문을 두드리는 치히로를 발견하는 순간.

도카를 잊게될 약을 먹고, 도카를 안고 있는 치히로와 도카의 대화.

두 장면 모두 나를 걱정해주는 누군가를 확인하는 장면이다.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진심으로 나를 봐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안도할 수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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