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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생존기 ㅣ 특서 청소년문학 7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4월
평점 :
서울을 떠나면 조금 더 공간적으로 편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있지만
번번히 그 생각을 꺾어버리고 마는 건 너무나 서울 친화적인 내 성향이다.
가까운 곳에 온갖 편의시설이 있고
이웃간에 가깝지 않아도 되는 서울이 나는 편하다.
아버지의 사정 때문에 양평으로 내려가는 게 죽기보다 싫었던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이해된다.
한 때 지인이 양평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마당으로 멋돼지가 들어오고 전등이니, 지붕이니 직접 고치며 살고, 지병이던 피부병이 낫고 ...
무용담처럼 양평 생활의 신선함을 어필하다, 결국 서울로 컴백했다.
젊어서가 아니다.
한참 나이가 많으신 아는 분도 파주 쪽에서 살다가 서울로 컴백하셨다.
서울로 오니 오히려 정신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고향하면 따뜻한 시골 마을을 떠올리던 사람들이 아니라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거다.
고향을 떠나 낯선 지역에서 그것도 편의라는 측면에서는 전혀 편하지 않은 곳에서 적응하기란
나이 먹은 어른도 아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주인공 입장은 정말, 읽어가며 두 배의 감정이입을 불러
일으켰다.
이것저것 알려고 하고, 개인 공간 침입에 날을 세우면 안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공동체 가입이 무언 중 강요되는 생활들.
양평에서의 삶이 꽤나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전원찬양적으로 흐르지 않는 것이 현실적이라 좋았다.
심지어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지 않은가 싶은 사고까지 벌어지니까.
시골생활이라는 것도
시골학교라는 것도
결국은 돈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고
성적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은
서울이나 양평이나 다를 것 없다는 점이 곳곳에서 들어나는 것도 좋았다.
결국 공간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가 정리해준다는 방향도 좋았다.
근데, 그래도, 뭔가 엔딩이 급 훈훈한 느낌인데????
흐흐흐흐.
아! 요즘 애들은 유튜브로 검색한다더라 하는 말은 계속 들었지만
진짜 유튜브로 검색하는 요즘 아이를 만난 작품은 이게 처음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