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문 닫고 떠난 한 달 살기 - 열여섯 명과 여덟 도시 그리고 여덟 가지 버킷리스트
여행에미치다 지음 / 그루벌미디어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우와! 깜짝 놀랐다.

화보집? 아동용 교재집? 정도 크기의 책이 왔다.

무게감도 상당해서 가볍게 들고 다니거나 누워서 들고 볼 수가 없다.

보통 여행책들이 들고 다니라고 두꺼울지언정 가볍게 나오고

에세이집 또한 무겁게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

도대체 뭘 의도한 것인가! 싶었는데!!!

무겁고 크다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방법은 단정하게

책상 앞에 앉아 한 장 한 장 넘겨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차분차분하게 정성들여 읽고 있더라. 이걸 원했나?

서사를 가진 책이 아닌 경우, 특정 정보 위주로 훝듯이 읽게 되는 성향이 있는데

이 책의 경우, 한 달 살기를 하고 그 경험치와 관련 정보를 정리해두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건 관련된 정보들이 아니라 분위기. 가 아닐까 싶어졌다.

그러려면 읽는 사람이 좀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줘야 한다고 판단한 걸까?

여튼 화보집만한 책 안에는 화보 빰치는 고궐리티의 사진들이 그득그득 담겨 있다.

여행과 사진은 뗴어낼 수 없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정말 사진들 잘 찍는다 싶었다.

부럽.

오죽하면 여행 가기 전에 사진 강의라도 들어야하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사람들은 사진보다는 영상이 위주인 듯.

궁금하여 찾아봤더니 각 도시 별 한 달 살기 모습이

영상으로 쭈욱~

 

요즘은 여행을 영상으로 찍는구나 @@;;;;

나, 늙었음... ㅠ.ㅜ

영상으로 보는 한달살기는 책으로 보는 것과는 또 사뭇 다른. 좀 더 날 것 느낌이 나서 좋더라.

그래서, 영상들을 보나... @@;;

총 16명이 2명씩, 8도시에서 한달 살기를 한 결과물들이 담겨 있는데

퀸스타운, 부에노스아이레스, 바르셀로나, 도쿄, 포틀랜드, 아를, 발리, 베를린

이 선택된 도시 되시겠다.

아무래도 한달살기이니 일반적인 관광스케쥴이 아닌 머물며 할 수 있는 목표들을 잡고, 그 과정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이 내 취향에 맞는 것도 있고, 좀 꺼려지는 것도 있기는 한데 공통적으로는 그냥 부럽더라. 흐흑.

회사에서 온 것이라 완벽한 휴식과 놀이가 아니라 업무, 일하기, 영상 만들기 등의 표현이 종종 끼어들어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고 있던 시간이라는게 보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비용과 한달이라는 시간 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흔한가!!!! 선택받은 자들 같으니.

부러움은 언젠가는 나도 라는 마음이 들게 하고, 그러면서 비교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비용.

각 도시별로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를 구체적인 내역과 함께 정리해놨다.

한 달살기를 하고 싶을 때, 자신의 취향들을 감안해 넣고 빼기를 하면서 도움받을 수 있는 귀한 자료.

일단 1인 비용으로 비교해봤다.

발리 / 18.06.19~07.20 / 2,689,026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 18.06.11~07.10 / 2,885,810

도쿄 / 18.06.10~07.10 / 2,166,107 + 922,400

발리는 서핑 배우는 것이 메인. 서핑은 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요가 스튜디오 사진이 멋있더라.

요가 하면서 지내도 좋을 것 같다. 음식 비용도 싸고.

무엇보다 마음을 흔들었던 것은 좁은 한국에서의 공간을 벗어나 풀빌라의 멋진 내 공간! 이라는 표현!

그래, 한달이라도 수영장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탱고 배우기와 소고기. 하지만, 숙소가 훌륭하지는 않은 것 같다.

도쿄는 카페 투어. 좋아하는 도시다. 심정적으로는 가장 살아보고 싶은 도시.

한달 살기를 한다면 분단 카페의 메뉴들을 매일매일 하나씩 먹어보고 싶다.

베를린 / 18.06.11~07.11 / 3,180,105

포틀랜드 / 18.06.11~07.12 / 3,484,986

바르셀로나 / 18.06.18~07.16 / 3,654,040

아를(프랑스) / 18.06.18~07.16 / 3,888,642

아, 베를린. 각 체험기? 중 젤 키득키득 거리며 읽었다. 맥주를 마시기 위한 한 달이라니.

돌아가면 병원 가야할 듯. 이라는 문장에서 정말 빵 터졌다.

술을 즐기지 않아 몸은 따라가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마인드와 즐기는 분위기만큼은 딱 내가 원하는 한달살기다.

포틀랜드. 가장 완벽한 한달살기의 모범.

특별한 목적이 보이지 않아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바르셀로나. 빈티지 쇼핑을 메인 테마로.

신선한 접근이기도 하고 정말 관광객이 아닌, 살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접근 같기도 하고.

어쩌다 한 번 가게 되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를 외면하고 쇼핑할 수는 없으니까.

(구엘공원, 마감 시간 이후에도 들어갈 수 있었어!!! )

아를. 동네도 멋있지만 직접 그린 그림을 보는 게 좋았다.

잘 찍은 사진보다 좀더 특별해 보이는 느낌. 머무는 여행을 할 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뉴질랜드 / 18.07.14~08.13 / 6,266,231

엑티비티 즐기기. 할 수 있는 건 죄 해본 듯.

지금 체력으로는 이런 한달살기를 하면 몸이 부셔져서 돌아올 것 같다. ㅎㅎㅎㅎ

기간권 정보나

단골집에 대한 자랑같은 설명 등이 스치는 관광이 아닌 한달살기를 해야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읽는 내내 부러웠다.

어떤 도시든, 해당 언어를 하는 게 좀 더 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듯.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 인 것도 중요해 보인다.

나이를 먹을수록 고려할 것들이, 계산할 것들이 많아진다.

안타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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