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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고, 마음이 덜컹해서 차마 잡을 용기가 나지 않더라.
저 문장이 왜 이리 아픈지.
김소라님의 그림이 뒤틀린 마음을 부드럽게 매만지는 기분이 들어
책을 들춰볼 수 있었다.
담담하고
정제되어진 문장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라
걱정한 만큼 마음을 뒤흔들지는 않았다.
덤덤하긴 하지만 힘있는 좋은 말들이 많아서
매 장을 다시 곱씹으며 읽게 된다.
거기에 어울리는 일러스트도 따뜻한 것이 좋다.
[내가 밥을 안 먹는다고 속이 바짝바짝 타는 이가
세상천지에 엄마 말고 또 누가 있을까요]
p.25
우리 엄마는 통화하면 살 빼라고 먹지말라고 구박을 한다.
그러면서 전화 끊을 때면 밥 챙겨먹으라고 좋은 거 먹으라고 한다.
하나만 하시죠. 아줌마.
엄마라는 자리는 어렵다. 하나만 할 수가 없다.
어느 생명이든 쉽게 사는 생이 있을까.
하지만, 살다보면 살아내다보면
어느 새 지난다고
지나고 나면 숨돌리고 나에게 여백을 주어 주변과 함께 숨쉬며 살라고
아픈 것도 나고
슬픈 것도 나이지만
결국은 지나간다고
차분하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납작하고 따뜻한 돌처럼 손 안에 감겨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