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클래식 음악 장르를 선호하는 것이 현재의 감성이나 심리 상태를 반영할 수 있을까? 요즘은 날카로운 바이올린과 이를 조금 부드럽게 감싸는 명쾌한 현악 협주곡이 끌린다. 비발디 전곡을 듣는다. 정신이 맑아지고 정리가 되는 듯하다. 비발디 음악의 단점은 그 곡이 그 곡 같고 어느 멜로디와 리듬이 다른 곡에서 또 나온다는 것.
유발 하라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
수세기 동안 많은 사상가들은 사람들이 신에 대한 믿음을 중단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범죄와 폭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인들은 대체로 이런 믿음을 포기했음에도 여전히 인류 역사에서 가장 평화롭고 질서 있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적어도 신을 두려워한다는 중동 지역보다 훨씬 더 평화롭고 질서가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 신에 대한 믿음은 질서보다 혼돈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신학자들은 세세한 섭식 금기들을, 그리고 잔꾀를 부려 금기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카피바라(거대한 기니피그 같은 동물)를 명목상 어류로 간주해, 금요일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가톨릭 금기의 예외로 쳤다. 아마 카피바라가 물에 산다는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음식에 관한 글을 쓰는 도리스 레이놀즈에 따르면, 프랑스의 가톨릭 미식가들도 금기의 허를 찌르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은 양의 다릿살을 우물에 담근 뒤 ‘낚아올려서’ 물고기로 취급했다. 그들의 신은 한심할 정도로 잘 속는가 보다.
수풀 속의 사람이라는 의미의 부시맨은 사실 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고, 부시맨 스스로는 자신들을 ‘주호안사이Juhoansi’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진정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그들의 삶에 비하면 진정한 사람이 아닐는지 모른다. 우리는 자연을 거스르며, 쓸모없는 것들을 전시하며, 그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소유와 소비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버리는 현대인은 정신적 안정마저 쉽게 잃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