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난민의 날 20주년 특집] 난민이 직접 말하는 한국에서의 삶②: “비싼 대학 등록금, 오르는 집세…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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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남동생이자 유스티나의 삼촌인 미나 다니엘은 이집트 혁명 당시 카이로 도심 시위 도중 군부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이집트 독재에 반대하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힘을 합해 독재 정권을 무너뜨릴 것을 호소했었다. 사망한 날이 체 게바라 사망일과 같아서 많은 이집트인들이 그를 ‘이집트의 체 게바라’로 불렀다고 한다.
2019년 메리 다니엘 가족은 임금체불, 학교에서의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언행들에 큰 상처를 받고 독일로 떠나려 했다. 그러나 독일 메르켈 정부의 국경 통제로 항공기 탑승을 거부당해(관련 기사: ‘한국 못 견뎌 떠나려는 이집트 난민들’) 한국에 남아 삶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 다니엘은 난민으로 인정받았지만 유스티나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유스티나: 엄마랑 동생은 난민 인정을 받았는데 저는 아직 난민 신청자입니다. 체류 연장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요. 왜 나만 인정받지 못하는지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어요. 매달 9만 5000원씩 내는 건강보험료, 체류 연장 때마다 출입국 사무소에 내는 수수료도 부담이에요. 너무 비싸요.
한국 생활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렵습니까?
메리 다니엘: 아이가 어려서 그동안 외출이 힘들었던 데다가 코로나 때문에 이웃과 교류도 없어요. 영어도 유창하지 못해요. 일단 언어 문제가 가장 힘듭니다.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요. 당신밖에는요. 한국어도 많이 어려워요. 일도 하고 싶지만 일단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있어요. 언어가 안 되니까 예전에 제가 하던 일을 여기서 하기도 어렵고요.
유스티나: 한국어를 못해서 따돌림당했던 예전 학교[경주]에서의 기억 때문에 저는 서울 생활이 더 좋아요. 그러나 여기서도 친구가 없어요. 이집트에 살고 있거나 이집트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또 다른 친구들과 페이스북에서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게 고작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도 커요. 일단 검정고시에 붙어야 하는데 국어, 수학, 한국사가 너무 어려워요.
지금은 주말 이틀 동안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해요. 그런데 이전 일하는 곳에서 임금체불을 당했어요. 정말 나쁜 사람들이더라고요. 아무튼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나서 대학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입니다. 대학에 입학해서 아랍어 통역사 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추천 소책자]
왜 난민을 환영해야 하는가?
김어진·이현주·임준형·차승일 지음, 2019년 8월 22일, 90쪽, 4,000원, 노동자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