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 노동자 투쟁 잠정합의: 과로사·장시간 노동 해결 회피하는 정부와 택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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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합의 내용에 대해 노동자들은 꽤 실망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분류인력 충원 완료 시점이 연기된 것도 썩 만족스러운 것은 아닌데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시 임금 삭감 때문이다. 우체국 택배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한 지회장은 “1차 합의 내용에 비해 전반적으로 후퇴한 내용”이라고 착잡해 했다.
노동자들이 이번 투쟁에서 상당한 투지를 보이며 투쟁에 적극 동참했던 만큼 이번 합의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이번에는 시간만 끌며 조건 개선에 미적대는 사용자들과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상당했다.
아쉬움
특히 노동자들은 이번 결과에 보면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상당하다. 정부 시종일관 택배사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서도 정부가 점점 노골적으로 친기업적 태도로 기우는 태도였던 것이다. 노동자들이 우체국 택배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것에 크게 분노했던 이유는 “이것이 정부의 태도”라고 봤기 때문이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과도한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이것이 ‘노-노 갈등’을 낳고 있다는 식이다.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택배 배송이 차질을 빚자 집배원들에게 택배 배달을 떠넘겨 집배원들이 하루 13~14시간씩 고된 노동으로 하게 내몬 것은 정부였는데 말이다. 그러나 현장의 집배원들 역시 장시간 과중한 노동의 고통을 잘 알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인력 충원 약속 파기를 경험한 바 있어 택배 노동자들의 처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상당했다.
정부와 사용자들의 이런 태도를 보면,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관철하는 게 만만찮은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택배 노동자들은 이번에도 상당한 투지와 투쟁력을 보여 줬다. 분류 작업 거부와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며 경기와 울산, 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 배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우체국은 택배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 드는 등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굳건히 버티고 택배 투쟁이 초점이 된 상황에서 연대를 확대하며 투쟁을 지속해 갔다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