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연료비 급등이 촉발한 시위가 억압적인 정권을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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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보안 부대들이 항쟁을 진압하는 동안 러시아 공수부대가 카자흐스탄에 투입됐다.

토카예프는 “도적떼 2만 명”이 알마티를 습격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수부대를 비롯한 병력이 수송기 75대를 타고 “쉼 없이” 카자흐스탄으로 날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급등이 이번 소요를 촉발했다. LPG는 카자흐스탄 서부 지역에서 자동차 연료로 널리 쓰인다.
[카자흐스탄 서부] 망기스타우주(州)의 주도(州都) 악타우에서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LPG 탱크가 장착돼 있다. 이 지역에서는 LPG가 휘발유보다 훨씬 저렴했다.
LPG 가격이 급등하자 1월 2일과 3일에 [망기스타우주에 위치한] 석유 생산 도시 자나오젠의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망기스타우주 주지사이자 전직 에너지부 장관인 누를란 노가예프는 가격 인상을 재검토하겠다고 시위대에 약속했다.
하지만 노가예프의 양보는 때늦은 것이었다. 분노가 카자흐스탄 전국 곳곳의 광장 시위로 번졌다. 이 분노는 기름값 급등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이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1월 4일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뿐 아니라 카라간다·타라즈 등 여러 주요 도시에서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텡기즈 유전(油田)의 석유 시추 노동자들이 시위에 연대해 파업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위대는 “노인네는 물러가라” 하고 외치고 있다. “노인네”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를 가리키는 것으로, 올해 81세인 나자르바예프는 30년 집권 끝에 2019년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지만, ‘민족의 지도자’라는 뜻인 “엘바시”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1월 5일 카자흐스탄 남부 도시 탈디코르간에서는 시위대가 나자르바예프 동상을 끌어내렸다. 이 동상은 나자르바예프를 기리려고 2016년에 세워진 것이었다.
나자르바예프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종적을 감췄는데, 보도에 따르면 “치료”를 위해 해외로 출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며칠 사이 전용기 10여 대가 이미 카자흐스탄을 떠났는데, 대부분은 유럽이나 두바이로 향했다.
1월 6일에 러시아 군대가 [시위대가 점거한] 공항을 탈환하려고 착륙했을 때, 시위대가 이틀 연속으로 보안군과 충돌하는 중이었다. 카자흐스탄 군대가 시위대에 발포하자, 병력 수송용 장갑차들이 중앙 광장으로 밀고 들어왔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웃한 카자흐스탄이 안정되기를 바란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정권 안정에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무력을 동원할 태세임이 명백하다. 서방 역시 카자흐스탄의 안정을 바라는데, 이는 석유 수익 때문이다. 영국 지배계급은 이 지역 올리가르히*와 독재자들의 환심을 사려 여러 해 동안 애써 왔다.
이번 항쟁은 연료 가격 급등에 대한 항의 시위에서 악랄하고 억압적인 정부를 뒤흔드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 항쟁을 계기로 제국주의적 침략이 촉발됐다. 사회주의자들은 저항을 지지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반대해야 한다.
서방 제국주의자들: 카자흐스탄 독재자들의 친구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카자흐스탄은 국토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넓지만 인구는 1900만 명에 불과하다.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 지역 국가들 중 석유 확인매장량이 가장 많아,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110만 배럴에 이른다. 엑슨모빌과 셰브론은 시위가 분출한 카자흐스탄 서부 지역의 유전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셰브론이 주도하는 한 컨소시엄은, 텡기즈 유전의 생산량을 늘리는 계획에 약 400억 달러[50조 원]를 썼다. 바로 그곳의 노동자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2007년에 나자르바예프의 사위 티무르 쿨리바예프는 앤드루 왕자의 가족한테서 애스컷에 있는 저택을 300만 파운드나 웃돈을 주고 1500만 파운드[약 250억 원]에 구입했다. 다른 입찰자는 없었다.
2011년에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는, [자나오젠] 석유 노동자 파업을 진압하는 것에 관해 나자르바예프에게 조언한 바 있다. 당시 진압 과정에서 노동자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최근 기사 작위를 받은 블레어는 당시에 조언의 대가로 [나자르바예프에게] 500만 파운드[약 80억 원]를 요구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7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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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iKim 2022-01-09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내용에 다 동의하는거는 아니지만 솔직히 저 카자흐스탄 시위 지지하고 있고, 아직 배우는 자세로 좋아요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