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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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쟁[중국의 티베트 침공] 내내 중국이 보인 잔학무도함은 너무 심각해서 수년간 티베트 공산당 지도자였고 티베트 민족정치자문의원회 부회장이라는 중책에 있던 푼촉 왈갈마저 이런 잔학행위에 항의했다가, 티베트인의 자유투쟁에 동정을 표했다는 명목으로 투옥되었을 지경이었다.
라싸 인민해방군 포병대 지휘관이었던 청호칭 대령은 이러한 학살들과 그저 평범한 티베트인을 두고 일어난 조작에 크게 염증을 느낀 나머지 티베트로 전향하였다. 청호칭 대령


은 한국전에서 UN군과 싸웠으며, 티베트에서 군인으로 몇 년을 복무한 뒤 티베트 자유전사 쪽으로 전향하여 예전의 동무들과 싸운 인물이다.(중략)
주요 부대지휘관 가운데 한 명인 린전이 티베트에 배치된 군대의 엄청난 규모에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은 가난하며 그렇게 큰부대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강등되어 해임되었다. 한 집회에서 청호칭 대령(티베트명 롭상 다시)은 중국이 티베트인을 기만하고 있으며, 가뜩이나 가난한 중국민중은 불필요할 정도로 거대한 티베트 주재 중국군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차린 그는 바로 그날 밤 중국군에서 이탈하여 티베트 쪽으로 넘어왔고, 상당수 중국인이 이미 티베트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다. 그는 여러 차례 탱크와 비행기가 민간인을 노리는 광경을 목격했고, 여러 마을이 폭격당하는 것도 보았다. 그는 싸우면서 인도로 빠져나갔고 그곳에서 티베트 난민으로 살았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TIBET, THE FACTS) 제1부 유구한 문화의 죽음, 제6장 티베트와 중국의 20년 전쟁 59-60쪽
티베트 공산주의자가 중국의 점령정책에 항의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막강한 중국군의 대령이 "봉건제 사회"이면서 "영국 제국주의의 자치령"이기에 타도와 개조대상인 티베트편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아무리 중국군이 해발고도 높은 티베트에서 싸우는 것이 힘들고, 이 전쟁이 제아무리 진정한 "해방전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해도 이 사실을 눈만 감으면, 그는 중국에서 유공자로 인정받아 잘 살았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억압했던 티베트인의 투쟁을 지지하고. 난민캠프까지 함께한 것은 정말 감동적이다. 그리고 중국의 티베트침공이 "인민을 위한 정의의 전쟁"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침략행위"라는 걸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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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4-2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폴 인그램이란 분은 위 글을 쓰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거나 위협 받거나 하진 않았는지 궁금한데 여쭈어도 될까요?^^

김재원 2021-04-25 19:36   좋아요 1 | URL
이 분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영국인으로서 티베트족 연대 NGO 활동하는 분입니다. 친중국적 서방인사와 중국정부의 입장을 반박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에 직접 가지 않는 이상, 큰 위협을 당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얄라알라 2021-04-25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재원님 감사합니다. 베일에 덮힌(?), 아니 제 스스로 적극 알아보려 노력한 적 없던 티베트 사회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김재원 2021-04-25 19:5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저도 전에 정리한 걸 소개한 것 뿐입니다.

2021-04-25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