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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서평단 #책제공 #열림원 #세계문학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위대한 개츠비>
영화로 먼저 만나보았지만 그다지 인상깊지 않아 책으로 읽자 읽자 했던게 계속 미뤄졌다가
열림원에서 새로 펴낸 '세계문학 시리즈 서평단'이라는 좋은 기회로 읽어보게 되었다. 드!디!어!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 번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디카프리오가 술잔을 들고 싱긋, 웃는 그 장면이 뇌리에서 자꾸만 반복재생 된다 ㅠㅜㅋㅋㅋㅋㅋㅋㅋ
#줄거리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개츠비는 야망남.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며 승승장구하며 태생부터 우아한 상류층인 데이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다 해외 파병에 이어 옥스퍼드 파병으로 데이지와 떨어진 기간이 길어지고, 그 사이 데이지는 또다른 상류층 남자인 톰과 결혼해버렸다!
오로지 데이지 뿐이었던 개츠비는 데이지의 집이 보이는 건너편 저택으로 이사를 온다. 데이지 집쪽에서 반짝이는 초록 불빛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리고 날마다 성대한 파티를 연다. 그러다 데이지의 사촌 오빠 닉을 통해 데이지와 다시 만나게 되고, 개츠비는 어쩔 줄 몰라한다. 개츠비 is 순정남이다.
📚
1925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던 시기다. 금주법의 반작용으로 되레 밀주 유통이 늘어났고 마피아 같은 범죄조직도 함께 늘어났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이후의 정신적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경제호황과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그 공허함을 물질로 물질로....... 그렇게 쾌락으로 채우려는 사람들 가운데 '낭만적 사랑'으로 채우려 한 개츠비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그 누구보다 허망하게 죽었다.
그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는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톰이 외도로 만나던 여자(정비공 윌슨의 부인인 머틀)를 뺑소니로 죽인 데이지. 그런 데이지 옆에 동승하고 있던 개츠비.
개츠비가 머틀을 죽였다고 생각한 톰은 윌슨이 자신을 찾아오자 그 차의 주인을 개츠비라고 말한다. 분노로 가득찬 윌슨은 개츠비를 총으로 쏴 죽인다.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그 누구도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매일같이 파티를 드나들던 수많은 사람도, 개츠비와 일을 함께 하던 사람도, 그리고 데이지도.
비극, 부조리함, 환멸나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을 욕하고 싶지만 기억해야 한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9쪽
데이지는 정말 자포자기 한걸지도 모르겠다. 자기가 살기 위해 '바보 같은 여자'로 살기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리에서 자신만의 '초록 불빛'을 향해 바쁘게 살아가고 있을 뿐.
저마다의 희망을 품고 사는 모두가 위대하다. 그러니 개츠비가 왜 위대한가 보다도 우리 삶의 희망과 허망 그 사이를 보여주는 듯하다.
"자신의 인생이 당장 어떤 형태를 갖추길" 바라며 톰과 결혼한 데이지도,
자신의 꿈과 환상을 모두 데이지에게 씌우며 그녀를 갈망한 개츠비도,
'초록 불빛'이라는 허망을 희망이라 착각하며 움켜쥐려했다.
그러나 '초록불빛'은 형태가 없다. 움켜쥘 수 없다.
희망도 마찬가지다.
희망 속에 살아가는 것만이 희망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책에 간혹 오탈자들이 보여 아쉬움이 있었지만,
여름 이야기에 어울리는 핑크색 표지와, 파티와 나른함, 허무함의 느낌이 여름 더위와 어울려 좋았다.
"데이지의 목소리엔 무분별한 데가 있어요." 내가 말했다. "목소리가 온통 ......" 하고 나는 망설였다.
"데이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지요." 그가 불쑥 말했다.
바로 그랬다.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는데, 데이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높아졌다 낮아졌다 파동치는 그 목소리의 무진장한 매력은 바로 그것이었다. 짤랑거리는 돈 소리, 심벌즈의 노래 같은 돈 소리...... 하얀 궁전 저 높은 곳에 있는 공주, 황금의 아가씨...... - P201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 P9
딸이라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돌리고 울었어요. 그러다가 말했죠. ‘좋아요. 딸이라서 기뻐요. 바보 같은 여자로 자라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이죠. 예쁘고 머리 나쁜 여자가 되는 게.‘ "데이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요컨대 세상은 모든 게 끔찍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해요. 아주 진보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내 경우는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알아요. 나는 모든 곳에 가봤고, 모든 것을 보았고, 모든 것을 해봤으니까요." 그녀의 눈은 도전하듯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것은 아까 본 톰의 눈과 어딘지 모르게 비슷했다. 그리고 그녀는 움찔할 만큼 자포자기한 웃음을 터뜨렸다. "닳고 닳은 거지요. 그래요, 닳고 닳았단 말이에요!" - P38
그는 삶의 가능성에 대한 어떤 높은 감수성 같은 것을 지니고 있었다. ... 그것은 희망을 찾아내는 비범한 재능이요,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서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낭만적인 민감성이었다. 그렇다. 결국에 가서는 개츠비가 옳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인간의 설익은 슬픔이나 짤막한 환희에서 내가 잠시나마 관심을 닫아버린 것은 개츠비를 먹이 삼아 괴롭힌 것들, 그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쓰레기 때문이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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