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한자 : 나는 발가벗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와 진다. 그래, 나는 딜레탕트다!
이석준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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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가벗은 한시간 동안 자유로와진다. 그래, 나는 딜레탕트다!

어문학사

이석준

 

나에게 목욕탕은 호사였다. 여름이야 하우스에 큰통에 물을 담아 놓으면 저절로 물이 따뜻해지는 것으로 해결을 보았고 겨울이나 되어야 목욕탕구경을 했다. 그것도 한달에 한번쯤 집에서는 세수에 머리만 간신히 감았다. 그러니 목욕탕에 간다는 것은 큰 행사였던것이다. 엄마, 언니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가면은 엄마는 목욕만 집중한다. 때만 밀고 온몸의 기운을 쪽 빼고 나와서 짜장면, 바나나우유하나 손에 쥐어준역사가 없다. 도리어 커서 목욕탕에 가면 내가 엄마를 사주었던 기억만이 있을뿐이다. 생각해 보면 호사라 불릴만큼 돈을 써야 하는 곳에 엄마는 좀 버거웠을 지도 모른다. 꼭 필요한 목욕말고 다른 곳에 돈을 써야 하는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에 사달라고 떼를 쓴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것 같다. 그저 목욕탕에 가면 수영을 하고 때도 밀고 한평남짓한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왔다 장난치는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저자는 그런곳에서 철학적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 '나는 발가벗은 한시간 동안 자유로와진다'를 충분히 만낀한다.
벌거벗는다는 것은 자신이 갖은 모든것을 벗어 던진다는 것이다. 돈도 지위도 명예도 말이다. 자신의 몸뚱아리와 세월에 따른 늙음을 갖은 주름 뿐이것이다. 정호탕은 그런 곳이다. 벗었기에 자유롭고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는곳 바로 목욕탕이다. 
소설의 탈을 쓴 철학책이라는 말이 맞지 않을까 싶다. 소설처럼 읽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술술 읽히지도 않는 아주 특이한 시선이다. 작가와 편집자가 'L#'이라고 표시한것은 독자와 소통하려는 나름의 노력이라고 하니 특이한 것은 넘어 이상하다.  객관적현실과 존재적 세계를 넘나드는 이상한 세상에 풍덩빠져버렸으니 말이다.
목욕탕이라는 곳은 몸에 때를 벗겨내는 동시에 물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이는 곳이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그 곳에서 마음의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을 뱉어내고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곳 바로 목욕탕이다. 마침 동네 다른 곳에 새로운곳을 오픈하여 혼자만의 세계에 제대로 빠져 본다. 그곳에서 상상도 할수 없는 물로 글을 쓴다. 고사중에 물을 베고 돌로 양치질을 한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행동이다.
너무 많은 것을 뱉어 내 놓았기에 소화시키가 쉽지 않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목욕탕에서 나온듯 허기가 지며 진이 빠진다. 한번에 모조리 읽으려고 하지말고 조금씩 읽어 보길 바란다. 목욕탕에 오래있으면 어지럽고 쓰러질듯한 기분을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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