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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순례자
샤만 란보안 지음, 이주노 옮김 / 어문학사 / 2013년 12월
평점 :
바다의 순례자
어문학사
샤만 란보안 지음
이주노 옮김
나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벗어났다. 노인과 바다에 견줄만한 이란 글귀를 읽고는 무의식적으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서 풍랑과 물고기와의 사투 그리고 굶주림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리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내가 생각한대로 글이 쓰여졌다면 그것은 노인과 바다의
짝퉁이지 견줄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타이완의 작가가 쓴 글은 처음 읽어본것 같다. 그러니 지명이 생소하다. 배경지식이 없으니 진도도
더디어 나간다. 문화의 차이를 그닥 많이 느끼지 못한것은 대부분 내가 사는 배경과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도회지에 나가서 공부만을 하다가 10여년 만에 돌아온 샤만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귀향 즉 귀농을 한것이다. 그는 귀어를 한것이다.
오랜시간 고향을 등지고 있으니 바다에 다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것은 당연하다. 기술을 배워서
많이 잡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이어야 바다가 받아줄것을 깨달을 시간이
필요한것이다. 부모의 악령이야기 또한 귀가 따갑다. (종이로 틀어막기까지 하니)
그저 굶지 않을 뿐이다. 작가 겸 인류학자 글도 쓰고 지금은 국가실험연구원 해양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원을 겸임하고 있다는 걸보면 입에 풀칠은 할것 같다.
하나의 연결된 스토리라기보다는 작가가 고향에 돌아와 적은 일기같은 느낌의 글들이다.
기본적인 틀은 바다의 대한 사랑이다. 겁나기도 하다. 비가오는 바다를 들어가고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악령이야기가 끝도 없이 나오는지 공감할 따름이다.
힘으로 물고기를 잡는것에 벗어나 바다의 순리를 거스리지 않고 몸을 맞기면 물고기 또한
나를 따른다. 그저 나는 손을 뻗기만 하는 되는 것이다.
사람 사는것이 또한 그렇다. 세상의 순리에 맞추어 행동하고 움직인다면 법없이도 산다는 말이 맞다.
물론 가끔 맞서서 싸울일이 있지만 상처는 나되 후회는 없을 것이다. 나는 상처가 나되 후회없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