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이야기 - 내 영혼을 위로하는
김현 지음, 조민지 그림 / 오션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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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느끼는 맛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

오션북스

김현 지음

조민지 그림

 

책을 읽으면서 첫부터 콧끝이 찡해집니다. 육개장에 대한 이야기가 저를 울립니다. 전에 식객이라는

만화에서도 육개장에 대한 내용으로 그린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찡했는데 다시한번 육개장에 대한

음식이 저에게 다가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저의 집 풍경이 생각납니다. 저희 친정은 2남 2녀 여섯식구였습니다. 제가 7살때부터

이불 홑청을 빨았으니 그때부터 저의 고단한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밥심부름은 안 시키고 그저

밭, 논으로 저희 4남매를 끌고 다니셨습니다. 그래도 어린맘에 동네어른들이 어디 안가고 부모님

도와준다고 기특하다고는 칭찬으로 어깨를 으쓱이면 경운기를 타고 밥으로 행했습니다.

그러면 경운기에 다닥다닥 매달리고 농기계에 다라이하나만 실려 있습니다. 고추를 따면은 따다 따다

지치면 고랑에 푸대를 깔고 누워서 자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면 엄마가 밥먹으라고 합니다.

그제야 나무그늘로 갈수 있었습니다. 변변한 간식도 없고 그저 물만으로 버티다 밥을 먹으면 저희는

정신없이 먹고 했습니다. 고기도 없고, 그 흔한 계란후라이도 없이 그저 김치에 김치에 김치를

먹었습니다. 아버지는 산으로 헤매도 돌아오시면 된장을 찍어먹을 새순들을 꺽어오신곤 했습니다.

옷순을 찍어먹으렴 어찌나 맛나던지 아직도 침이 넘어갑니다.

그러면 잠깐의 낮잠을 자면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저녁이 되도록 물밖에 주시지 않고 일을 합니다.

달빛이 좋으면 밤 늦게까지도 일을 하고 했습니다. 정말 징그럽게 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서 몇해전에  "왜 그렇게 일을 시켰수 빵리도 먹이지" 했더니 알고는 일었지만

엄마의 아푼 상처를 후빈것은 아닐까하여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때는 돈도 아쉬워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했어. 니들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거냐" 합니다.

공부하라고 한마디 안하고 그저 일만 시켜서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은 나름 최선을 다하신거다.

지금은 옷닭만 봐도 그때의 생각이 납니다. 고추밭을 지나면 진초록에 잎파리에 빨간고추를 보면은

그때는 징그럽게도 싫더니 이제는 이쁘기도 합니다. 그때는 난 농사는 안 짓는다고 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는

않지만 동네에 작은 텃밭도 가꾼다. 거기서 나온 것으로 겉절이도 해먹었다.

어느새 금방 말라죽는 것을 보면은 이렇게 잠깐만 딴짓을 해도 죽으니 부모님이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농사를

지었는지 생각하곤 합니다.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은 일하고 나서 먹는 들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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