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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부족하다
미야시타 나츠 지음, 김지연 옮김 / 봄풀출판 / 2013년 7월
평점 :
누군가가 부족하다
봄풀
미야시타 나츠 지음
김지연 옮김
미야시타 나츠는 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큰 작가중에
한사람이라고 한다. 왜 주목을 받는지 왜 기대가 되는지는 읽어보면 안다. 읽으면서 단편이라서 아쉽다고 생각한
적이 언제였나 싶은 정도로 흠뻑 빠져서 읽었다. 일본작가의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는데 아주 말끔히 해소가 됐듯한
느낌이 든다. 공중그네라는 책을 읽을때는 주인공의사가 일본전체를 대표하는듯한 특이한 구석이 있었는데 일본
느낌이 나지도 않고 인간세상의 삶과 생각은 어디든 똑같구나 싶어서 괜한 안도감까지 느껴진다.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고서 세상을 바라볼 힘이 없어진 오빠가 비디오 카메라와 함께 집안에 갇힌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동생과 집단구타를 당한 동생의 친구가 한공간에서 느끼는 세사람이 하라이의 2번째 예약자이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아이의 강인함이다.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어리석은
짓을 계속 반복했다.
자기만의 공감에 갇히게 되면은 쉽사리 벗어날수가 없다.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는 더욱더 방안에서 끌어낸다는
자체는 고역일수밖에 없다. 동생의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내가 어리석다는 점. 과거는 과거일뿐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것을 깨닫는다.
하라이의 3번째 예약자는 남편이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질투하여 남편과 공감할수 있는 기회를 저버린 치매에
노부인이다. 그리고 생일을 맞이한 몇해전에 죽은 남편이다.
잊고 싶은 것과 잊어서는 안 되는것이 이리저리 뒤섞여 내 안에 가득차 있다. 가득 차 있으니 어느 순간 얼떨결에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다. 나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죽음을 감지한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잊혀지지전에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는 감사함일지도 모른다. 최근뉴스를
물어보는 것을 싫어하지만 싫다고 말하는것을 금방 잊어서 말하지못하는 치매의 노인일뿐이다.
마지막 예약자는 말한다. 죽음을 이른것은 절망이라고 '실패 자체는 병이 아니다. 절망만 하지 않으면 된다.'
공감한다는 것이 얼마나 희망을 주는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괜찮아, 힘내라는 말이 아니라 그저 듣어주고 웃어주면
곁에 있어주는 것이 힘이된다는 것은 내가 힘들어봐야 깨닫는다. 그래도 절망의 냄새를 맡지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민다는것은 크나큰 용기가 필요하며 위로라는 것은 그만큼 힘든것이니 말이다. 또 누군가의
손을 잡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용기가 필요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