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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로움 다가와 마음을 흔들면 ㅣ 시선 시인선 95
임창연 지음 / 시선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한 외로움 다가와 마음을 흔들면
시선사
임창연 지음
시집을 읽으면 무언가 찾아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읽게된다.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는 책을 밀어내기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임창연 시인은 책은 편안하게 읽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베드로 치킨점은 압권이었다.
들꽃(부분)
...
아무도 이름 불러주지 않아도
바람이 알고 별이 내려다보고
지나던 당신이
나를 보아주리라
결혼하고부터는 나의 이름을 부러주는 사람이 없다.
하다못해 부르기 어색한 개불알꽃도 사람들이 불러주는데 말이다.
잘 안 지워진다(부분)
...
괴로움보다 더 괴로운 건 / 그리움이다/그리움보다 더 괴로운 건 / 떠남이다
떠남보다 더 괴로운 건 / 지워야 하는 것이다.
...
이 부분이 가슴을 찌른다. 그리움, 떠남, 지움...
기억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힘들다.
생존법(부분)
...
나도 먹이 구하러 정글로 나가는 길이다.
남편이 구해다준 먹이로 아이들과 살림건사하는 중이다.
나도 언젠가는 정글로 나가야 할텐데
길고양이처럼 어느곁이든 서성대겠지
내 불빛이 그대에게 길이 된다면(부분)
...
사람들에게 불빛 하나씩/가슴에 닿을 수 있다면/서로 부딪혀/가슴 아플 일 없을 것이다
내 가슴에도 환한 불빛/밝힐 수 있다면/그대 가는 길을/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세상에 대해/겸솜해져야 하는 이유는/세상을 비춰줄 만한 불빛이/아직 내겐 없는 까닭이다
이런 불빛 하나는 마음에 품어야 사는 것이 맞는것인데
내가 불빛을 모른는 척을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된다.
산이 보이던 날
버스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건너목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시집을 한 권 다 읽고
바라 본 길 끝 위에는
산이 있었다
십 년 넘게 택시로 다리던 길 끝에
산이 갑자기 솟아 있었다
시집 겉장에 시를 ㅆ끄면서
그동안 어디를 바라보며
달렸던가 생각했다
늘 우리들의 시선 끝에 남는 게
산이며 바다며 하늘이었다
택시에는 사람만 싣고서
남의 차 궁둥이만 보고
신호마 보고 그렇게 달려왔나 보다
가끔은 산도 보고 바다도 담고
하늘도 합승시키며 달려야겠다
시 한 편 쓸 동안
손님 한 명 타지 않아
시집도 읽고 시돟 스고
그리고 산이 보이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