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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 산문집
권정원 옮김
몽우 김영진 그림
미다스북스
책표지가 너무 아담하고 귀엽다 12가지의 스티커 같은 크기의 그림이 몽우 김영진 그림이다라고 손짓하고 있는것 같다. 색감도 너무 고와 손으로 한번 쓸어 봄직한 그림이다. 소나무, 꽃, 사슴, 새, 글씨등 십장생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더구다나 ‘책에 미친 바보’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만 보고서라도 다시 한번 돌아볼짐한 제목이다.
읽다보니 익숙한 적성현감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영화 각시투구꽃의 비밀이라는 것도 생각나고, 정약용의 목민심서도 생각나고, 백동수에게 이름에서 티브이에 나오는 무사 백동수도 생각나고, 박지원에 열하일기도 생각이 난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재미도 물론 있겠지만 가끔은 내가 읽고 싶은 곳만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책은 내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난 표지부터 맨 끝에 옮긴이의 말 부분까지 순서대로 읽었지만 말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정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 으뜸이고, 그다음은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다음은 식견을 넓히는 것이다.(p51)
사실 정신을 기쁘게 하기에 열심히 읽는 것은 맞다 내가 경험하지 못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을 하는 것 또 나의 단점들을 고칠 수 있는 옛 어른들의 말씀들에 내 정신은 맑아지고 행복하다. 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경험하고 싶다하여 쉽게 여행을 하고 무엇인가에 파고 들기에는 너무 걸림돌이 많고, 단점을 고칠 수 있기에는 내 마음이 작심삼일을 너무 사랑하는 탓이다. 또 이렇게 구구절절이 핑계를 대는 탓이다. 그러다보니 식견을 자연스레 넓히기는커녕 좁아지지 않는다면 다행 아닌가 싶다.
나도 누가 나에게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책에 미친 바보(간서치)라고 불렀지만 그 또한 기쁘게 받아들였다.’(첫 장) 나도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문장 하나를 가슴속에 담고 있다’했다. 나도 그런 문장 하나 찾아 가슴속에 품어 보리라 생각했다.
책을 나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써 그러다보니 책에 관련된 동아리 사람이거나 도서관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사람들을 따로 만나거나 연락을 잘하지 않게된다. 평소에 전화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탓도 있지만 아이들 챙기고, 청소하고, 시간이 난다 싶으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가끔 남편은 또 읽냐? 하지만 손에서 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교류가 끊기게 된다. 이 책에선 말한다.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p120)
또 ‘.... 책을 빌려주는 것이 바로 천하의 큰 보시라네.’말에 평소에 나만 소장하고 아껴두었던 책을 좀 풀어서 나누어 주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리라 생각했다. 집 근처 충청남도평생교육원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로 ‘도서 교환전’이 있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리라 생각했다.
새벽이 밝아오니 부엌 불빛 하나둘 커지고
이른 아침부터 이웃 사람들이 와서 축하인사를 하네
한결같이 말하기를 올해에 이 거사는
평생에 못 본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하네. (이덕무 신사년 섣달 그믐날)
아직 남은 2011년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하늘이든, 도서관이든, 책방이든 떨어지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