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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금 지쳤다 - 번아웃 심리학
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20년 10월
평점 :
우린, 조금 지쳤다
번아웃 심리학
포츠체
박종석 지음
나는 많이 지쳤다.
얼마전에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강부자 님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이가 80살이라고 한다. 하면서 이 나이를 먹는동안 얼마나 고생하고 힘들었다고 하는데 뭔가 꽝하고 왔다는 느낌이었다.
내나이 마흔이 넘고 몇해가 흘렀다. 정말 이 나이가 먹는냐고 힘들었다. 강부자 님이 들었다면 코웃을 차고 너가 하면서 비웃을지는 몰라도 나는 힘었다. 그리리고 지금을 지쳤다.
20대 초에 결혼했고 줄줄이 아이셋, 직장생활한지 알바까지 생각하면 9년차이다. 거기다 살림까지 남편 뒷치닥거리까지 생각하면 뭘하고 살았는지 기억이 없다. 너무나 정신없이 살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까마득하다 못해 컴컴하다. 전에 이런적이있다. 4-5년적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밥도 육아도 청소도 일도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냉동실에는 냉동음식이 가득이고 청소는 아이들게 시키고 빨래는 쌓아놓았다가 꽉꽉채워 세탁이 한꺼번에 몇번돌리고. 설것이는 산더미에 하다못해 씻는것도 싫어서 한동안 고양이 세수만에 머리도 며칠만에 감고. 샤워도 미루었다. 나는 그때가 벗아웃이라고 생각했고 이제는 좀 벗어났다 싶다. 그쯤이 남편은 다른 회사를 찾아보고
있었다. 한 직장에 17년쯤 다니고 있었고 지겨워 졌을거라고 생각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휴직을 생각해 보는것을 어떠냐고 권했다. (늦둥이 육아휴직이 남아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이야기를 했다. 나도 결혼생활 17년차이다보니 나도 지켰다고 그러는 당신도 비슷하겠지 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의 1년 가까이 그랬고 자연스럽게 지나갔다.
작가는 번아웃 탈출을 몇가지 제시한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 (1박2일정도) 이제는 둘만간다는 말이 부담스럽다. 무쓴말을 하지 뭐하지 라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한번쯤 가보고 싶다. 내가 수발을 들지 않는다면. (남편은 자꾸 내가 뭘 챙겨주길 바란다. 이제 귀찮다. 아니 한번도 좋은 적이 없다. 나도 수발을 받고싶다. 아니면 나혼자 갈란다.)
'힘내 힘내, 그놈의 힘내! 있는 힘 없는 힘 전부 쥐어짰는데 무슨 힘을 더 내라는 말인가. 42.195 마라톤 결승선 1킬로미터 앞에서 쓰리진 사람에게 이제 다 왔으니 1킬로만 참으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나? 왜 포기하면 안 되는데? 누구를 위해서 완주해야 하는데?
그래 너 좀 쉬어두 돼 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어디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