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2
손주영.송경근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

- 7천년 이집트 역사를 100장면으로 -

손주영,송경근 共著 / 가람기획 刊 / 383 page

 






지은이 : 손주영, 송경근

펴낸곳 : 도서출판 가람기획

펴낸날 : 2023년 4월 28일 초판1쇄

도서가 : 20,000원




46억년전 지구가 생성된 이래 지구상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발생하고 소멸해 왔습니다. 그중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4백만년 전에 비로소 출현하였다고 하지요. 물론 현재까지 발굴된 고고학적 성과와 연구 결과에 따라 추정된 것이기에 향후 또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만 아무튼, 인류 역사는 그렇게 이어져 왔다고 하죠.

인류 역사에 있어서 고대문명이라 하면 보통 4대문명을 말합니다. 최초로 국가가 등장한 곳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고 합니다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고대문명은 이집트문명이지요. 지금까지 7천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속에서 나라(이집트)가 존속하고 있는데다가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수많은 유물과 유적들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유물과 유적들을 직접 보고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책은 2명의 저자가 같이 집필하였답니다. 두분 다 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집트의 대학교에서 역사와 문명과를 졸업하고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공통점도 가지고 있는데요. 네이버 인물검색을 해보니 손주영 前교수는 외국어대 아랍어과 학과장 당시에 편입생이었던 故김선일을 가르친 교수라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두분 다 중동지역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오신 이슬람과 아랍 전문가란 걸 집필하신 저서와 논문으로도 확인할 수가 있었어요.


책은 <머리말>에서 이집트의 역사와 환경, 문화, 그리고 책 구성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하면서 시작합니다. 이책의 핵심은 본문은 총 4장으로 <제1장. 고대 이집트 시대BC3000년~BC341년)>, <제2장. 그리스·로마 시대(BC332년~AD641년)>, <제3장. 이슬람 시대(641년~1798년)>, <제4장. 현대 이집트(1798년~현재)>까지 총 100개의 소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져 있고, 마지막으로 <이집트역사 연표>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 마지막에 수록된 한눈에 살펴 볼 수 있고 알기 쉽게 구성된 '이집트역사 연표'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 읽으면서 많이 찾아 보게 되더랍니다. 연표를 보닌 이집트 역사는 고대 왕조시대와 헬레니즘과 로마시대에 대해서는 많이 듣고 본 것 같은데 그 이후는 깜깜하더군요. 이슬람 시대를 거쳐 지금의 현대 이집트 시대를 맞이하였다는 책의 내용이 많이 생소했었답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파티마 왕조나 아이유브 왕조, 맘루크 왕조가 있는데 처음엔 인도나 중동지역의 왕조인 줄 알았었다죠.ㅎㅎ







책에는 이집트 역사에 있어서 왕조에 따른 시대구분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내용이 없어서 알아보았습니다. 7천년이란 긴 역사만큼 시대 구분은 물론 왕조 또한 정말 많더군요.


이집트 왕조 시대 구분

1. 선왕조 시대(BC 3300 ~ BC 3150) - 상이집트/하이집트

2. 초기왕조 시대(BC 3150 ~ BC 2690) - 제1왕조 ~ 제2왕조

3. 고왕국 시대(BC 2686 ~ BC 2181) - 제3왕조 ~ 제6왕조

4. 제1중간기(BC 2181 ~ BC 2055) - 제7왕조 ~ 제11왕조

5. 중왕국 시대(BC 2055 ~ BC 1650) - 제11왕조 ~ 제14왕조

6. 제2중간기(BC 1650 ~ BC 1570) - 제15왕조 ~ 제17왕조

7. 신왕국 시대(BC 1550 ~ BC 1077) - 제18왕조 ~ 제20왕조

8. 제3중간기(BC 1077 ~ BC 664) - 제21왕조 ~ 제25왕조

9. 후기왕조 시대(BC 664 ~ BC 332) - 제26왕조 ~ 제31왕조

10. 그리스왕조 시대(BC 332 ~ BC 30) - 마케도니아왕조/프톨레마이오스왕조

11. 로마제국 속주 시대(BC 30 ~ AD 395)

12. 비잔틴 시대와 콥트 시대(395 ~ 640)

13. 아랍 시대(640 ~ 1517)

- 정통 칼리파/우마이야왕조/아바스왕조/파티마왕조/아이유브왕조/맘루크왕조

14. 오스만제국 지배 시대(1517 ~ 1798)

15. 프랑스 나폴레옹 정복 시대(1798 ~ 1801)

16. 근대왕조 시대(1801 ~ 1881) - 무함마드알리왕조/헤디브

17. 영국 보호령 시대(1882 ~ 1952)

18. 이집트 아랍 공화국 시대(1952 ~ )




1장은 고대 이집트 시대인 BC 3천년부터 BC341년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장으로 고왕국시대, 중왕국시대, 신왕국시대로 대분하였고 왕조들 사이에서 국가가 쇠약해져 오랜 외부 침략의 시련을 겪게 되는 시기로 제1중간기, 제2중간기를 두었으며 그 시기들을 기준으로 주요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지금으로부터 6천년 전부터 북부 나일강 하류와 삼각주 일대를 일컫는 '하이집트'와 나일강 계곡의 나머지 남부지역을 지칭하는 '상이집트'라는 두 지역으로 나뉘어 발전해왔답니다. 이는 주민의 생업과 정치, 종교, 문화의 정서가 서로 다르 다르기에 그러했다는데 이 두 지역이 강력한 왕조에 의해 하나로 통일되면 번영된 문명시대를 열었었다 하네요.

프랑스 샹폴리옹이 로제타석을 근거로 처음 해독하였다는 이집트 문자가 상형문자란건 누구나 잘 아는 상식이죠. 하지만 고대 이집트 문자에는 한가지만 있는게 아니라 세가지가 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 세가지 문자는 히에로글리프(神聖文字), 히에라틱(神官文字), 데모틱(民衆文字)이라고 하는데요. 이중 히에로글리프는 수메르 문자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로 선사시대 말기(BC 3천년경)부터 고안되어 쓰여졌답니다.

BC 3150경 최초로 통일된 이집트 왕국을 건설한 왕은 메네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메네스가 호루스의 왕 나르메르와 동일인이라 보는게 다수설이긴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나르메르 이전에 통일의 대업을 완성단계 직전까지 이끌었던 인물로 여겨지는 스콜피온과 나르메르가 혼합된 전설적인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고도 하는군요. 여하튼, 메네스 치세때 행정과 군사, 경제, 종교 등 사회기반체제를 정비하여 제2왕조 말엽에는 완전히 체계가 잡힌 통일 왕국이 되었답니다.


2장은 그리스 · 로마 시대인 BC 332년부터 AD 641년까지 이집트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장으로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정복한 뒤 시작되는 마케도니 왕들의 시대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로마제국 통치시기, 비잔틴 통치시기로 분류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과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이 한판 붙었다는 이소수 전투는 마케도니아가 페르시아를 격파하게 되는 결정적 전투입니다. 이 전투 이후 알렉산더는 페르시아가 지배하고 있던 남쪽에 위치한 이집트까지 정복하여 BC 332년 이집트 파라오에 등극하게 되지요. 이집트를 정복한 알렉산더는 이집트 북부 나일강 서쪽 지류에서 50㎞쯤 떨여져 있는 곳에 알렉산드리아라는 신도시를 건설, 이집트의 새로운 수도로 정하고는 대정복 사업을 위해 다시 이집트를 떠났는데 알렉산더는 정복지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곳곳에 세웠다는군요.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그 유명한 이름이 변함없는 이어져 오고 있는 도시는 이집트에서 카이로 다음 가는 대도시인 알렉산드리아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인더스강 상류까지 쳐들어갔던 알렉산더는 오랜 기간 원정으로 약해진 탓에 바빌론으로 귀환하였지만 얼마 안되어 죽고 맙니다. 그의 사후 이집트는 알렉산더의 최측근 장수이자 가장 신뢰받던 친구였던 프톨레미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을 떠나기 전 프톨레미를 이집트 총독으로 임명하여 프톨레미는 BC 323년부터 이집트를 통치해왔다는데 여기서부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시작되었답니다. 프톨레미 12세까지 이어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카이사르가 이집트를 로마의 속주로 만들고자 하면서 위기에 빠집니다. 프롤레미12세의 딸 클레오파트라 7세는 카이사르를 유혹하여 협력을 얻어내 위기를 모면하지만 카이사르가 암살되면서 상황은 다시 악화되지요. 권력자로 급부상한 안토니우스를 새로운 파트너로 선택한 클레오파트라는 BC 31년 로마의 옥타비아누스 해군과 안토니우스/클레오파트라 연합함대간 벌어진 악티움 해전에서 패하면서 희망을 잃게되면서 자살을 선택하고 이집트는 로마제국의 통치시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로마제국의 속주가 된 이집트는 395년 로마제국이 서로마와 동로마로 분할되고 476년 서로마제국이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멸망하자 동로마(비잔틴)제국의 관할에 들어가게 되지요.


제3장은 이슬람 시대인 AD 641년부터 1798년까지 이집트가 아랍 이슬람군에게 정복되었던 시기를 보여주는 장으로 이슬람제국의 속주가 되었던 시기, 독립왕조를 형성한 툴룬 왕조, 이크 쉬드 왕조, 파티마 왕조, 아이유브 왕조, 맘루크국 시대, 오스만제국의 통치시기 일부 시기를 한데 묶어 다루고 있습니다.

7세기경 아랍지역은 무함마드가 창조한 이슬람이 세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제국이 탄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슬람제국입니다. 비잔틴제국의 지배를 받던 이집트는 640년부터 이슬람 제국의 침공을 받았는데 641년말 비잔틴제국과 이슬람제국의 종전 합의 조건에 따라 이슬람제국의 치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집트는 이때부터 이슬람화가 시작되었으며 642년에는 푸스타트라는 이집트의 새로운 수도가 건설되었답니다. 이슬람제국은 이집트 정복에 참여했던 대다수의 아랍군인들을 푸스타트에 정착시켜 이집트의 아랍 · 이슬람화를 가속시켰다 하구요.

이슬람제국은 무함마드 시대를 거쳐 칼리파 우스만 시대, 우마이야 조, 아바스 조로 이어집니다. 아바스 조가 쇠약해지던 9세기경부터는 칼리파 가문의 왕족들이 차지하던 이집트 총독직을 튀르크족 군벌세력들이 물려받기 시작하게 되었다는데요. 튀르크족 총독들은 권력을 유지하고 중앙정부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이집트에 가지 않고 대리인을 보내 통치했다고 합니다. 그중 868년 대리인으로 파견된 아흐마드 빈 툴룬이 이집트를 자신의 독립된 영지로 만들어가다가 자신의 아들에게 통치권을 물려주면서 툴룬 조라는 왕조가 형성되었다네요. 아바스 칼리파의 종주권은 인정하고 섬기지만 통치는 툴룬 왕조가 독립적으로 하는 독특한 지배구조가 구축된 것이죠.

수니파가 지배하던 아바스 왕조의 이슬람제국은 909년 시아파 계열의 이스마일파(7대 이맘)에서 이집트와 북부 아프리카를 근거지로 파티마 왕조를 세우면서 이베리아 반도를 통치하던 후우마이야 왕조, 중동지역을 통치하는 아바스 왕조로 삼분됩니다. 이로 인해 이집트는 아바스 왕조의 지배에서 파티마 왕조의 통치시대로 변하게 되구요. 이 파티마 왕조 시기에 현대 이집트 수도인 카이로가 건설되었고 이전의 수도였던 푸스타트는 1160년 십자군의 침입 당시 도시 전체를 파괴하여 폐허가 되었답니다.

파티마 왕조의 칼리파 알 아디드는 1169년 대리자로 쉬르쿠를 재상으로 임명했지만 두달 뒤에 죽자 쉬르쿠의 조카를 재상으로 임명합니다. 그가 바로 십자군전쟁으로 유럽에 널리 알려진 살라흐 알 딘 유스프 빈 알 아이 유브, 일명 살라딘이었죠. 1174년 쿠르드족 출신의 순니 무슬림이었던 살라딘은 주군의 명에 따라 예배를 드릴 때 파티마 조 칼리파의 이름 대신에 아바스 조 칼리파의 이름을 창도하여 이집트가 시아의 지배시대가 끝나고 순니의 통치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렸으며, 명목상의 주군이었던 누르 알 딘이 사망하자마자 독립하여 아이유브 왕조를 창시하였답니다. 살라딘은 예루살렘을 탈환했을 때 십자군들의 잔인한 살육과 약탈행위와는 달리 학살과 파괴를 철저히 금지시켰고 포로들이 몸값을 치루면 풀어주었으며 가난한 자는 몸값조차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기독교도들이 예루살렘의 주권이 그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한 기독교도들이 이슬람교도들의 철저히 막았던거와는 달리 기독교도들의 예루살렘 순례를 전혀 막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무슬림은 물론 기독교인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이상적인 군주의 전형이자 본받아야 할 인간상이었다는군요. 흐흠..

1250년 아이유브 왕조에 이어 약 250년간 존속한 맘루크 왕조는 말 그대로 맘루크들에 의해 세워진 왕조입니다. 맘루크(Mamluk)는 아랍어로 남자 노예를 뜻하는데 역사적으로는 튀르크인과 체르케스인, 스라브인 출신의 백인 노예를 말한답니다. 그들은 다수가 군인 용병으로 충당되었는데 무슬림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러한 맘루크 출신의 군인들이 군주가 되었다는군요. 하지만 이런 특수한 조건이기에 군주의 권한이 약하다보니 군주 지배기간이 평균 7년정도 밖에 안되었고 암살 또한 빈번했었답니다.

맘루크 통치 시기인 13세기 들어서는 몽골의 침입을 받게 됩니다. 이라크 지역을 정복한 몽골의 홀라구는 시리아와 이집트를 정복하고자 남진을 시작했는데 몽골의 대칸 몽케가 사망하면서 홀라구와 그의 주력군은 몽골로 되돌아가고자 회군하게 되어 위기를 벗어나게 되지요. 1260년 이집트의 지배자인 술탄 쿠투즈는 남아 있는 일부 몽골군과 벌어진 아인 잘루트 전투에서 승리하여 이슬람 세계는 몽골의 파괴와 정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15세기부터 인도양 진출을 꿈꾸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발흥하면서 맘루크 왕조는 많은 전투를 하게 되는데 1509년 포르투갈 함대와 이슬람 맘루크 연합함대간 벌어진 다우전투에서 격파당하면서 중계무역으로 많은 이익을 안겨주었던 인도양에서의 주도권을 잃게 됩니다. 더우기 13세기 소부족에서 시작되어 1453년 건국된 오스만 제국에게 1516년 마르즈 다비끄 전투에서 우세한 포와 머스킷 소총으로 무장한 채 조직적으로 싸우는 오스만 제국군에게 이집트 맘루크군은 전멸당하고 카이로의 아바스 칼리파 알 무타와킬은 포로가 되어 이스탄불로 압송됩니다. 최강의 기병대라 불리던 맘루크 기병대도 경제·군사적으로 쇠락하면서 떠오르는 신흥강자 오스만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인데 이로 인해 맘루크 왕조는 멸망하게 되지요.


제4장은 근현대 시기를 다루는 장으로 나폴레옹의 침입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에는 오스만제국 치하의 이집트에 대한 나폴레옹의 점령기, 오스만제국 종주권하에 세워진 무함마드 알리 가계의 통치기, 영국의 점령 보호 통치기, 독립선언 후의 무함마드 알리 왕조, 자유장교단의 혁명에 의해 수립된 이집트 아랍 공화국까지의 역사와 문화적 사건들을 담고 있습니다.

고 이때부터 1798년 나폴레옹이 침입하여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할 때까지 오스만 제국이 시리아와 이집트를 통치하게 되지요. 하지만 1801년 프랑스군이 철수하면서 다시 오스만 제국의 치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후 많은 군벌(맘루크)들이 득세하게 되는데 그중 1805년 근대 이집트의 아버지라 하는 무함마드 알리가 이집트 총독 자리에 오르면서 다른 맘루크 세력들을 일소하면서 그의 천하가 됩니다. 이후 1953년 자유장교단의 혁명에 의해 이집트 공화국이 성립될 때까지 무함마드 알리의 자손들에게 이집트의 지배권은 세습되었다 하구요. 그러나 오스만 술탄의 종주권을 인정해야 했고 무함마드 알리에게는 이집트에 대한 세습통치권만을 허용하는 그런 형식이었답니다.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프랑스와 영국 등 열강들의 수에즈 운하 경영권 다툼이 촉발되었고 최종적으로는 영국의 차지가 되었으며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내정간섭은 점점 심화되었다는군요. 미국 남북전쟁의 종전으로 미국의 급격한 면화 수출 증대로 이집트의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면화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되고 외국 차관을 많이 받게 됩니다. 이러한 부채로 인해 외세의 개입이 점차 심화되어 갔고 이러한 상황은 군부 내의 민족세력과 진보세력을 자극하게 되었다는군요.

당시 이집트 총독이었던 케디브 이스마일이 유럽의 외회제도를 본떠 자문회의를 만들었는데 외세의 개입이 극심해져 감에 따라 민족주의 세력은 점차 강화되어 갔고 그들의 영향력과 발언권이 높아지면서 이집트의 정정은 점차 혼미해져 갔답니다. 1879년에 아흐마드 오라비 대령을 중심으로 일어난 군부와 민족주의 세력에 의해 천정과 의회선거가 치뤄졌고 민족주의 세력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새로운 내각이 수립됩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영국은 1882년 군대를 파병하여 알렉산드리아를 무력 점령하고 델 알 카비르 전투에서 이집트군을 전멸시키고는 카이로에 진입하여 내각을 해산시키고 고문관을 보내 통치하게 하면서 이집트를 보호령화합니다. 1922년 비록 영국에 의해 일방적인 선언이긴 하지만 터키와 영국간 체결된 로잔조약에서 터키가 옛 오스만 제국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고 영국은 이집트에 대한 보호권을 첲례하면서 이집트는 영국에서 독립하게 됩니다. 1923년 이집트는 헌법을 공포하고 최초의 총선거를 실시해 국가체제의 근본과 틀을 정비하게 되구요. 이후 현대 이집트의 역사적 내용들은 생략하렵니다.


책은 위와 같은 역사적 흐름 외에도 이집트인의 시간과 달력, 내세관, 여인들의 생활상 등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파피루스 종이나 파로스등대, 사원과 모스크와 같은 이집트의 발명품과 건축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구요.

본문중 3장과 4장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장이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잘 몰랐던 이집트의 이슬람 시대와 근현대 시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죠. 이집트의 긴 역사 중에서 이슬람 시대와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었는데 이집트가 왜 아랍의 리더국을 자임하는지, 그들이 왜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지 그 태생적 원인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랍과 중동,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 배웠거나 접했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기독교와 서구 중심의 편향적이고 편협한 시각으로 구축된 역사관에 세뇌된 결과인 듯 싶은데요. 마치 헐리우드영화 엔딩장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성조기 휘날리는 장면처럼 팍스아메리카나를 선전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거 같군요.ㅋㅋㅋ 그들이 말하는 "USA가 실행하면 정의, USA에게 실행하면 테러"라는 그들의 이중적인 잣대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지금의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물론 그들의 문화와 사회상까지 살펴볼 수 있게 100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기에 이집트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한번 읽어볼만하다고 여겨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기 새롭게 경기도 -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로의 초대 경기별곡 3
운민 지음 / 작가와비평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경기별곡03 여기 새롭게 경기도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도시로의 초대 -

운민(이민주) 著 / 작가와비평 刊 / 314 page

 

 

 

 


지은이 : 운민(이민주)

펴낸곳 : 작가와비평

발행일 : 2023년 4월 10일 1판1쇄

도서가 : 17,000원

 

 

 


 

 

 

조선시대 이래 한반도는 팔도(八道)로 행정구역이 구분되어 왔습니다. 근대 이후 8도에서 더 분리되고 개편되면서 행정구역상으로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팔도강산이란 말을 쓰고 있지요. 그만큼 팔도라는 지역구분이 우리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는거 같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8도에는, 북에서부터 살펴보면,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제주도는 전라도에 포함)가 있습니다. 한반도 지도를 살펴보면 이는 지형, 문화, 언어 등에서 많은 부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죠. 아무튼, 지금은 팔도라는 말이 지역 구분을 뜻한다기 보다는 우리나라 전국을 칭하는 보통명사인 듯 합니다.

얼마전 출간된 경기별곡 시리즈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출간된 시리즈 책자의 제목은 <여기 새롭게 만나는 경기도>였는데요. 수록된 내용들이 경기도에서 근래에 들어 신설되거나 분리/통합되어진 수도권 도시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수도권 도시들의 오래전 이야기는 익히 보고 들어봤지만 근래에 생겨난 도시들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저자가 풀어낸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왔고 그곳에 한번 찾아가 보고 싶게 만들더랍니다.^^

저자는 한국여행작가협회 소속 작가로 활동중인 분으로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지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로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분입니다. 전작인 경기별곡② '멀고도 가까운 경기도'를 읽어보았기에 어떤 흐름과 형식으로 글을 풀어내갈지 예상을 했었는데 생각 외의 흐름으로 풀어나가더군요. 아무래도 최근에 일어난 현대도시 이야기이기에 그런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책은 <경기도로 떠나는 마지막 발걸음>이란 서문으로 시작되어 7지역 12도시의 이야기로 본문을 구성한 다음 <경기별곡 시리즈를 마무리 지으며>로 책은 마무리됩니다.

본문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근래 형성된 도시들의 경우는 2개씩 묶어서 총 12개 도시들이 나오고 있지요. 그것은 <고양 - 경기 북부의 600년 고을>, <부천/의정부 - 해방 후 급변기에 형성된 동네에서 이제는 콘텐츠의 도시를 꿈꾸다>, <시흥/안산 - 죽음의 호수에서 생태도시로의 극적인 변화>, <양주/동두천 - 경기 북부의 너른 고을 양주와 현대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동두천>, <광주 - 가는 곳마다 사연이 깃든 경기도의 너른 고을>, <구리/하남 - 경기도에서 가장 작은 구리, 가장 굵직한 문화유적을 가진 하남>, <광명/성남 - 사연 많은 도시, 미래를 고민하는 도시>로 되어 있구요.

 

 

 

 

 

제일 처음 등장하는 경기도의 도시는 고양시(高陽市)입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일산은 잘 알아도 고양은 어디에 있는 곳인가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아직은 도시 이미지가 희미한 곳입니다. 그 잘 알려진 일산 신도시는 고양시에 포함된 구(일산동구,일산서구)일 뿐, 독립된 군(郡)이나 시(市)가 아닙니다. 책에 따름 일산(一山)은 덕양구와 묶여 고양시로 경기북부를 이끌어가는 수부도시라고 하네요. 여기서 수부도시(首府都市)는 '수부'가 한 도 안에서 감영이 있던 곳을 말한다 하니 지금으로 보자면 수부도시는 도청소재지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처음엔 이게 뭔말인가 싶어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수부도시에 대한 설명은 없더군요. 책에는 고양의 많은 명소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거주지에서 가까운 지역인지라 대부분 가본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와지볍씨 박물관이라던지 중남미문화원과 같은 특이한 명소들이 저의 눈길을 붙잡았고, 게다가 고양향교와 서삼릉과 같이 어릴 때부터 익히 들었지만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가보지 못했던 곳들에 매우 관심이 가더랍니다. 흐흠..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네요.^^

 

 

 

 

 

두번째 장에 등장하는 경기도 도시는 부천과 의정부입니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방 후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들로 지금은 수도권에서 내노라하는 거대도시로 성장한 곳들이죠. 첫 페이지에 나오는 사진을 보는 순간 얼마전 다녀왔던 의정부 미술도서관이 바로 떠올랐습니다. 건축물의 미적 감각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까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더라는게 당시의 소감이었는데요. 책에서도 같은 분위기의 내용으로 가득했었습니다.

부천시(富川市)는 사실 몇년 전만 해도 부평과 헷갈려 했던, 저에게는 그러한 이미지의 도시였습니다. 1973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시로 승격하게 되었다는 부천시는 서울의 왠만한 구보다도 작은 면적의 도시이긴 하지만 책을 보니 작지만 콘텐츠가 튼튼한 도시란 생각이 들더군요. 책을 보니 원미산 진달래축제 이야기가 나오던데 원미산이 부천시에 있었다는 걸 이때 알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제일 먼저 떠올랐던게 우리나라 3대 영화제 중 하나라 일컬어지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였는데요. 책에는 그에 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대신 부천시립박물관과 한국만화박물관, 부천아트벙커B39와 같은 박물관과 문화예술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했어요. 그리고 아쉬웠던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는데요. 아인스월드와 야인시대 세트장이 지금은 문을 닫고 없어졌다고 하는 것이죠. 아인스월드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부대찌게를 떠오르게 하는 수도권 북부의 도시 의정부시(議政府市)에는 부천처럼 많은 문화예술공간들이 있답니다. 특히 특화된 도서관들이 시선을 붙잡았지요. 최근 가보았던 의정부미술도서관에서는 방문 당시의 소회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의정부음악도서관과 백영수미술관, 고흐의 아를거리를 재현해 놓았다는 카페 아를의 이야기들은 읽다 말고 바로 달려가보고 싶게 만들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도시는 시흥과 안산으로 이 도시들 역시 공통분모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화호를 인접하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죠. 1994년 바다를 막은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인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라 불리며 우리나라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곳입니다. 개발 당시에는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이었지만 인근 도시의 인구 증가와 주택지와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하수들로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는 곳으로 전락하게 되었었죠.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의 개선사업들로 수질개선이 진척되어 지금은 방조제 건설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이러한 시화호의 생태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시흥시와 안산시는 친환경 수변생태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죠. 이 장의 첫페이지에는 구봉도 해솔길의 낙조전망대 전경 사진이 나오는데요. 식구들 데리고 처음으로 이곳에 가본게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더랍니다..

책에 따름 지금의 시흥시(始興市)는 조선시대의 시흥과는 다른 지역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시흥이라 하면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 시흥동 일대를 말하는 것이라는군요. 시흥향교와 시흥행궁이 모두 서울 금천구에 있는 걸 봄 알 수 있답니다.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는 한때 영등포,금천,구로,동작,관악,과천,안양,의왕,양산,광명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지역이었지만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되면서부터 시흥에 속해있던 많은 읍들이 빠져나가게 되었다네요. 현재의 경기도 시흥은 시화공단과 매립지가 가장 알려진 곳이지만 시흥갯골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생태관광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새롭게 거듭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꽃을 재배하였다는 시흥 관곡지인데 책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관심이 가던 곳은 외곽순화도로 시흥구간에 들어서 있다는 시흥 하늘휴게소인데요. 도로 위 브릿지 형식으로 지어져 있는게 무척 이채롭게 보였기 때문이죠.

안산시(安山市)는 대부도로 많이 알려진 고장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대부도가 화성시와 가깝고 안산시에서 가려면 시흥시를 거쳐가야만 한답니다. 뜻밖의 내용이었는데 여기엔 사연이 있다네요. 그것은 대부도가 원래 옹진군에 속해 있었는데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행정구역을 새롭게 정하게 되었답니다. 그 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시흥,안산,화성 중 어디에 속하게 할지 주민투표에 부쳐졌는데 투표 결과 그 당시 제일 번화했던 안산시가 선정되었다는군요. 지금은 노동집약적인 공장이 몰려 있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까운 안산시에 대략 10여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산역 주변의 다문화마을특구에는 14개국 음식을 250여개의 식당에서 현지 그대로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가게들이 있으며, 길을 걷다 보면 각종 외국어 간판들로 인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라 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왔던 이야기 중에는 안산시 단원구의 단원이 김홍도의 호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이 있었고, 가슴아픈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는 일제시대부터 군부독재시절 때까지 형제복지원이나 삼청교육대처럼 운영되어 온, 우리에게 있어서 뼈아픈 역사의 흔적인 선감학원이 지금은 대부도와 이어져 있는 선감도에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선감학원 건물 뒤편에 컨테이너 2층건물로 초라하게 선감역사박물관이 있다고 합니다..

 

 

 

 

 

네번째 등장하는 경기도 도시는 양주와 동두천입니다. 이 두 도시는 서울의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양주시(楊州市)는 고려때에는 12목의 하나로 불려질 정도로 오래 전부터 그 이름이 존재했던 고을입니. 책에서는 첫페이지에서부터 회암사지 정경 사진을 올려놓았고 비중도 상당했었어요. 이곳도 예전에 다녀왔던 곳이기에 당시의 기억을 소환하면서 읽었구요. 그러한 양주는 양주별산대놀이라는 경기도의 대표 가면극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답니다. 예전에는 노원,중랑,도봉,광진을 비롯해 의정부,남양주,동두천,구리를 아우르는 거대한 고장이었고 양주목이라 지정할 정도로 위상 높은 고을이었답니다. 고려 시대에는 지금의 경기도 일대를 광주와 양주의 두 글자를 따서 양광도라 불릴 정도로 대단했었다네요. 이외에도 양주시를 가로지르는 지금은 폐선된 교외선 이야기도 나옵니다. 서울역을 출발하여 가좌역을 지나 일영역과 장흥역을 지나던 교외선은 저에게 있어서 어릴 적 추억이 많이 어려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동두천시(東豆川市)는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로 해방 이후 진주하여 이곳에 주둔한 미군부대로 인해 성장한 도시이지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용산 미8군 클럽과 동두천 일대는 한국 록음악의 요람이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책에 따름 동두천에서 신중현이 국내 최초 Rock Band라 할 ADD4(애드포)를 결성했었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현미,패티김, 인순이,유현상 등도 있었다 합니다. 저자는 동두천을 상징하는 명소로 소요산을 들고 있는데 여기에는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은 후 소요산에 들어와 창건한 자재암이 이곳의 중심사찰이라고 합니다. 인근에는 원효굴과 원효폭포 등 원효 관련 명소들이 꽤 많다고도 하네요. 급관심이 가면서 언젠가 꼭 가봐야겠단 생각을 했답니다.^^

 

 

 

 

 

다섯번째로 이어지는 도시는 경기도 광주시입니다. 경기도 광주시(廣州市)는 예향의 도시 전라도 광주광역시(光州廣域市)와 한글이름은 같지만 한자가 다른 동명이시(同名異市)입니다. 경기도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는 광주시에는 청나라 홍타이지에게 항복했던 당시 인조가 피난했었던 남한산성이 자리하고 있지요. 책 역시 이곳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고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색적이었던 내용은 남한산성에 이어 곤지암을 얘기하면서 오컬트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것이었는데요. 영화로 보긴 했지만 곤지암에 현재는 철거된 곤지암 정신병원이 있었고 CNN에서 7대 괴기 장소로 선정했었다는 내용이었어요. 흐흠.. 전 곤지암하면 국밥이 먼저 떠오르던데 말이죠.. 이외에도 모대기업 회장에 의해 조성된 화담숲과 경안천습지생태공원, 광주분원 등 광주의 가볼만한 여러 곳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섯번째로 등장하는 도시는 구리와 하남입니다. 현재 서울 강남,송파,노원구보다도 작을 정도로 경기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라 하는 구리시(九里市)는 1914년 조선총독부의 행정개편에 따라 구지면과 망우리면이 통합되면서 구리면이 처음 등장하게 되는 것이 그 시초랍니다. 처음에는 양주군에 속해 있었지만 해방 후 남양주군으로 편입되었다가 1986년 구리시로 승격되어 지금에 이르렀다는군요.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구리시지만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하는 역사의 한복판에 있던 고장이랍니다. 아차산이 바로 그 증거로 발굴된 수많은 고구려의 보루와 산성, 유물과 유적들이 당시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지요. 이 외에도 조선왕조 최대의 분묘군인 동구릉이 바로 구리시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이름 그대로 9개의 왕릉이 있는 곳으로 추존왕을 포함한 7명의 왕과 10명의 왕후가 안장되어 있다지요.

햐남시(河南市)는 도시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 남쪽, 한강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원래 광주에 속해 있던 하남은 1989년 시로 승격되면서 백제의 옛 도성인 하남 위례성에서 그 이름을 차용했었다고 합니다. 아직은 그 역사적 실체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백제 초기의 수도 위례성에 대해서는 지금도 그 위치가 어디인지 의견이 분분하다는군요. 서울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이 유력하긴 하지만 하남의 이성산성이 위례성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들도 상당하다고 하네요. 하남에서 가장 알려진 곳은 미사리이죠. 80~90년대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으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사라졌고 일부 명맥만 이어지고 있으며, 일대에 신도시가 조성되어 당시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러한 이곳에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암사동 선사유적지 규모를 훌쩍 능가하는 미사리 선사유적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구요.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경기도 도시는 광명과 성남입니다. 광명시(光明市)는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전라도에 있는 도시인 줄 알았답니다. 원래 광명 일대는 시흥군에 속해 있었는데 1963년 서울 도시 계획에 따라 광명시가지가 개발되었지만 1970년대 서울집중 억제 정책으로 인해 서울에 편입되지 못하고 남부의 소하읍과 묶어서 1981년 광명시로 승격하게 되었답니다. 광명시가 성장하게 된 계기는 2004년 KTX 고속철도역이 생기면서부터였다는데요. 광명역 주변에 신시가지를 개발하게 되면서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게 되는 등 많은 성장이 있게 되었답니다. 광명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광명동굴을 빼놓을 수 없죠. 가학산 중턱에 폐광산으로 있던 곳을 시에서 2011년 관광지로 개발하였는데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찾아갈 수 있는 동굴관광지란 장점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게 됩니다. 인상적인 것은 1회성 관광지가 아닌 지속적으로 찾아오게 하기 위하여 해마다 다양한 시설을 보강하고 개방구간 또한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한번 가보았는데 전국의 여느 인공동굴 관광지보다 차원이 다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게 감탄을 자아내게 했었죠.

성남시(城南市)도 명칭에서 도시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지를 짐작하게 해주고 있는 곳으로 1943년 남한산성 남쪽에 위치한다고 성남이란 지명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973년에서야 시로 승격된 성남시는 원래 광주에 포함된 지역으로 6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도에서 가장 한산한 곳이었다 하는군요. 1968년 '광주대단지사건'이라 불리는 서울의 무허가 빈민촌 정리계획에 따라 철거민들을 성남의 허허벌판에 텐트 한동 달랑 주고 강제이주시키면서 인구가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성남은 1989년 분당신도시 개발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녹지비율이 경기도의 다른 도시보다 높은 분당 신도시는 경관이 아름다운 공원이 참 많죠. 시내 중심은 탄천이 흐르고 그 중간엔 분당천이 분당중앙공원을 거쳐 율동공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남하면 떠오르는 시장, 모란시장이 있지요. 예전에는 식용 개고기를 파는 시장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많이 현대화되었고 지금도 5일장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이외에도 분당신도시에 대구 김광석거리를 벤치마킹하여 조성된 신해철거리가 있습니다. 지금도 신해철 작업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그를 추모하는 수많은 팬들이 수없이 다녀가고 있다지요. 책은 2010년 조성되기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야기의 끝을 맺습니다.

 

 

 

 

 

경기별곡 시리즈가 이것으로 끝맺음 한다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잘 알려진 명소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의미있는 곳들을 소개해주는 도서라 여겨져 매우 관심이 높았던 책이었으니까요. 앞으로도 이 출판사에서 이 저자가 책을 출간하게 되면 유심히 살펴봐야겠어요. 그리고 책을 참고해 주말에 어디를 찾아가볼지 고민 좀 해봐야겠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관의 국보 -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숨은 명작 문화재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무관(無冠)의 국보 


-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숨은 명작 문화재 -


배한철 著 / 매경출판(주) 刊 / 385 page










지은이 : 배한철


펴낸곳 : 매경출판(주)


펴낸날 : 2023년 2월 6일 초판1쇄


도서가 : 20,000원





현재 우리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문화재는 얼마나 많을까요? 얼핏 생각해보면 국보와 보물만 하더라도 수천점은 될 듯 한게 유무형문화재 등까지 모두 합한다면 그야말로 수만점은 훌쩍 넘어서지 않을까 싶단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니 의외이더군요. 2023년 2월 23일 기준으로 354점의 국보와 2351점의 보물, 540건의 사적, 131건의 명승, 476건의 천연기념물, 155건의 국가무형문화재, 308건의 국가민속문화재, 951건의 국가등록문화재, 4033건의 시도유형문화재, 603건의 시도무형문화재가 있다고 나온 것이죠. 그러니까 천연기념물, 무형문화재와 같은 것까지 모두 다 더해봐도 1만점이 안되는, 우리나라의 국가지정문화재는 불과 9,902점 밖에 안된다는게 현실이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더라는 사실에 좀 놀라웠습니다. 왜 그 정도 밖에 없는 것일까요? 이러한 사실, 국가지정문화재가 왜 이 정도 밖에 없는건지를 알게 된 건 며칠 안 되었습니다. 그것은 <무관의 국보>란 제목의 책자를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미지정 문화재 중 많은 것들이 국공립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게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죠.



국보나 보물과 같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재를 소유한 국가기관이나 단체, 개인이 문화재 지정을 신청해야 하고, 문화재위원회가 그 신청내용을 심사하여 최종 결정한다고 합니다. 국가가 문화재를 지정하는 목적은 문화재청이 주기적으로 문화재의 보존 현황을 점검하여 훼손되거나 국외로 반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네요. 하지만 국립박물관과 같이 최첨단 보관시설을 갖추고 자체 전문가들이 소장 문화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경우에는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면 문화재청의 통제와 간섭을 받게 되기에 관리 측면에서도 번거로움과 불편함이 많아지게 되어 기피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소장자가 외국기관이나 외국인인 경우에도 국가지정문화재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겸재화첩이나 외규장각 의궤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문화재이지만 지금은 외국기관이 소장중인 문화재를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에게 보내준 것들 역시 국보나 보물이 될 수 없다고 하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예술적 가치나 중요성에서 좀 떨어지는 것들도 지정문화재에서 선정되지 못한답니다.



아무튼, 이러한 문화재의 현실을 알게 해 준 <무관의 국보>. 이러한 내용은 '서문'과 본문 내용 곳곳에서 언급되고 있었는데 사실 그게 주 내용은 아닙니다. 도서제목처럼 국보나 보물과 같은 문화재로 지정되어야 마땅한 수준의 문화재들을 소개하는게 주 내용이죠. 저자는 35점의 문화재들을 선정하여 연혁은 물론 작품의 예술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문화재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소개하는 무관의 국보 35점은 불상과 회화, 서예작품이 대다수였습니다.









저자는 경영학박사이면서도 문화재와 한국사에 매료되어 역사서와 고문을 탐독하였다 합니다. 현재는 한국사와 고미술, 고전을 주제로 다양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 여러 교양서적도 집필하였으며, 2021년부터는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도 활동중에 있답니다. 이름이 맥가이버를 더빙한 성우분과 비슷해서 혹시 형제나 친인척 아닐까 싶어 찾아봤는데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건 아니었어요.^^



책은 서문과 본문부 총 8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문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국보와 같은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저자가 문화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비지정인 채로 남아 있는 수많은 명작 유물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구요. 본문부는 <1부. 기적처럼 우리에게 전해진 '숨겨진 국보'>, <2부. 시대의 정점에서 꽃피운 걸작>, <3부. 간절한 염원, 대작으로 거듭나다>, <4부. 시대의 거장, 불세출의 명작을 낳다>, <5부. 지존의 삶, 절대 군주의 자취>, <6부. 왕권강화의 소망을 담다>, <7부. 규방의 여인, 불굴의 예술혼을 꽃피우다>, <8부. 국보로 읽는 그 시절의 현장보고서>로 구성되어 꽤 많은 국보급 문화재들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에는 비지정 문화재만 언급되는 것이 아니라 비교 설명을 위해 수많은 지정문화재들이 나오기도 하구요. 그런데 놀라운건 이게 비지정 문화재야? 하고 놀랄만큼 매우 유명한 작품들이 꽤 있더라는 것이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국보 1호는 숭례문(남대문), 보물 1호는 흥인지문(동대문)이라는 사실이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국보와 보물, 유무형문화재 등 국가지정문화재에 일련번호가 사라지고 없어졌습니다. 2022년경부터 문화재 지정번호가 없어지고 지금은 국보 숭례문, 보물 흥인지문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답니다. 책을 보니 여기에도 사연이 있어서 그 내용이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는데요. 그것은 국보1호 숭례문이 2008년 방화로 전소되고 다시 신축한 일이 그 시작이랍니다. 숭례문을 재건한 후에 역사적 가치가 떨어진 신축 숭계문이 과연 '국보 1호'로서의 자격이 있냐는 논란이 불거져 한동안 시끌시끌했었다죠. 그 결과 관계법령이 개정되면서 국가지정 문화재 선정시 부여되는 일련번호 자체가 폐지되었다 합니다. 흐흠..



본문에 나오는 비지정 문화재들의 면면들을 살펴보니 크게 불교문화재와 왕족(귀족)문화재로 구분되는 듯 보입니다. 유형별로 봄 회화와 서예, 조각과 공예품으로 분류될 듯 보이구요. 개인적으로는 사찰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아무래도 불교문화재에 눈길이 가고 더 많은 관심이 가는데요. 그런데 일일이 헤아려보니 책에는 불교문화재가 10개 밖에 안되던데 생각보다 적은 비중에 좀 실망스러웠어요.. 그간 많은 사찰들을 순례하고 방문하였지만 책에는 듣도 보도 못한 불상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책에 나오는 문화재들은 대부분 사찰이 아닌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예술성 뛰어나고 역사적, 학술적으로도 그 가치가 매우 큰많은 문화재들이 이처럼 국보나 보물에 지정되지 않은 채 수장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사찰이나 개인이 소장한 문화재들은 舊 보물 제479호였던 낙산사 동종처럼 화재로 소실되거나 불상이나 회화, 공예품들이 도난되는 일이 종종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 안전한 보관상의 문제를 생각해서라도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어 국가 차원의 관리를 받는게 매우 필요할 듯 합니다. 실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있는 사찰에 가보면 그 문화재 주변에는 꽤 많은 CCTV들이 설치되어 있고 심지어는 소방용수시설까지 구비되어 있더군요.



그 유명한 김명국의 '달마도'나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역시 국보나 보물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 작품들은 세계적으로도 극찬을 받고 인정받는 세계유산급의 문화재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관계로 비지정 문화재라는군요. 책을 읽고 보니 이러한 수준급의 문화재들이 비지정 문화재로 전해지고 있는건지, 대체 얼마나 많이 존재하고 있는건지 감 조차 잡히질 않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지정문화재라고 유물로서의 격이 떨어지거나 가치가 감소하는건 아니니까 비지정이라 해서 좋지 않은거라 볼 수만도 없을거 같긴 합니다. 소중한 문화재를 안전하게 유지, 보관하여 후손들에게 전해주는게 더 중요한 것일테니까요.










책을 읽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전국에는 왕실 전용 사찰이 몇개나 있었을까'란 질문이었죠. 책에 따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를 조사했는데 95개가 있었다는데 능침사찰 71개, 태실사찰, 11개, 원찰 13개로 파악되었다는군요. 그간 여기에 해당하는 사찰들 여러 곳을 방문했었으면서도 능침사찰과 원찰의 구분법도 모르고 있었네요.. 불교와 사찰에 별 관심 없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의미없는 사소한 내용이겠지만 저처럼 사찰과 불교문화재에 관심많은 이에겐 매우 유용한 지식이지요. 이처럼 귀한 지식도 알려주고 있으니 참 고마운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이 책을 읽다가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찰 탐방 다시 재개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되었어요. 생각해보니 회사에서 집중근무제라는 희한한 제도를 시행하여 주중 내내 회사일로 피곤함에 찌들어 주말에는 내내 잠만 자는 통에 사찰 순례 가지 못하게 된지도 몇달이 되었네요.. 그리고 하나 더 언급하자면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재들 다시 살펴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대여섯번은 찾아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구요. 이처럼 이 책은 문화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불교와 사원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욱 좋은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라 여겨지네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 온천 여행, 패키지로 가지 마라!
박승우 지음 / 덕주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열도를 누비는 꿈같은 온천여행 -


박승우 著 / 도서출판 덕주 刊 / 381page









글 · 사진 : 박승우

펴낸곳 : 도서출판 덕주

발행일 : 2023년 1월 6일 초판1쇄

도서가 : 20,000원



코로나팬데믹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힌지 3년여가 될 무렵부터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다시 해외문호가 개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해외여행에 목말라하던 많은 여행객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그 상황 잘 알 수 있지요. 해외여행 갈 수 없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랜선여행을 통해 그 갈증을 풀었다고 하는데요. 저처럼 여행에세이나 여행가이드북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분들도 많았을거라 생각됩니다. 최근 읽어 본 여행 책자 역시 그러한 목적으로 읽게 되었는데 도서 제목이 좀 깁니다. 일본 온천과 기차여행을 테마로 한 책으로 <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이라는 책이었죠. 일본은 2016년 오사카 교토로 여행가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천년의 고도라는 교토가 꽤 인상적으로 남아 있었기에 언젠가 기회되면 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당시 검색해서 온천이란 곳을 찾아 가보긴 했지만 대중목욕탕 같은 모습에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했었죠. 하지만 이책을 보고 나니 제대로 된 일본의 온천은 보지도 못했었다는걸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책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런 온천탕들이 즐비하더군요.


저자는 30여 년간 무역회사에서 일본 무역을 하며 160여 차례 이상 일본 여행을 하였다 합니다. 기차 여행을 매우 좋아하여 JR패스를 이용하여 2만여 ㎞가 넘는 JR 전 노선을 여러차례 완주하였다 하네요. 흐흠.. 일본 뿐만 아니라 남미, 유럽 등지에도 여러차례 일주 여행을 갔었다 하니 트래블 마스터라 칭할 만 한 듯 합니다. 현재는 그간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그룹 일본 기차여행을 진행하였으며 획일화된 패키지 여행이 아닌 프라이빗한 트래블 마스터로서 컨설턴트이자 플래너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30여년 간 무역업무를 하였다 하니 추측컨데 연배가 5~60대일 듯 싶네요.


책은 <머리말. 여행에 앞서>와 <1부. 동부지역_동일본,홋카이도>, <2부. 서부지역_서일본,시코쿠,큐슈>, <부록. 일본 음식 문화 상식 사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문 중 '1부'는 일본의 동부지역과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각 부 하위의 장들은 JR동일본, JR도카이,JR홋카이도와 같이 JR철도노선을 주제로 하여 묶고 있습니다. '2부'는 일본의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JR서일본, JR시코쿠, JR큐슈를 각 장으로 하고 있구요. 이렇게 해서 총 50개의 일본 온천을 보여주고 있는데 제 경우엔 대부분 처음 보는 곳들이었습니다. 도고온천만 알겠더랍니다..


책은 전형적인 여행 가이드북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먼저 일본열도 지도와 함께 50개의 온천들이 일본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지요. 지도는 일본 열도 전국에 온천들이 분포되어 있다는걸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 화산과 지진의 나라답게 전국방방곡곡에 온천이 산재해 있네요. 제 생각에는 이 50곳의 온천 이외에도 현지인들만 알고 있는 숨겨진 온천 명소들도 즐비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1부의 각 장들의 제목을 보여주는 첫페이지와 1장의 시작부분이 이어집니다. 1부는 일본의 동부지역을, 2부는 일본의 서부지역을 얘기하고 있는데 보통 동일본은 토쿄 일대인 간토지방과 도호쿠 지방을 말하고 서일본은 오사카 교토일대인 간사이지방을 말한다지요. 책은 일본의 북동부에 위치한 홋카이도를 동부지역에 포함시키고 일본의 서남부에 자리한 큐수를 서부지역에 포함시켜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장마다 시작되는 첫페이지에 일본 전도에 해당지역을 표시해주고 있어서 쉽계 위치 파악할 수가 있었어요.


다음으로는 JR기차의 패스권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JR(Japan Railways)은 일본국유철도가 1987년 민영화되면서 지역별로 7개사로 분사되면서 설립된 회사들이라 합니다.(홋카이도,동일본,도카이,서일본,시코쿠,큐슈,시스템,총연,화물) 보통 이들을 JR그룹이라고 하지만 지분이나 재정적으로 완전히 별개의 회사들이라 하구요. 책에는 이 회사들이 발행하는 패스들을 이용해서 온천을 찾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각 패스들의 특징과 장점들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JR 패스권을 구매하는데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책에서 말한 것처럼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JR기차표 설명 다음에는 해당 패스권으로 갈 수 있는 온천들을 소개하는 장이 이어집니다. 사진만 봐도 일본의 온천이 얼마나 좋을지 감이 오네요. 생각보다 입욕료가 그리 비싼 편이 아니라는 것이 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료칸을 함께 이용하는 온천 숙박의 경우에는 보통 이용요금이 4만엔 이상으로 비싼 편이라고 하는 걸 보면 비싸지 않은 온천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대중목욕탕과 같은 개념으로 운영되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온천의 소개 뒤에는 인근에 자리한 가볼만한 곳들과 맛집들도 소개되고 있었고 온천까지 가는 다양한 교통편들도 따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일본 음식 문화 상식 사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수록된 내용만 알고 있어도 어디 가서 일본 음식에 대해서 좀 안다고 할 수 있을거 같더군요. 그만큼 일반사람들에게는 잘 모르는 일본 음식에 대한 명칭과 상식들이 잘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책은 일본 JR기차를 이용하여 일본의 지역별 온천 50곳을 찾아가는데 필요한 여행 정보 거의 전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50곳의 온천을 소개하려다 보니 저자 개인이 여행지에서 느꼈던 소회나 느낌과 같은 내용은 좀 부족해 보입니다만 현지 여행에 필요한 정보와 저자가 촬영한 일본 온천들의 사진에서 현장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해외여행 가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서적이라 생각됩니다. 매서운 한파가 극성인 요즘 같은 날에는 더욱 좋은거 같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층 깊은 시각으로 들여다본 우리의 역사
김상훈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


- 한국사의 물줄기를 이룬 변방의 역사 이야기! -


김상훈 著 / 행복한작업실 刊 / 335 page









지은이 : 김상훈


발행처 : 행복한작업실


펴낸날 : 2022년 12월 7일 초판1쇄


도서가 : 17,800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흔히 인용되어지는 이 문장은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채호가 어디에도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하지요. 혹자는 처칠이 한 말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분명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역사는 반복되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역사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고 지나온 과거의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치고 배우게 해주지요.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학력고사와 수능에서 국사가 필수과목이기에 역사를 모르면 대학입시에 치명적이라 시험준비를 위해 외워온 역사의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여겨집니다. 제 경험에도 세월이 흘러 우연히 학창시절 외웠던 역사에 대해 뒤늦게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그 내막들을 알게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최근 입수하게 된 역사책은 그 경험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어요. <한 걸음 더 들어간 한국사>란 제목의 책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51가지 역사적 사건들의 내막에 대해서 간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도서였습니다. 꽤 흥미롭고 재미있더군요.^^



저자는 자칭 잡식성 역사 전문 작가라 하는 분입니다. 집필하고 출간한 도서들을 보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더랍니다. 저자에 대해 알아보고자 검색해보니 '한번에 끝내는 중학 한국사/세계사'라는 학습서가 꽤 인기를 얻었단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저자 서문>, <제1장.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제2장. 과거의 모든 일은 오늘을 만든 퍼즐 조각이다>, <제3장. 역사를 만든 사람, 사람이 만든 역사>, <제4장. 세상에 이런 일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처럼 1장은 풍습과 전통에 대한 주제로 13건의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고, 2장은 별의별 것들의 유래란 테마로 13건의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으며, 3장은 기억해야 할 이름을 토대로 15건의 해설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4장은 주목해야 할 사건들 10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구요.



처음 서평단 응모를 하려고 책 목차를 살펴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흥미가 생겼던 주제들이 3개 있었습니다. 그것은 <성씨와 족보의 역사>, <추존 왕이란 무엇인가?>, <일본에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왕자>였지요. 책을 입수하자마자 이것부터 읽었긴 하지만 책 읽다보니 다른 주제 이야기들도 모두 흥미롭고 재밌었어요.



제1장 일곱번째 내용인 '성씨와 족보의 역사'는 사실 많은 부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알고 있는 부분 역시 단편적이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성씨가 총 5,582개(2015년 기준)이고 그중 한자를 사용하는 성씨가 1,507개라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었구요.

책에 따름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인 6~7세기경부터 성(姓)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한자 등 중국문물 수압과 함께 성씨가 도입되었고 5~6세기 이전에는 성이 없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하네요. 진흥왕 순수비에 나오는 이름이나 고려사의 태조 왕건의 조부(작제건), 증조부(보육) 이름에도 성씨가 표시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성이 없는게 일반적이었다는걸 알 수 있다며 고려 초기부터 중국식 단성이 보급되기 시작했을거랍니다. 부여 사마(무령왕), 을지 문덕, 흑치 상지, 연개 소문과 같이 우리 민족의 토착 성은 복성인 경우가 많았다는군요.

원래 왕족과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성씨는 과거제로 인해 양인들에게까지 확대되었는데 과거시험을 치르려면 혈통을 입증할 족보를 제출토록 했었기에 이 과정에서 모든 백성들에게 성씨가 확대된 것이랍니다. 백성(百姓)은 '다양한 성을 가졌다'란 의미로 국가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이 권리와 의무가 없으면 백성이 아니라네요. 천민은 귀족과 지주들의 재산이었을 뿐, 성이 없고 권리 의무가 없는, 백성이 아닌 존재였다 하구요.. 흐흠...









제2장 열두번째 이야기인 '추존 왕이란 무엇인가?'는 추존 왕은 생전에 임금 자리에 오른게 아닌, 사후에 왕으로 추승된 왕을 말하는 것으로 책에 따름 조선 오백년 역사 중에서 추존 왕으로 5명이 있었다 합니다. 이 때문에 조선에는 태정대세문단세..의 27명과 추존 왕 5명을 합쳐 32명의 임금이 있었다 말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알고 있던 추존 왕 중에는 태조 이성계의 4대조(목조 이안사, 익조 이행리, 도조 이춘, 환조 이자춘)도 있는데 이건 어찌된 걸까요?? 아무튼, 책에는 조선의 추존 왕으로 성종의 친부 덕종(덕종) 이강, 인조의 친부 원종(원종) 이부, 정조의 의부 진종(진종) 이행(효장세자), 정조의 친부 장조(莊祖) 이훤(사도세자), 헌종의 친부 익종(익종) 이영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답니다. 모두 아들이 왕이 되면서 친부(의부)을 왕으로 추승한 케이스이지요.

혹시나 해서 다른 왕조에도 추존 왕이 있었는지 알아보니까 고구려, 신라, 고려에서도 추존 왕이 있었다고 하네요. 호오...









제3장 아홉번째 이야기인 '일본에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 왕자'는 아좌태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좌태좌는 백제 위덕왕의 아들로 일본서기에서 많은 기록이 전해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특이한건 우리나라 기록에서는 언급되는 것이 없다는 점이죠. 일본 쇼토쿠 태자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아좌태좌는 일본 사찰 아스카데라 롼공을 축하해주기 위한 사절로 파견되었고 쇼토쿠 태자의 초상화를 그려준 일화로 유명하답니다.

책에는 아좌태좌가 왜 역사에서 사라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일본에서도 일본서기 외에는 기록이 없다고 하네요.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아마도 백제의 긴박한 정치사와 깊은 연관이 있을거라 추정된답니다. 아좌태좌를 일본에 보낸 이듬해 70대의 위덕왕이 사망했는데 순리대로라면 아좌태좌가 귀국해서 왕위에 올라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위덕왕의 동생에게로 왕위(혜왕)가 넘어갔다고 합니다. 일본 역사책에서도 이 시점 이후로 아좌태좌에 대한 기록이 사라졌다면서 혜왕 측에서 눈엣가시일 아좌태좌를 암살한게 아닐까라고 슬쩍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백제의 기록이 전무하다시피한 지금의 시점에서는 당시 백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여러 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기록들을 모아서 당시의 상황을 추측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이렇듯 책은 다양한 여러가지 우리나라 역사에 발생했었던 사건들을 좀 더 심도있게 들춰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의 원인과 그 정확한 진실은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기에 예나 지금이나 음모론이 난무하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역사란게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가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