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이어지는 도시는 시흥과 안산으로 이 도시들 역시 공통분모가 있었습니다. 바로 시화호를 인접하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죠. 1994년 바다를 막은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인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라 불리며 우리나라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곳입니다. 개발 당시에는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이었지만 인근 도시의 인구 증가와 주택지와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하수들로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사람들이 접근을 꺼리는 곳으로 전락하게 되었었죠.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의 개선사업들로 수질개선이 진척되어 지금은 방조제 건설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이러한 시화호의 생태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시흥시와 안산시는 친환경 수변생태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죠. 이 장의 첫페이지에는 구봉도 해솔길의 낙조전망대 전경 사진이 나오는데요. 식구들 데리고 처음으로 이곳에 가본게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더랍니다..
책에 따름 지금의 시흥시(始興市)는 조선시대의 시흥과는 다른 지역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시흥이라 하면 서울 영등포구와 금천구 시흥동 일대를 말하는 것이라는군요. 시흥향교와 시흥행궁이 모두 서울 금천구에 있는 걸 봄 알 수 있답니다.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는 한때 영등포,금천,구로,동작,관악,과천,안양,의왕,양산,광명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지역이었지만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되면서부터 시흥에 속해있던 많은 읍들이 빠져나가게 되었다네요. 현재의 경기도 시흥은 시화공단과 매립지가 가장 알려진 곳이지만 시흥갯골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생태관광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새롭게 거듭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꽃을 재배하였다는 시흥 관곡지인데 책에서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관심이 가던 곳은 외곽순화도로 시흥구간에 들어서 있다는 시흥 하늘휴게소인데요. 도로 위 브릿지 형식으로 지어져 있는게 무척 이채롭게 보였기 때문이죠.
안산시(安山市)는 대부도로 많이 알려진 고장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대부도가 화성시와 가깝고 안산시에서 가려면 시흥시를 거쳐가야만 한답니다. 뜻밖의 내용이었는데 여기엔 사연이 있다네요. 그것은 대부도가 원래 옹진군에 속해 있었는데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행정구역을 새롭게 정하게 되었답니다. 그 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시흥,안산,화성 중 어디에 속하게 할지 주민투표에 부쳐졌는데 투표 결과 그 당시 제일 번화했던 안산시가 선정되었다는군요. 지금은 노동집약적인 공장이 몰려 있는 시화공단과 반월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까운 안산시에 대략 10여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산역 주변의 다문화마을특구에는 14개국 음식을 250여개의 식당에서 현지 그대로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가게들이 있으며, 길을 걷다 보면 각종 외국어 간판들로 인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라 합니다. 그리고 흥미로왔던 이야기 중에는 안산시 단원구의 단원이 김홍도의 호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이 있었고, 가슴아픈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는 일제시대부터 군부독재시절 때까지 형제복지원이나 삼청교육대처럼 운영되어 온, 우리에게 있어서 뼈아픈 역사의 흔적인 선감학원이 지금은 대부도와 이어져 있는 선감도에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선감학원 건물 뒤편에 컨테이너 2층건물로 초라하게 선감역사박물관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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