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한가득인 옷을 보며

"하아...입을 옷이 없어!"

라고 탄식하는 사람들을 이해할수 없었다.

알라딘에서 책을 사재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가지고 있는 겨우(?)200여권의 책들중에

무려(?) 50여권 정도가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지만

아주 가끔 또는 매우 자주

"하아 ...읽을 책이 없어!"(알라디너가 하는 이말의 다른뜻은 "하아..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여긴 없어! 라는 뜻인듯하다)

라며 탄식을 한다.

그리고는 결국 또 이렇게...질러버리고야 만다.











사실 어제 일기를 쓰다가 결국 울어 버렸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전날 지출한 내역들을 가계부에 정리하는데,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고나니

현재 소비패턴을-이라고 쓰지만 결국 소비자체를 줄여야 한다-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가난한 살림답게 엥겔지수가 어마무시하게 높다.

압도적으로 식비일뜽>집냥이>길냥이>공과금>보험>개인지출(책구매포함)

요리보고 죠리봐도 결국 줄일수 밖에 없고 줄일수 있는 항목은 식비와 내 개인지출 부분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급작스레 우울감이 밀려왔다.(뭘그렇게 쳐먹고 살뺀다고 또 돈난리를 치고 있는게냐 ㅠ..ㅠ)

아...이 빚을 다 갚으려면 나는 적어도 앞으로 3년 이상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아끼고 아끼고 아끼고 살아야 하는구나.

그런데 내가 아무리 아껴도 결국 내 뜻대로는 또 안되겠지라는 생각에....숨이 턱, 막혀왔다.


답답한 마음에 일기장을 꺼내들고(일기도 아침에 출근해서 쓴다)

마음속에 떠오르는데로 마구 갈겨쓰다보니

화남, 우울함, 화남, 우울함의 ctl + v 상태.....

그러다가 결국 체념으로 일기가 끝이 났다.


체념...그 어떤것도 원하거나 바라지 말자.


그렇게 찌질하게 일기는 끝이 났지만,

나는 왠지 기운이 났다.

그래...바라지 않으면 상처받거나 아플일도 없을테니

그래..괜찮을꺼야 괜찮을꺼야...싶어지면서.....


늘상 하던데로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다가

내가 관심을 두었던 <그림자 여행>에 관한 ㅎ 님의 100자평을 읽는 순간,

'어머 이건 사야해!'(그순간 영혼의 당이 부족했어요)

그대로 보관함을 열어 5만원어치를 꽉꽉 채워 질러버리고 나니,

그렇게 기분이 개운할수가 없었다. 

아, 이래서 쇼핑중독이 생기는구나!


아마도,

아직은,

이정도는 소비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위로를 스스로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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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했어요, 잘했어. 맞아요, 그렇게 쇼핑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잘했어요. 잘했어요. 영혼의 당이 떨어지면 보충해줘야죠. 잘했어요, 아무개님.

아무개 2015-03-19 16:38   좋아요 0 | URL
집에 도착한 책 생각하면 벌써 기운이 불끈! ^^

느긋느긋 2015-03-1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유독 더 엄청난 공감이 ㅠㅠ
좋아요를 한 15823개쯤 누르고 싶은 글이에요, 흑,
어찌 지출 비율이 저랑 이리 비슷하신지,
아무리 따져봐도 줄여야 하는 건 책밖에 없는데, 아아, 이건 정말이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인데,
그럼에도 기운을 내는 아무개님께 그저 소박한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개 2015-03-19 16:41   좋아요 0 | URL
버니님,
와락~꼬옥~ ^^

조만간 카페에 놀러갈께요.
아...물론 진짜로 껴안지는 않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5-03-1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알라디너의 속마음을 말하는 문장에서 완전 빵!!! 터졌어요. 모든 알라디너들이 그렇게 생각할거 같애요.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여기엔 없어~~ 요.
아무개님, 일기 쓰면서 우셨다니 맘 한 켠이 ... T.T 고양이들과 나누는 마음씀씀이에 절로 대단하다~~ 는 감탄이 나와요.
주문하신 책 읽으시고 힘 팍팍나시길요*^^*

아무개 2015-03-19 16:41   좋아요 0 | URL
넵 얼릉가서 당 보충하려구요 ㅎㅎㅎㅎ
생각만해도 씐나요^0^

세실 2015-03-1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자여행이랑 미움받을 용기는 저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는 지를까말까 고민하는 책인데...
아 갖고 싶어라~~~~~
누군가 한달에 세권씩만 책 사주면 좋겠다. 그쵸? 그 누군가는 바로 자신?ㅜㅜ

아무개 2015-03-19 16:40   좋아요 0 | URL
사실 그 두권모두 도서관에 있는 책이였으면 구매하지 않았을텐데
크흡.....없더라구요 도서관에!!
제가 신청해도 언제 승인날지도 모르고
급 영혼의 당뇨를 앓다보니 급 구매를 충동적으로 해버렸네요 ^^:::::::

비로그인 2015-03-2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폰으로 가계부 쓰는데 식비1뜽>공과금>책 대강 이렇네요 ㅠㅠ 있는 돈 다 털어 책 사도 읽을 게 너무 없어요

아무개 2015-03-20 15:2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아른님 그죠? 사도사도 왜 이렇게 읽을 만한 책이 없는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