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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채소 레시피 - 살짝 말리면 더 맛있어지는
모토야 에츠코 지음, 박은희 옮김 / 부광 / 2012년 11월
품절
아무렇지도 않게 소쿠리에 뭔가를 말리고 있는 정경을 보게 되면 왠지 모르게 정겹다. 맑은 공기와 햇살, 그리고 바람이 함께 그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겨운 우리 옛 어른들의 일상중의 하나이기 때문일까...? 그도 아님 자연과 하나가 된 일상의 느낌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아지기 때문일까? 이유는 알 수없지만 그냥 그 정경이 참 좋다.
이 ≪살짝 말리면 더 맛있어 지는 말린 채소 레시피≫의 저자 모토야 에츠코시는 가족끼리 해마다 방문하는 일본 신슈의 하쿠바무라에 있는 산장에서 우연히 그곳에서 파는 신선한 채소들을 몇 상자씩 사게 되어 도저히 다 해먹을 수 없어 말리게 되었는데 그 말린 채소를 넣고 만든 된장국(아마도 미소시루겠지?)이나 볶음 요리가 맛있어서 인기가 좋았다고. 그 중에서도 카레가 단연 최고의 맛이라 그 이후 말린 채소를 이용해 10년이 넘게 요리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소쿠리에 과일이며 채소를 넣고 말리는 모습이 사진으로 보는데도 참 좋다. 햇살과 맑은 공기가 보는 나에게도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에서 말리다보면 아무래도 벌레가 꼬이지 않을 수 없어 고민되는데 책 속에 보니 밥상 덮개라는 마치 아이용 작은 모기장같은 것이 있어서 그거 참 있으면 편리하겠구나 했다.
채소나 과일을 말리게 되면 부피는 작아지고 당도는 높아지는데다 씹히는 맛이 생것과는 달리 좋아 먹을 때의 식감도 좋고 부피가 작아지다보니 많이 먹게 되어 식이섬유 섭취가 자연스레 많아질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 것 같아 보였다.
이 책은 '뿌리채소를 말리자', '잎채소를 말리자', '열매채소를 말리자', '버섯과 허브를 말리자', '과일을 말리자' 이렇게 크게 5개의 파트가 있고, 이 말린 채소를 이용해 만드는 54가지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또 말린 채소 메모라고 14개의 tip들이 있는데 요 tip들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얼마전 우리집 짱구와 비슷한 또래를 키우는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그 집 베란다에 큰 소쿠리를 놓고 단감을 말리고 있었다. 같이 간 아이는 순식간에 베란다에 나가서 말리고 있는 감을 가지고와 맛있다고 냠냠 먹었고 미안한 나는 어쩔줄 모르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도심에서도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이 간식거리며 식재료를 말려서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계기가 되었는데 이 ≪살짝 말리면 더 맛있어 지는 말린 채소 레시피≫를 읽고 보니 좋아하고 자주 먹는 채소나 과일부터 말려서 요리를 만들어 보고싶다하는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