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라는 착각 - 대한민국 양극화 쇼크에 관한 불편한 보고서
조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품절


예전의 나는 중산층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현재는 의심스럽다.
경제에 약간의 관심은 있지만 깊이 있게 관심은 없는 나인지라 자신이 쓴 거 매일같이 가계부를 기록하는 남편과 달리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것들이 있음에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사람이 나다. 이렇게 쓰고 보니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매일같이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굳이 주절주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다들 아실 듯 하다.

그런데 최근들어 '장바구니 물가'가 예삿일이 아니다. 중산층이라는 건 적어도 먹고사는데는 지장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먹거리 사면서도 예전에 비해 주저하고 있는 나를 보며 '나... 중산층 맞나?!' 했다. 물론 먹고싶은대로 다 먹고 사는 사람은 흔하지 않겠지 원래부터 비싼 식품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채소, 과일값까지 올라 마트에 가면 연배가 있으신 분들 입에서도 절로 "뭘 사야할지 모르겠다. 너무 비싸져서..."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몇 번이나 들은 적이 있다.

그러던 차에 경제 관련 T.V를 보다보니 중산층의 붕괴가 심각하다했다. 나도 모르게 "응, 정말 그런 것 같아." 라고 혼잣말이 새나온다. 이 <중산층이라는 착각>이란 책이 반가웠던 것도 피부로 느끼고 미디어에서도 그같은 보도를 들은 뒤라 책의 소개 문구와 소제목들이 하나같이 주의를 끌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래의 문구가 그랬다.
한 연봉정보사이트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월급여 500만 원 이상, 2000cc급 중형차, 예금잔고 1억 이상, 그리고 해외여행을 1년에 몇 번 다니는 사람을 중산층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았을 때 당신은 중산층에 속하는가?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대답은 어떤가? 나의 대답은 NO였다.


경제학에서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이상 150% 미만 가구로 정의한다고 한다. 라고 해도 잘 와닿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을 소득으로 한 줄로 세워 그 중간에 해당하는 50~150%가 중산층이라고 하는데 2011년엔 월소득 200~500만원 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또 책 중에서 20년 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30대가 중산층이었지만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맞벌이 하고 있는 40대가 중산층이란다.

(그런데 이것저것 보다보니 다른 나라 사람들은 중산층에 부여하는 기준이 경제에 국한된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르게 '품격'도 그에 걸맞게 갖췄 을 때를 일컫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나도 우리나라가 꼭 경제나 소득에만 국한해서 중산층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아무튼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은 꾸준히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단다.
뭐 사람마다 중산층을 정의하는 기준은 조금씩 다르고 각자 피부로 느끼는 것도 다르게 마련이라 실제로 느끼는 수치는 통계 수치들에 비해 훨씬 적을 것 같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나부터 그러니까.

이 <중산층이라는 착각>에서는 중산층이 이 처럼 무너지고 있는 것을 '양극화'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날 수도 있었는데 요즘은 전국에서 집값이 3위 안에 드는 지역이 소위 SKY대 진학비율이 가장 높다는 교육의 양극화 그리고 스스로 벌어서 된 부자보다 갈수록 부의 대물림에 의한 부자들의 증가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교육의 양극화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결국 부모의 재산이나 소득에 좌우된다는데 대해 부모들에게는 자책감마저 갖게 할 것이다. 아이 하나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데 이런 자책감마저 갖게 해서야 어떻게 출산율을 증가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230P에서 속시원히 말해준다)

또 없는 사람간에도 차별이 있음을 (예를들면 청소직의 경우에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소득과 대우의 차이가 있단다),
최저생계비 책정과 지급 기준의 문제점, 대학이 받은 등록금을 쓰지않으면서도 매년 등록금을 올리고 있는 상황 그래서 대학생들이 온전히 학업에 전념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 아니 본인이든 부모든 학자금대출이라는 빚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과 그렇게 힘들게 졸업하더라도 취직이 힘든 현실, 평균수명 증가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노년층의 일자리 및 생계문제 등을 읽으면서 가슴이 연신 갑갑해져옴을 느꼈다.

국가가 하나씩이라도 제대로 조사를 하고 대처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다만 어느 국회의원처럼 하루 6300원으로 산 체험을 한 뒤 '황제처럼 살았다'는 초딩수준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자신의 배가 부르니 남이 어떤지 모르는 현실감각없는 사람들이 조사하고 연구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국가와 경제및 복지 분야 전문가들의 올바른 목소리가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고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가 앞세대에는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속에서 살아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복지를 위해서는 많이 버는 사람들이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정작 돈이 많은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안 하는데 알고보면 실제로 증세되는 액수도 적을 사람들이 지레 겁먹고 반대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일침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소득세 책정 구간이 우리나라처럼 두루뭉실하게 나뉘어진 것은 문제가 아닐까? (실은 그동안 그런줄도 모르고 살았다!)
우리나라가 소득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면 아래로도 위로도 좀더 세분화된 소득세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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