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어떤 사회에서 살고싶은가를 생각케해준 책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돈으로 살수없는 것들>이란 책이 출간후 얼마지나지않아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비치돼있길래 '요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용 또한 궁금했었다.

교도서 감방 업그레이드비나 인도인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 이용료, 대리 줄서기비용, 우선 통행권,제약회사의 약물 안정성 실험대상 비용 등등 근래들어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거래대상이 되고 있는 예들이 책 초반부에 담담하게 나열되고 있다.

'뭐야 돈으로 살수없는 것들이라더니... 돈으로 살 수 있는거뿐이네' 라며 읽다보니 중반부부터 앞장에서 언급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새치기'나 '인센티브' 등의 일반 재화가 아닌 것들에 가격이 적용될 때 일반적인 가격효과를 거스르는 측면을 제시하며 거래의 도덕적 측면을 생각해야함을 말하기 시작한다.

3장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에서는 우정의 징표나 명예의 상징인 트로피처럼 그것을 상징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있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우정이나 그 명예를 수여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정한 명예는 살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비롯하여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에 대한 도덕성이나 가치에 관한 몇가지 관점들을 제시해놓고 있다.

전통적으로 비시장규범에 의해 지배되던 것에 시장규범이 들어가면 가치나 의미가 변질되어 나타나는 현상도 흥미로웠다.

생명보험전매사업이나 데스풀 사망채권 등 타인이 죽으면 수익이 나는 투자상품들 이야기는 경악에 가까웠다.
인간들이 하다하다 별 걸 갖고 수익을 다 노리는구나...라며 말이다.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모두 살 것인가?!
타인의 죽음을 두고 수익을 노리는 것이 도덕적으로 합당한 것일까...?

야구경기장과 같은 곳의 우대자리인 스카이박스를 두고 부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의 분리현상에 관한 이야기도 한다. 계층의 분리는 시민의식이나 공동체의식의 분리도 가지고 오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과 배경 사회적위치인 사람들이 부딪히면서 살아가는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아니라는 말에 나 역시 공감했다.

결국 샌델은 '우리가 어떤 사회에 살고싶은가?' '모든 것을 사고파는 사회에서 살고싶은가?'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되어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시장을 제자리에 놓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 관행과 재화의 의미에 관해 솔직하게 공개적으로 숙고하는 것이다.(2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