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의 시간 - 도시락으로 만나는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
아베 나오미.아베 사토루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도시락으로 들여다본 평범한 이웃 39명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인생 이야기'란 말에 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도시락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건 알았지만

어떤 얘기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책은 내가 가장 좋하는 재질로 되어 있었다.

 

인터뷰와 글은 아내가 사진은 남편이 찍으며 책으로 나올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도시락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기록하고 싶다고 전국을 다녔다고 한다.

아이를 임신하고 또 출산 후 유모차를 끌고도 다녔다는 '가족 유랑단의 취재 여행'편은

꽤 인상적이었다. 아이를 교대로 보면서 촬영하고 인터뷰하곤 하는데 교대해야할 남편이

안보여서 안절부절해야했던 사연은 지금 내가 겪는 일상과 다르지 않아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 아이가 책 출간시에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고 한다.

도시락의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두 부부의 끈기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믿음'이 도시락 이야기로 <날개의 왕국>이란 잡지 연재를 가능케 했고 

결국 이 책을 완성시킨 셈이다. 

 

 

 

 

일하는 도중 잠깐 짬을 내서 먹는 도시락, 미래를 생각하며 경제적인 이유로 먹는 도시락,

일하는 엄마의 빨리 만들지만 사랑이 느껴지는 도시락, 집에서도 피크닉가듯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는 유치원생의 피크닉용 도시락, 아내 없이 어머니와 딸 둘을 키운

요금 징수원의 도시락, 원숭이 재주꾼의 결혼전 아내가 사준 3단 도시락, 원래 남편이 하고싶어

하던 도시락 취재에 아내인 나오미씨도 함께 하게된 계기가 됐던 아키모토씨의 도시락 등등

 

 

그 아키모토씨가 계기가 되어 도시락 취재를 부부가 하게 되었고 책을 출간하기 직전에 그의

아내가 돌아가신 얘기 그 후로 손자를 안고 있는 사진을 받았다는 얘기를 읽으며 문득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에도 소개된 글 중에 비슷하게 책 출간즈음 저 세상으로 갔노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락은 싸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같이 먹는거라는 책중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때도시락을 싸서 다녔는데 12시 10분이면 점심시간이었다. 시간이 정확하게 지금까지도

선명한 걸 보니 아무래도 그 시간을 학수고대했던 모양이다. 친정어머니께 "어떻게 도시락을 매일같이 쌌어요?" 했더니 "그때는 당연히 그러는줄 알았지" 라는 간단 명료한 대답이 돌아왔다.

고등학교때는 2개의 도시락을 싸며 (아니 동생꺼까지 총 4개가 될때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를

키워내셨던 엄마와 책 속의 묵묵히 열심히 살고 있는 소박한 그네들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나도 아이가 심심해하는 날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피크닉 놀이라도 해볼까...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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