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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기 - 날마다 나를 찾아가는 길
임동숙 지음 / 포토넷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임동숙이라는 저자의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다. 왜일까...? 하며 지난 책이 인상 깊었던 것일까 하고 뒤적여봤는데 그것도 아니다. 누구지...? 유명인중에 임동숙이라는 이름이 있었던 걸까?
저자 소개를 보았다. 공주에서 태어나 부천대에서 사진을 가르치며 카메라를 펜처럼 쓰자는 캠페인을 통한 사진교육에 힘쓰고 있는 분이라고 한다. 인사동의 액자공방 <못과 망치>를 남편과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는데 역시 두 사실 다 나와는 아무 관련도 없다. 거참 이런 경우도 다 있네하며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서 뭔가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책은 마치 대학교 다닐 때의 교양서적같은 느낌이 났다.
책의 제목과 의도에 맞게 누구나가 사진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사진에 관한 전문 용어들은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
누구나가 한번쯤은 질문해봤을 법한 또 카메라나 디카를 장만한 사람이라면 한두번쯤은 해봤을 말들과 생각에 대한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들면 사진 기술 너무 어려워요, 난 감각이 없어요, 무엇을 어디서 찍으면 좋을까요?
남에게 보이기엔 특히 전문가에게 보이기엔 부끄러운 사진인데... 등등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쯤은 해봤을 말이 아닐까?
빛에 대해, 렌즈에대해, 주제와 소재 찾기에 대해, 흔들렸거나 선명하지않은 사진들에 대해(즉 초첨에 관해) 찍어놓은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고 분류하기 마지막으로 그 사진들로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집중해서 읽지않아도 될만큼 어렵지않은 일상적인 용어들로 적혀있었다.
카메라 사용법이나 포커스를 맞추는 요령 노출정도 어떤 렌즈를 사용했느냐 등의 전문적인 책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은 찾으시는 책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ㅎㅎ
그러나 나처럼 사진찍는 거 좋아해서 그런 책을 읽어봐도 당췌 뭔 말인지... 머리속에 쏙쏙 안들어오셨던 분이나 카메라로 즐기며 일상을 기록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어느정도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은 이 책을 읽으며 초보자들보다는 많은 걸 느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막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해 어려운 용어들은 풀어서 썼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예전에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고이 모셔둔 사진찍기 관련 책을 꺼내 부분적이나마 다시 읽은 후 이 책을 보니 처음 읽었을 때와는 받아들여지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마음으로 찍는 것
'대상을 바라보는 시전의 차이는 사진을 생각하는 태도의 차이에서 온다.
멋진 장면을 잡아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터,
일기 쓰듯 사진 작업하기를 권하는 이유이다.' (30p)
설거지를 하다가 물이 담긴 컴을 바라본다. 문득 사진이 찍고 싶어졌다.
하던 일을 멈추고 컵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만약 내 집이 아닌 다른 장소였다면 이 물컵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마음 닿은 대로 찍을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막상 어지간히 용기를 내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들 눈치 때문에 쉽지 않다.(67p)
'사진에 있어서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이고 정답이다.' '이건 이렇게 할 때 더 효과적이다.' 는 식의 말이 없는 저자의 오픈 마인드가 무엇보다 좋았다. 이것저것 너무 생각치 않고 카메라에 일상을 담아가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책이었다. 담고싶은 것을 생각없이 담다보면 점점 감추어져 있던 아니 찾고싶었던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