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그들처럼 - 열한 번 치명적 사랑의 기억들과 만나다
박애희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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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박애희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고 한다. 11편의 사랑이야기 그러나 남자와 여자 각각의 관점으로 바라본 터라, 

총 22명의 사랑 이야기가 먼저 라디오 KBS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또 라디오에서 방송될 때는 오십여명이 넘던 사랑 얘기였는데 책으로 출간되면서 스물두명의 사랑

이야기로 줄고 재구성되기도 했다한다.

내가 자주 듣는 음악프로인데 주의깊게 듣지않은 탓일까. 아님 죽고 못사는 사랑이란 것이

드라마나 소설 혹은 멀리 들려오는 남 얘기에나 있는 것이라는 사랑에 대해 갖는 무상함 탓일까.

아무튼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방송될 땐 모르던 것을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표지는 점잖은 자리에서 대놓고 보고있긴 좀 민망하기도 한 알몸의 두 남녀를 펜으로 그린 듯한

스케치. 사랑이라는 감정에 푹 빠져있는 듯 그렇지만 조금 슬픈 표정의 남녀가 마치 둘이서 

하나인 듯 그려져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를 다 읽고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이 각각 자신들의 큰 딸에게 편지를 쓰듯 쓰여진 글이었는데

치명적인 사랑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어릴때부터 결핵과 폐렴, 티푸스 등

죽을뻔한 고비를 넘기면서 삶을 위태위태하게 살아온 모딜리아니 '저주받은 화가'라고 도 불렸던

그는 결국 36년을 살다가 그토록 살기를 희망했지만 운명의 부름을 받고만다. 그리고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그를따라 뛰어내린 잔 에뷔테른. 그때 그녀의 나이는 22살... 남겨진 두사람의 어린 큰 딸.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겨진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그녀와 뱃속에서 세상 빛도 보지 못한 채 죽어간 두번째 아이 남겨져 훗날 모딜리아니의

고모에게 맡겨진 큰 딸 그 들의 삶이 안타깝고 묵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캐서린 햅번과 스펜서 트레이시의 사랑은 어찌보면 불륜이라고 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각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이와 서로 소원해진 부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더이상 아내와 아이를 상처주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그 남자를 이해하고 끝까지 거리를 지켜가며 영화 속에서나마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고 함께 늙어가는 평온한 노부부가 되는 역할로

만족해야했던 두 배우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같으면 이혼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미국 역시 그 시대에는 이혼이 큰 상처였기때문에

조심스러웠을 것이고 장애가 있는 아이와 그 아이만으로도 너무나 힘겨워하는 아내를 도리상으로도 떠나지 못했던 스펜서 트레이시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러나 남들 앞에서 대놓고 연인이 되지 못했고 늘 중요한 일에선 아내에게 그의 옆자리를 내어주었야 했던 캐서린 햅번의 사랑에 가슴 아프기도 했다.

 

'이렇게 떨어져 지내며 가끔 서로를 돌보는 관계야말로 이상적인 연인이에요.

난 괜찮으니, 내 걱정은 말아요.'라고 했다는 캐러린 햅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사랑했던 남자는 1996년 두 사람의 마지막 작품, 노부부로 출연한 영화 촬영을 마친 2주뒤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그녀는 2003년까지 살았다! 나는 그 세월이 그녀에게 어땠을까 생각하니

그 유명한 캐서리 햅번이라는 여배우가 다시 봐졌다. 사랑도 삶도 강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멋지게

살아낸 것이 유약한 정신으로 자주 흔들리고 힘들어 하는 모든 현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해피앤딩인데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랑의 형태라서

마음에 남아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임종할때 애거서 맬로원이라고 묘비명에 새겨달라고 한

사연을 한번 읽어보시라. 나처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애거서 크리스티가 부러워질지도 모르니. 아, 또 한 사람 비록 사랑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나 부러운 여인이 있는데 그녀의 이름은 클라라 슈만!  왜 내가 부러워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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