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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공감 - 한복희가 제안하는 가족 공감 사랑의 기술
한복희 지음 / 여성신문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책이 내게 도착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받는다는 것 (선물한사람이 다름아닌 '나'라고 한들...) 그건 내게 참 행복한 일이다.
그냥 겉으로 하는 인사정도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마음속으로부터 기쁨이 밀려오는 일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될까.
배송시 살짝 아래부분의 표지가 찢어져서 온건 책을 사랑하는 나로선 아쉬웠지만 말이다~ㅜ
저자는 한복희 現 한복희교정독서연구소소장이라고 한다. 참으로 죄송스럽게도 내게 육아서는
아이 낳기전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분야였기때문인지... 한복희씨라는 작가분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책읽는 엄마 책먹는 아이','준비된 엄마의 교육수첩' 이라는 책 두권을 내신 분이라고 한다.
읽는 동안 작가는 독서지도에서 책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할 수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독서치료사로 거듭나신 분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내고 여기저기 강의를 하시는분들은 나와는 조금 먼 특별한 어떤 능력을 갖고있는 부류의 인간 내지는 특별히 선택된 인간이랄까... 그렇게 먼 존재로만 생각되었는데 읽으면서 아아... 이 분도 나와 다름없는 한 인간이구나. 결코 쉽고 편하게 이 길을 걸어오신게 아니구나... 하고 여겨졌다.
특히 chapter4 엄마,인생을 가르치다에 보면 '꿈꾸기를 연습합니다'라는 글에서 그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저자가 더욱 내 이웃의 누군가처럼 가깝게 와닿게 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프롤로그의 '다른 엄마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아이낳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 죄책감마저 든다.','때로는 베란다에서 뛰어내리고 싶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이를 갖다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어찌나 내 마음 같던지!!!
책을 소중하게 모시듯? 고이 다루는 편이라 밑줄긋기같은건 시험공부할때빼곤 웬만에선 하지않는데 그만 밑줄을 쫘~~~악 그어 버렸다. '그래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육아경험이 없으신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베란다밖으로 Go away하고프다는 대목을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상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를 낳고 키워본 사람이라면 그 순간의 상황들과 벗어나고 싶은 심정들이 어떤건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행히 아직 이성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에휴...' 내지는 이를 '악'물고 다시 제자리로 돌릴 수는 있지만 말이다.ㅎㅎ
육아휴직을 내러 간 날, 중년의 남자 한분이 내게 참 좋겠다고 했다. 속으로 참 모르는 소리한다싶었다. '니가 한번 해봐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베시시 웃어주고 왔다.
또, 오랜만에 만난 아가씨 동료들은 '나도 쉬고 싶은데...부럽다'고 ㅎㅎ;;;
책속의 '시간의 경계'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나와는 다른 시간의 경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이야기한들 배부른 소리나 한다거나 남들 다하는 그거 하나 못하냐고 하겠지.
각자의 '시간의 경계'에서 열심히 사는는것. 그래... 아이의 순간순간에 내가 함께할 수 있다는것,
지금 나의 '시간의 경계'상에서 가장 우선순위인 이 일이 지나고나면 그리워질 수 있으므로, 누군가는 하고싶어도 못하는 일일수도 있음으로 '하루하루 감사하며 이 순간의 아이에게 더 집중해주자'고 마음을 다잡게 했다.
아이를 사랑한다. 그러나 아이를 기른다게 이토록 나의 자유를 온통 희생해가며 이루어지는지는 몰랐다. 그래서 저자는 부부가되고 부모가 되는 과정속에서 특히 아이를 통해 부부가 각자 더욱
성숙해나간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엄마들은 엄마가 되기전에는 몰랐을지도 모를 자신의
밑바닥까지도 한번씩 들여다보이게 되는 것 같은데...
정말 놀라운 스스로의 밑바닥 감정들이여!!!ㅋㅋㅋ~
무엇보다 '늦게 찾아온 아이에게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참 와닿았다. 그리고 그 글에서 추천해주신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영화와 책은 모두 보고싶어졌다.
또, '부부 각자를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에서 언급한 칼릴 지브란의 '분리되어 있음의 지혜'도 부부관계로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좋은 글이 될 것 같았다.
물론 당장 뭘 해결해주진 못하겠지만 어느 책의 한 대목 한 구절을 마음속에 품고 한번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안내서 같은 그런 점들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싶다.
한 제목당 한편의 글이므로 바쁜 사람들에게 잠시잠시 시간내어 읽고 내용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당분간은 어딜가나 내 가방속에 넣고다닐 책이 될 것 같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아이는 '엄마~~~'하며 여러차례 자판을 치는 내 손을 잡아 뺀다.
더 이상은 못할것 같다.
그것이 지금 내가 있는 시간의 경계인것을 어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