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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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마음껏 사랑하자.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것이고 내 삶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그건 너무도 당연한 말이고 의심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왔는지 물어본다면 대다수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위해주는 것과 나 자신을 더 우선시해서 사랑하는 것중에 어느것이 더 낫고 좋은것인지 묻는다면 후자보다는 전자를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타인보다 나 자신을 생각하는것이 이기적인 것 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보다 타인의 기분을 더 이해해주고 챙겨준다면 결국 자신의 황폐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혼하자마자 시부모님과 시댁식구들, 남편과 자식의 눈치를 보며 평생을 살아가는 며느리의 삶이 과연 행복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 답은 명확해진다. 언제나 남을 위해서 살고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 않고 살아간다면 진정한 행복은 결코 맛볼수 없을것이다. 행복해지려면 우선 나 자신부터 일으켜 세워야 한다.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에 의해 검증될수 없다는 말은 굉장히 단순하지만 허를 찌른다. 내 존재의 가치, 내 삶의 가치를 나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시도를 했는가 라는 의문까지 들게 만든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라는,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이 말이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가슴속 깊이 스며들어오게 된다. 나쁜 이기주의가 아니라 나를 좀더 나답게 만드는 좋은 이기주의가 필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내가 하고싶은것,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자립시켜줄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한발짝 한발짝 행복으로 가는 길을 걷게 된다. 오직 내가 행복해야만 결론적으로 나를 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수 있을 것이다. 나를 좀 더 당당하고 자신있게 변모시키고 내 삶의 주체가 바로 나임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만드는 이 책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그동안 잊고살았던 나를 일깨워준다.

초반엔 조금 지루하고 읽기가 어려웠지만 천천히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하려고 하는 말이 어떤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진심으로 알게 된다는 작가의 말 속에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이나마 알게되었다. 나를 믿고 행동해 나가는것, 그것이 바로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첫 단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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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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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는것도 아니고 넓디 넓은 미국땅에서 자전거 하나 달랑들고 여행을 한 작가의 모습에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튼튼한 두 발로 땅을 디디면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고, 롤러 스케이트로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고,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떠도는 여행자들도 있다. 물론 이 책의 저자처럼 자전거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자전거 예차론자들에게 자전거 여행은 무척이나 로맨틱하게 보일수 있겠지만 자전거를 잘 못타는 나에겐 눈앞에 고생길이 훤하게 보이는 듯 하다. 자전거와 내 몸이 혼연일체가 되어 바람을 가르고 숨을 고르며 푸르른 자연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떠오르다가도 오르막길이나 비포장 도로에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돌리는 모습과 함께 쨍쨍 내리꽂히는 뜨거운 햇살이 떠오르니 괜히 내가 목이 마르고 숨이차다.

집 떠나면 고생길 이라지만 자전거 여행은, 게다가 미국땅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여행은 체력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웬만한 의지와 체력이 아니고서는 하기 힘든 일처럼 느껴진다. 이건 저녁 늦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지 않는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미국 땅에 자전거와 지도 한장 들고서 여행을 한다는건, 그것도 혼자서, 나를 시험하는 또 하나의 무대처럼 보인다.

처음 짐을 꾸릴땐 무게가 40kg 이 나와 더딘 출발을 한 그였지만 점점 짐이 줄어들고 그로인해 처음보단 가볍게 여행을 하는 그의 모습은 점차 여행에 익숙해져감을 알게해준다. 즐거운 일도 있고 힘든 일도 겪는 저자의 여행길을 보면서 참 힘들겠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참 행복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에, 꿈꾸어온 일이기에 그는 이 여행을 즐기면서 했겠구나 싶었으니까 말이다.

그가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이게 바로 여행의 참맛이겠구나 싶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부녀의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아버지와 딸이 자전거를 타면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여행 그 자체도 좋겠지만 함께 다니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잘 알게되고 전보다 더 애틋하게 되는 계기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페달을 밟고 지나간 자리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가 알지못했던 미국의 또다른 모습과 역사를 알려준다. 단순히 페달을 밟고 완주하는 일에만 매달린게 아니라 풍경을 둘러볼줄 아는 여유로움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시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게다가 책 속엔 알고싶었던 소소한 정보들이 넉넉하게 들어있다.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했다는 사실만 들어있던 책이라면 난 이 책을 읽고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된건 여행자, 혹은 관광객의 눈으로 여행을 한게 아니라 이 지구에 사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써 미국이라는 사회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넌지시 툭툭 던져주는 그의 글은 담백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책 속엔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겪은 고단함과 힘겨움이 녹아있고 반대로 그로인해 얻은 깨달음과 생각의 변화도 들어있다. 기쁨과 행복도 들어있으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사연과 말을 대신 전달해해 주기도 한다. 또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느낌도 함께 들어있고 여행 한 곳의 모습을 한장의 사진에 담아 그 아름다움을 보게 해주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건 그의 힘든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의 여행에 간접적으로나마 동참한 나 또한 그가 느낀 기쁨을 아주 조금은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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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니아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안진환 옮김 / 시공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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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에게서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다. 그것은 아무도 가지 않는 가시밭길을 가는 도전정신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 길이 쉽지않음을 알고있고 그로인해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수있다는것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성공과 확신을 가지고 그 험한 가시밭길을 헤쳐간다. 그리고 마침내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성과를 이룩해내고 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반대로 눈에띄지않는 평범한 사람들은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을 지켜내는데에만 급급하다. 조금의 위험만 이겨내면 지금보다 더 빛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테지만 현재 누리고 있는 안정을 깨뜨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혹시나 괜히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어쩌나? 일이 잘못돼서 내가 가진 모든것을 다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도전이라는 것 자체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 비록 큰 이익과 성공은 없지만 나름대로 평화로운 지금의 생활을 깨면서까지 도전할 용기는 없는것이다.

지금 내 앞에 장애물이 있다고 치면 사람들의 반응은 두가지로 나뉠것이다. 그 장애물을 치우고 앞으로 전진하는 사람과 그 장애물 때문에 이도저도 못한채 결국은 후퇴하는 사람으로 말이다. 특히 그 장애물이 위험하면 위험할수록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 때문에 더더욱 헤쳐나갈 용기를 갖지 못하게 된다. 그 장애물만 넘으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된다고 해도 말이다.

아마존에 산다는 무서운 피라니아 때문에 아마존 여행을 포기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다. 피라니아의 무서움을 알고있음에도 아마존의 아름다움과 야생적인 자연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피라니아에 대한 공포는 충분히 이겨낼수 있는것이다. 왜냐하면 피라니아 때문에 아마존의 아름다움을 놓칠수는 없기 때문이다. 피라니아처럼 두려운 존재, 예를들어 자신이 고치고자 하는 단점이나 자신이 갖고있는 두려움과 여러 고정관념들을 이겨낼수 있다면 우리는 그 뒤에 숨겨진 성공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피라니아는 실제로 알고보면 그리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잔인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물고기라는 설명을 듣고 그 물고기에 대한 공포심이 점점 더 커졌을 뿐이다. 내 앞에 있는 장애물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그 장애물에 맞서 싸워보지도 않은채 저 장애물은 넘을수 없어, 넘기 힘들어 라고 지레짐작하며 포기하는 사람은 평생 그 장애물을 넘을수 없다. 오히려 마음속에선 그 장애물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더 커질뿐이고 결국엔 넘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나의 모습에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적어도 한가지 이상 꼭 고치고 싶거나 넘어서고 싶은 장애물을 갖고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도 없고 목표에 대한 열망도 없는 사람은 그 장애물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모습이 변했으면 싶고 그 장애물을 넘어서고자 하는 사람들은 무수히도 많이 존재한다. 단지 도전할수 있는 용기가 없을 뿐이다.

내안에 있는 피라니아를 잡고 싶은가? 실은 그 피라니아가 나의 행보를 막을만큼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걸 알고싶은가? 그렇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자. 그로인해 내가 충분히 얻을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얻지못했던 것들을 누릴수 있는 기쁨을 맛보도록 하자. 내안의 피라니아나 다른 사람과 사회가 만든 피라니아는 어쩌면 헛것일수도 있다. 넘어설수 없는 높은 담이 아니라 누구나 다 넘을수 있는 낮은 담 일수도 있는 것이다.

피라니아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면 아마존의 광활한 자연을 볼수 있듯이, 불을 뿜어대는 용을 물리치면 어여쁜 공주를 구할수 있듯이 내 앞에 놓여진 장애물에 맞서 싸울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실은 그렇게 큰 장애물이 아님에도 내 마음속에서 점점 그 부피가 커져가는 장애물에 대한 공포를 이제는 사라지게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될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난 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내안의 피라니아를 잡을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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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
로테 퀸 지음, 조경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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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이를 둔 저자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느꼈던 것들이 얼마나 참기 어려웠으면 이렇게 책으로까지 낼수 있었을까. 그 마음이 내게도 전해져 왔는데 그건 바로 같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겪었던 학교에 대한 생각이 너무도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대놓고 말할수 없는 이런 생각들을 나만 한게 아니었구나. 벽안의 학부모도 똑같이 고민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될 필요성을 느꼈구나 싶었다.

이 책만 읽고나서 무조건 잘못된 교사만 교체하면 다 만사오케이다 라고 말할순 없을 것이다. 그렇기엔 이 교육풍토가 아주 곪을대로 곪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왜 대다수의 교사들이 학생들을 올바로 인도하지 못할까, 제대로 대하지 못하는걸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왜 이들이 이렇게 될수밖에 없었나를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반 이상은 아이들을 가르침으로 인해 보람을 얻길원하는 분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교사가 되고나서 몇년이 흐르면 기존의 교사와 같아지는 것일까. 아이들이 너무나 극성스럽고 말을 안듣기 때문에?그것도 아니면 교사를 쥐락펴락 하는 치맛바람의 학부모 때문에? 아니면 과도한 업무로 의욕을 상실해서 일까? 그 원인을 얼른 찾아서 제대로 된 변화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명을 가지고 교사를 하기에는 분명 한계점이 있다. 아이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가르침에 대한 보람이 없다면 교사라는 직업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특히 요즘같은 시대에는 교사에 대한 존경심도 별로 없으니 할맛이 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이다보니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엔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기에서 문제는 교사를 하나의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고 가르치려는 의지보다는 그저 편한 직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를 가르치려는 의지도 적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에 반대하는 교사들도 있을수 있겠지만 말이다. 의지가 없으니 애정도 없고 애정도 없으니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말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제대로 돌봐주지도 않는 것이다.

내가 학교를 다닐때도 정말 무기력한 선생님이 꽤 많았었다. 수업이라고는 대충 칠판에 끄적끄적 적고는 나머지 시간동안은 거의 자습이었다. 한 수학 선생님은 매번 문제를 풀때마다 틀렸는데 그것을 부끄러워 하지도 않았다. 이러니 무슨 존경심이 생기겠는가. 또 한 선생님은 학부모들에게 뇌물을 받다가 너무나 화가난 한 선배가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교무실로 찾아가 그 선생님 멱살을 잡고 소동을 벌인적도 있었다. 물론 그 선생님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않고 여전히 선생님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형편없고 자질이 부족한 교사가 너무나도 많은 이 시대. 차라리 공부라도 잘 가르치는 학원 선생님에게 존경심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물론 정말 성심성의껏 학생들을 가르치고 챙겨주시는 선생님들이 있다. 하지만 그 몇몇의 좋은 선생님들을 기억하기엔 내게 나쁜 영향을 끼친 선생님들이 더 많았다. 선생님을 보면서 커서 저런 사람이 되야지 라기보단 저렇게 살진 말아야지 라는 선생님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뜨끔한 교사들도 있을것이고 분노한 교사들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의 나는 내 속을 뒤집어 놓은것 같은 솔직한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었다. 교사와 학교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아주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비판책이 계속 나오지 않기 위해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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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2006-11-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보다 존경받는 선생님을 소개한 책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만 가득하네요^^
 
셀프
얀 마텔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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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인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외교관인 부모님 때문에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며 살아가기 때문인지 두가지 언어가 같이 나오는 단락이 많았는데 원서를 봤으면 그 운율을 느낄수 있었겠구나 싶어 아쉬운 감이 들었다. 어린시절의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다양한 주변 환경만큼이나 다채롭다.

특히 살아있는 인간은 남성과 여성, 이 두가지로만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단지 생식기의 차이에 따라 남자와 여자로 처음부터 규정되어 진다는걸 말이다. 그리고 남자는 남편이 되고 여자는 아내가 된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아이는 암컷도 되고 수컷도 되는 지렁이를 부러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사춘기도 되니 그동안 관심을 주지 않았던 자신의 신체에 놀라울 정도의 관심을 퍼붓고 수음이라는 즐거움을 찾게 된다. 어렸을땐 자신의 얼굴과 몸을 보기위해 거울을 보는 일은 없었지만 커 가면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풋사랑도 해보고 여드름에 신경도 써가며 자연스럽게 사춘기를 보내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이 여자가 되는 일이 일어나는데 어렸을때 자신이 토끼로 변하는 꿈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여자가 되는 현실이 닥친다.

만약 내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될까? 난 충격과 두려움속에 제정신이 아닐것이다. 어떻게든 바꿔보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수 없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주인공은 의외로 쉽게 여성으로 변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다. 새로운 성 에 대한 궁금증과 신기함이 그를 적응하게 만드는것 같다. 자아는 남성의 사고방식이지만 몸은 여성인 그녀에게 여자와 사귀는건 남들이 볼때 동성애이고, 남자와 사귀는건 남들이 볼땐 정상이지만 자기 자신이 생각할땐 동성애이다.

이렇게 조금은 우스운 상황이 펼쳐지지만 전혀 우습게 만드지 않는건 여성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심리가 너무도 가슴에 와 닿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어색했던 그의 섹스 이야기가 나중에는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 지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되길 바라게도 됐다. 하지만 강간 이라는 끔찍한 폭력을 당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다시 남성으로 돌아오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책의 내용 대부분이 "성"에 관한 이야기 이서인지 읽는 내내 조금은 부끄럽고 어색했지만 너무도 솔직하고 세세하게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여준 책이어서 무척 즐겁게 읽었다. 그리고 강간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남성으로 돌아오게 한 작가의 의중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분명히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 쉽게 상상하지 못할, 쉽게 쓰지 못할 글 임에는 틀림이 없다. 너무도 급박하게 읽어서 한번 더 찬찬히 읽어봐야 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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