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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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 거대 머리를 가진 메가마인드는 태어날 때부터 악당은 아니었다. 우주 행성에 위기가 닥치자 부모는 메가마인드를 지구로 탈출시키는데 메트로맨도 같이 지구로 보내졌다. 이때부터 둘의 얄궃은 운명은(악당과 영웅)은 시작됐는데, 여유로운 중산층 가정에 무사히 도착한 메트로맨과 달리 메가마인드가 떨어진 곳은 우락부락한 범죄자들이 득실대는 교도소 였다. 메트로맨이 하늘을 날고 사람들을 도와주는 능력을 익히는 동안, 메가마인드는 범죄환경에서 자랐으니 매일 배우는건 나쁜 짓일수밖에 없었다. 또 그쪽 방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으니 악당이 될 확률이 높았다. 그래도 이때까진 메트로시트를 벌벌 떨게 만드는 악당은 아니었고 오히려 정에 굶주린 가여운 꼬마였다.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지만 흉측한 외모와 나쁜 재능 때문인지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았다. 오히려 왕따를 시키기 일쑤였고, 잘하려고 할수록 자꾸 말썽만 일으킨 꼴이 돼 미움만 사게 됐다. 반면 메트로맨은 잘생긴 외모와 약간의 재능에도 열화와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영웅으로 추앙받으니 메가마인드가 악당으로 변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모든 탓을 메트로맨에게 전가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정부분 자극을 주었으니 말이다.  

최고로 나쁜 악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메가마인드는 당연히 메트로맨과 숙명의 라이벌이 됐는데, 한번도 이기질 못했다. 최고로 나쁜 짓을 해도 언제나 이기는건 영웅의 몫이었고 악당은 영웅을 빛나게 해주는 조연일 뿐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메트로 시티 시민들은 자신들을 도와주는 메트로맨을 사랑할수밖에 없었고 그가 없으면 도시의 평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메트로맨 박물관까지 만들며 그를 추앙하는데, 이런 행사를 가만히 지켜볼 메가마인드가 아니다. 메트로맨과 친한 여기자 록산느를 납치해 메트로맨을 끌어들인다. 행성에서 지구로 온 것, 초능력, 여기자 같은 소재들이 슈퍼맨과 흡사한데 딱 거기까지다. 슈퍼맨이 악당에게 지는 법은 없는데, 이 영화에선 메트로맨이 너무도 간단하게 져 버린다.   

메트로시티 시민들 뿐 아니라 메가마인드 조차 놀라 자빠질뻔한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영웅을 이겨보려고 그동안 수없이 록산느를 납치하고, 약점을 찾기위해 애썼는데 의도치않게 그를 이겨버린 것이다. 그토록 원했던 달콤한 승리가 드디어 맛보게 됐고  이제 메트로 시티는 자신의 것이 됐다.  충실한 물고기 친구 미니온과 함께 도시를 휘젓고 다니며 기쁨을 만끽하고, 시민들은 악당이 점령해버린 도시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다. 이제 메가마인드는 악당들이 매일 말하는 '세계정복'을 위한 첫단추를 잘 꿴 셈이 됐다. 하지만 원래부터 심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터라 메트로맨을 없앤 후의 계획은 세우지도 않았다. 더 나쁜 일을 해도 되고 다른 도시를 점령해도 될 테지만 오히려 풀죽어서 지낸다. 그가 없으면 하루가 행복할줄 알았는데 대결이 없으니 심심하고, 영웅이 없는 악당 노릇은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뭐 이런 악당이 있나 싶지만, 그래도 이런 메가마인드이기에 자꾸 마음이 가게 된다. 한번도 칭찬받지 못하고 좋아해주는 사람없이 커왔기 때문에 자신을 더 꽁꽁 싸매는데 익숙했던 것이다. 그리고 평생 해왔던 악당 노릇을 제대로 할수 없게 되자 마음의 갈피를 못잡게 됐고 마음속에 담아둔 록산느와 우연히 친해지게 되면서 숨겨왔던 착한 본성을 조금씩 드러내게 된다. 영웅을 원하는 메트로 시티와 자신을 위해 새로운 히어로를 준비하지만 오히려 더 큰 악당을 만드는 꼴이 돼 위험에 빠지게 하지만 모두의 도움으로 해결해 새로운 영웅으로 부상한다. 악당에서 영웅의 길로 들어선게 부끄럽고 어색하긴 하지만 독특한 영웅이 되어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게 되는 메가마인드. 거기다 여주인공의 사랑까지 얻게 됐으니 이만하면 해피엔딩이라 할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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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 Season of the W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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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없는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의 역사는 인간의 잔인함이 어디까지 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웃끼리 감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마녀라고 밀고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마녀로 의심받은 자 중에 살아남은 이는 없고 재판이라는 것도 형식적이고 온갖 고문을 자행하기 때문에 차라리 죽음이 편할 정도다. 마녀의 처형중 하나를 보면 온 몸에 무거운 돌을 매달아 물에 던져 넣은 후 떠오르면 마녀라고 하는 식이다. 당연히 떠오를수 없는데다 설사 떠오른다고 해도 그것은 마녀라는 증거이니 다시 죽게 된다. 한마디로 마녀라고 찍히면 살 가능성은 0%라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안겨간 흑사병을 비롯해 큰 재앙이 생기면 마녀탓으로 돌리는지라 오랜세월동안 죄없는 이들의 억울한 죽음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종교는 마녀사냥의 선봉장에 섰고 십자군 전쟁 등을 통해 살인을 정당화 했다. 하나님의 거룩한 계시라는 명분아래 말이다.  

14세기 중세 유럽, 오랫동안 십자군 전쟁에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 기사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 또한 자신의 일에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하나님의 기사로서 이교도들을 없애는게 옳은 길이라 믿었다. 친구 펠슨과 함께 적을 처치하고 술과 여자에 탐닉하며 그렇게 살았는데, 어느 날 쳐들어간 성에서 연약한 여자를 죽인 순간에 정신을 차리게 된다. 이교도라 믿었지만 성안에 있던 사람들은 여자와 아이들 뿐이었던 것이다. 이게 하나님의 사자라 말하던 이들이 내건 정당한 전쟁인가. 그저 죄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일 뿐이지 않는가 라는 회환과 죄책감으로 펠슨과 함께 무단 이탈하게 된다. 그들에게 수배가 내려지게 되고 얼마 못가 잡히게 되는데, 흑사병에 걸린 대주교는 중대한 임무를 맡기게 된다. 흑사병의 저주를 내린 마녀를 잡아 두었는데 재판을 받기위해 수도원으로 후송하라는 것이다. 베이맨은 단칼에 거절하지만 빼앗긴 검을 찾기위해 할수없이 승낙하게 되고 마녀호송단에 합류하게 된다.   

마녀사냥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알고있고 성에서 죽인 여성의 환영에 시달리며 죄책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베이맨은 자신이 호송해야 할 마녀가 가녀린 소녀라는 것을 보고 안쓰러움을 가지게 된다. 수도원에서 정당한 재판을 받게 해주마 라는 약속을 하고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런 베이맨에게 사제는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지만 오히려 그런 사제를 의심한다. 실제로 마녀인지를 알수 없을 뿐더러 건장한 6명의 마녀 호송단이 갇혀있는 소녀를 컨트롤 하지 못한다는건 우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녀사냥의 피해자로만 보였던 소녀가 보인 이상한 행동은 진짜 마녀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비록 갇혀있는 몸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탈출할수도 있을 것 처럼 보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마녀호송단의 피해는 엄청났다.  

15세 관람가이고 시대 배경탓에 무서운 장면은 없을거라 여겼는데 웬만한 공포영화 뺨치게 무서웠다.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많았고, 마녀 이야기보다는 퇴마사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 니콜라스 케이지의 많은 출연작들을 보면(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지막에 안좋게(?)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영웅은 쉽게 되는게 아니니까 이해는 하지만 다음 작품에선 니콜라스 케이지의 원래 모습을 보고 싶단 생각도 든다. 판타지 영화 말고 그의 연기를 제대로 감상할수 있는 영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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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 Season of the W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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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보단 퇴마사 이야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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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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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김윤진)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있다. 남편이 죽고 난 후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이 된 딸은 안타깝게도 심장병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사황이다. 아마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겠지만 연희는 딸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다. 그래서 장기밀매 알선업자와 연락을 하게되는데 운 좋게도 연희의 RH-AB 혈액형과 맞는 심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어둠속에서 한줄기 빛을 받은 연희는 이제 딸이 살수있다는 안도감을 갖게 되는데, 구했다는 심장이 아직 살아있는 외국인 노동자라는걸 알고 경악하며 거절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이 죽으면서까지 심장을 팔려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를 알선한 업자의 모습에서 현기증이 일 정도의 경악함을 느꼈다. 아무리 딸을 살리고 싶어도 이건 인간이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하지만 같은 병을 앓은 또래 남자아이의 죽음과 외출후 쓰러진 딸의 상태가 더 심각해지자 연희는 다급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시 알선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딸 때문에 점점 이성을 잃어가려는 찰나, 그녀의 귀에 RH-AB를 가진 뇌사 상태의 환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시 깨어나가 힘들거라는 생각과 딸을 살릴수 있다는 희망에 그녀는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마는데, 그건 바로 환자의 심장을 딸에게 이식시키는 방법이다. 불법이지만 합법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서류를 다 작성하고 환자의 남편과 돈 거래까지 하면서 모든게 잘 풀릴거라고 여겼다. 비록 죄책감이 드는 방법이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환자의 가족과 원만하게 해결했으니 이제 딸은 새 생명을 얻게 된다.  

그런데 아들 휘도(박해일)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었다. 부자남편과 재혼해 떵떵거리며 잘 살고있는 어머니를 그동안 본체만체하고 돈만 뜯어내며 매몰차게 대했는데, 새아버지의 정체를 알고 어머니에게 제대로 아들 노릇 해보지 않았던 후회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처음 병원에 찾았을 때 어머니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인것을 보고 다시 깨어날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것이다. 살수 있는 어머니를 돈 때문에 죽일수 없었고, 끝까지 불효자로 살순 없었다. 그동안 어머니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순 없었다. 그래서 휘도는 어머니를 무작정 데리고 온다.  

연희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많은 돈을 주고 거래를 했는데 이제와서 안된다고 하니 머릿속엔 딸이 금방이라고 죽는 상상만 가득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휘도를 찾기위해 과격한 행동도 불사하고 알선 업자들과 함께 찾아나서는데 항상 우아하고 점잖은 모습으로 살았던 그녀가 점차 광기어린 모습으로 변해간다. 처음엔 연희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나중엔 휘도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 특히 계속 두드려맞는 장면에선 연희가 무서울 정도였다. 그녀의 처지를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딸의 목숨만큼이나 휘도의 어머니 목숨 또한 소중했는데 그걸 강제로 뺏으려 하니 말이다.  

나쁜 마음을 먹었다가 도저히 할수 없었던 휘도도 연희가 강제로 어머니를 납치하려 하자 이내 마음을 바꾸게 된다. 이제 막다른 지점까지 오게된 휘도와 연희는 누가 이기든간에 결코 승리라고 말할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미 너무 많이 상처받고 자책하고 평생 괴로워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니까. 딸이 연희를 보며 무섭다고 한 말이 놓았던 이성을 되찾게 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만약 그 말을 듣지 않았다면 연희는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의 목숨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휘도는 안되는줄 알면서도 붙잡았던 어머니를 가슴 아프지만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후 보인 휘도의 모습과 오열하는 연희에게서 둘 다 가족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했구나 라는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전까진 연희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눈쌀을 찌푸렸지만, 모든걸 포기하고 오열하는 그 모습에 부모이기에 저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하나의 심장을 놓고 피 튀기며 싸움 휘도와 연희는 그 심장으로 인해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들어간다. 잔혹하고 참혹한 인연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할수 있었던 처지였기에 계속 이어나가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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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미 인 - Let m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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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의 왕따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렛미인》은 많은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원작의 인기에 힙입어 2008년 스웨덴 영화로 제작되었고,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를 했다. 떠오르는 샛별 클로이 모레츠가 뱀파이어 역을 맡았는데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배우이다.  

그동안 뱀파이어 하면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성인 남성의 이미지가 일반적이라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12살 소녀가 낯설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어른 뱀파이어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데 그건 아마도 평생 아이의 몸 안에서 갇혀 지내야 한다는 안타까움일 것이다. 어른보다 더 많은 제약이 따를수밖에 없고 필히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 원하지 않더라도 살아남기 위해선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만 했다. 정체를 숨기고 안전하게 피를 공급받기 위해 긴장의 나날을 보내야 하고 같은 곳에 오래 머무를수도 없었다. 그동안 봐왔던 뱀파이어의 화려하고 매력적인 생활과는 달리 너무도 현실적이고 어두운 부분이 많이 나와 12살 아이들의 이야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애비가 피를 갈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왕따 소년에게 가장 큰 고난은 친구들의 괴롭힘 이었다.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고있는 오웬은 학교에 가는게 끔찍할 뿐이다. 오웬을 괴롭히는 아이들은 장난의 수준을 뛰어넘어 잔인할 정도로 집요한데 그중 대장격인 녀석은 '계집애'란 표현을 써가며 끊임없이 못살게 군다. 오웬은 그로인한 스트레스와 가슴에 쌓인 분노를 다른 곳에 풀려고 하는데, 혼자 방에서 괴상한 마스크를 쓰며 살인자의 모습을 상상하고 작은 칼을 구입해 나무에 상처를 낸다. 이혼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친구도 없이 홀로 보내는 오웬.  

그런데 어느 날 옆방에 아버지와 딸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사를 오게 된다. 같은 또래의 딸은 추운 날씨에도 맨발로 다녀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놀이터에 혼자있는 오웬에게 다가오며 둘은 조금씩 친구가 되어간다. 처음엔 친구가 될수 없다고 하던 그 여자아이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오웬과 말을 섞고 큐브 장난감에 관심을 가지며 주위를 맴돈다. 오웬 또한 이 신비로운 여자아이가 싫지만은 않았고 친구가 그리웠기에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모스부호를 통해 놀이터에서 만나지 않더라도 방 벽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풋사랑까지 느끼게 된다. 애비 또한 오웬이 준 캬라멜을 억지로 먹으면서까지 그와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비밀이 오래 갈수는 없었다. 어린 오웬이 보기에도 애비와 아버지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했고, 학교도 가지 않고 맨발로 다니는 모습 등에 의문점을 가졌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건 애비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아지트에 초대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 초대가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세상밖으로 드러내게 되고, 둘의 관계는 전보다 더 나빠지거나 더 끈끈해질수 있는 갈림길에 서게 만들었지만 말이다.  

뱀파이어로서 강한 힘은 가졌지만, 사람을 죽이고 피를 얻는데 밖에 쓸수 없는 애비에게 오웬과의 우정은 선을 넘은 결정이었다. 정말로 오웬을 위하고 친구로서의 마음이 있었다면 정체를 드러내기전에 스스로 차단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따스함은 외로웠던 그녀에게 차마 뿌리칠수 없는 감정이었고, 위험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그런데 오웬의 감정과는 반대로 애비의 감정이 사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버지로 보이던 사람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들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애비의 접근이 사랑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보호자를 원했던건지 헷갈리게 됐다. 애비와 오웬의 관계가 몇십년전 애비가 겪었던 것의 반복처럼 보였으니까. 친구와 보호자가 절실히 필요했던 오웬이 결국 애비의 보호자가 되며 둘은 아무도 모르게 떠난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앞으로 벌어질 일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채 말이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둘은 즐겁게 웃고 대화를 하며 그동안 충분히 받아보지 못한 관심을 서로에게 준다. 그래서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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