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정원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다은 옮김 / 샘터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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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탄생시킨비밀의공간 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책.
2019년에 두 번째 유럽 방문에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다녀왔다. 모네의 여러 꽃 그림, 수련 등을 보며 모네가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했고, 생의 후반부의 열정을 쏟아 만들고 가꾸었다는 그의 집, 정원이 정말 궁금했었는데, 하루 일정을 넣은 그 방문이 참 좋았더랬다. 4월에 가서, 핑크색 튤립도 실컷 봤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왔을 때, 모네의 정원을 떠올렸는데, 이 책을 보니, 정원을 꾸민 사람은 모네만이 아니었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자신의 정원이 필요했는지, 아님, 자연을 사랑하고 정원을 가꾸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화가가 되었는지어느쪽이 먼저인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물론, 자신의 집과 정원을 원하는 대로 설계하고 꾸미고 완성하려면 재력이 필요해서, 이렇게 한 화가들 대부분은 당시에 성공한 화가의 반열에 올라간 사람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땅을 장기 임대해서 또는 여러 화가들이 돈을 모아서 꾸민 경우도 있다.
책의 전반부는 개인의 정원을, 후반부는 화가 마을을 (~~파) 다루고 있고, 화가들이 사망한 후, 버려져있던 집, 정원들은 후대인들이 수리, 복원해서 공개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집과 정원은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p322)

예로부터 많은 화가들이 꽃을 그렸지만 (정물화 등), 인상파가 등장하면서 정원이 큰 역할을 했다. 빛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쉽게 접하는 곳이 바로 정원이었던 것. 자포니즘의 영향으로 정원 꾸미기에 옛 영국궁전 스타일에 일본스타일이 접목된 것도 유행이었다.

당연하게도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도 올라와있다. 모네는 성공하기 전에도 아르장퇴유, 베퇴유에도 빌린 집이지만 멋진 정원을 가꾸웠다. “화가들의 정원과 예술을 나란히 두고 이야기하게 된 것도 정원을 예술 세계의 중심에 두었던 모네의 역할이 컸다.(p201)”

이 책에는,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화가들이 자신의 정원을 꾸미는 과정이 정원 도면과 함께 실려있다. 현재 공개된 정원에 핀 꽃들도 사진에 담겨 화사하게 독자를 맞이한다. 화가들은 정원을 자신들의 캔버스로 여겼다.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색상의 꽃을, 토양에 맞게, 계절감에 맞게 심었다. 사후 정원을 복원할 때, 화가들의 그림을 참조했다는 이야기가 인상깊다. 쉽진 않겠지만, 정원 투어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

표지그림도 넘 좋고 (P.S.크뢰이머의 장미들), 속표지에 모리스앤코의 대표적인 디자인 ‘제비꽃과 메발톱꽃’을 넣어서 참 센스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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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 레이 - 혁명과 낭만의 유체 과학사
민태기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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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0일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했다. 대한민국 순수 국산 기술로 이루어진 쾌거로 아마도 거의 모든 국민들이 발사 중계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이번 발사에는 수많은 기업과 과학자들,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는데, 이 책 ‘판타레이’의 저자 민태기 박사가 소장으로 있는 (주)에스엔에이치 연구소에서는 연료펌프 부분에 참여하고있다.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유체 역학은 어려운 분야라고 한다. 그래서 사실 읽긴 했어도 이게 무슨 말인가 싶고 (온갖 법칙과 수식..그냥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그래서 사실, 이론적인 면은 밀어두고, 흐름을 (마침 책 제목도 그러하니) 따라가 본 것으로 만족한다. 그럼에도 과학이 발전해온 과정을 천재들의 살아온 모습과 더불어 훑어 볼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인류사에, 과학사에 어느 특별한 천재가 불쑥 혼자 튀어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도, 앞서 선배들이 연구했던 많은 결과물 위에 자신의 발견을 보탤 수 있었던 것이다.

‘판타레이 (panta rhei)’는 ‘모든 것은 흐른다’라는 뜻으로, 모든 사물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마치 흐르는 유체처럼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p9) 이 의미처럼, 과학이 끊임없이 흐르며 발전해 온 과정을 담고 있다.
과학사 이야기이긴 하지만, 철학,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전반에 펼쳐져 정말 재미있다. 수학과 과학의 논쟁은, 당대 시대적 배경과 정치적 상황과 직접적으로 얽혀있었고, 철학 또한 결코 추상적인 정신 세계에 대한 형이상학적 사고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과학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알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인류 전반의 문화사를 접했다. 저자의 지식의 방대함이 정말 놀랍다. 나로서는 주요 과학에 대한 이야기보다 사람들에 얽힌 스캔들이 더 재미있었다.ㅎㅎ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우리나라의 문이과로 나눠져 이루어지는 교육으로 반쪽 지식인, 반쪽 시각을 키운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10대 중반에 어떻게 자신의 삶의 길을 선택한다는 말인가.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여러 방면으로 충분히 경험하고 공부한 후, 자신만의 색을 찾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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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오류투성이지만, 그런 잘못은 종종 저지르는게 좋아 (쥘 베른, 지구 속 여행에 나오는 대화 p201)
과학은 고립된 개별 분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탄생시킨 우리 사회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사고의 산물이다. (p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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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레이 #민태기 #찰스배비지 #에이다러브레이스
판타레이를 읽고 있는데, 방대한 자료에 놀라고 있다.
과학사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치, 문화, 예술 전반에 아울러,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언급되는 수학자, 과학자들은 그야말로 천재들.

1819년 찰스 배비지는 파리를 방문하고, 당시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던 수학표 프로젝트- 프로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다. 자동계산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배비지는 ‘차분엔진’을 설계하고, 영국정부의 지원을 받으나 미완성에 그친다. (1991년에야 첫번째로 완성했는데 완벽하게 실행되었다고) 1833년, 배비지는 논리연산을 포함한 새로운 기계를 설계하는데-해석엔진- 영국정부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지원을 거절한다.ㅎㅎ
이 해석엔진을 분석한 논문을 이탈리아인이 프랑스어로 발표하는데(후덜덜), 배비지는 바이런의 딸 에이다 러브레이스에게 번역을 맡기고, 1843년 러브레이스는 번역서에 알고리듬에 따른 명령문까지 제시한다. 인류 최초의 프로그램이라고.
수학천재인 러브레이스는 도박에 빠지고, 자신의 수학 모형이 제시해 준 확률에 배팅을 거듭하다가 가산을 탕진하고 36세에 자궁암으로 사망한다.

영화 21은 수학천재들이 블랙잭으로 라스베가스에서 돈을 버는 이야기인데, 수학 천재라고 다 도박을 잘 하는 것은 아닌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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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유창선 지음 / 새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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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유창선선생님의 신간 인문에세이 ‘나를 찾는 시간’을 읽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30여년간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 SNS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던 저자는, 2019년 뇌종양으로 대수술을 받고 투병의 시간을 보냈다. 저자와는 페이스북 친구사이인데, 지난 몇 년간은 팔로잉만 하다가, 저자가 투병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한 후 친구 신청을 했었다.

투병과 재활 시간을 거치고, 저자는 그동안의 삶과 완전히 다른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다. 요즘 그의 페이스북 피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신체 기능에 대한 놀라움에 이어 (책에서도 씌여있듯 약간의 후유증은 있지만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 이제 달리기를 시도하면서, 소소한 생활에 대한 즐거움 (달리기에도 많은? 소품이 필요하다..ㅎㅎ), 시류에서 벗어나 ( 이건 보기 나름이긴 한데) 고즈넉한 삶을 관조하며 깊어진 철학, 가족애 등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저자의 삶에 대한 관조가 담겨있다. 읽는 내내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저자와 비슷한 나이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살아온 터라, 더 그럴지도.
나 또한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고 있고, 오래 전, 사춘기 아이들과 투쟁하듯 살다가 암 선고를 받았었고, 그 이후 그야말로, ‘내려놓기’가 생활의 신조가 되었다. 나의 내려놓음은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봐주는 것 (즉, 내 욕심 버리기) 그리고 그 느려진 템포에 나를 위한 시간을 넣는 것으로 이어졌다. 물론 생활을 책임져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하긴 했지만. 그리고 이제, 남편이 내려놓음을 실천해야하는 시기이고. 살아가다보니, 결국 마지막은 부부 뿐이다 싶다. 좀더 나아가면 나 자신이 되겠고.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리가 진정으로 외로운 것은 무리와 떨어져 혼자일 때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스스로와 이별했을 때였다’(p9) 라고 썼다. 나의 모습이 어떤지, 과연 잘 해오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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