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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시간 -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
유창선 지음 / 새빛 / 2022년 7월
평점 :
정치평론가 유창선선생님의 신간 인문에세이 ‘나를 찾는 시간’을 읽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슬프지 않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30여년간 방송과 신문, 인터넷 언론, SNS 등 다양한 매체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던 저자는, 2019년 뇌종양으로 대수술을 받고 투병의 시간을 보냈다. 저자와는 페이스북 친구사이인데, 지난 몇 년간은 팔로잉만 하다가, 저자가 투병 후 다시 활동을 시작한 후 친구 신청을 했었다.
투병과 재활 시간을 거치고, 저자는 그동안의 삶과 완전히 다른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다. 요즘 그의 페이스북 피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신체 기능에 대한 놀라움에 이어 (책에서도 씌여있듯 약간의 후유증은 있지만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 이제 달리기를 시도하면서, 소소한 생활에 대한 즐거움 (달리기에도 많은? 소품이 필요하다..ㅎㅎ), 시류에서 벗어나 ( 이건 보기 나름이긴 한데) 고즈넉한 삶을 관조하며 깊어진 철학, 가족애 등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저자의 삶에 대한 관조가 담겨있다. 읽는 내내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저자와 비슷한 나이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살아온 터라, 더 그럴지도.
나 또한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고 있고, 오래 전, 사춘기 아이들과 투쟁하듯 살다가 암 선고를 받았었고, 그 이후 그야말로, ‘내려놓기’가 생활의 신조가 되었다. 나의 내려놓음은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봐주는 것 (즉, 내 욕심 버리기) 그리고 그 느려진 템포에 나를 위한 시간을 넣는 것으로 이어졌다. 물론 생활을 책임져주는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하긴 했지만. 그리고 이제, 남편이 내려놓음을 실천해야하는 시기이고. 살아가다보니, 결국 마지막은 부부 뿐이다 싶다. 좀더 나아가면 나 자신이 되겠고.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리가 진정으로 외로운 것은 무리와 떨어져 혼자일 때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스스로와 이별했을 때였다’(p9) 라고 썼다. 나의 모습이 어떤지, 과연 잘 해오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