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언급할 때 항상 추천되는 소설이었는데, 이제서야 읽어봤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 나이 되다보니, 이젠 사회의, 역사의 불평등에 대해 ‘가져야하는’ 분노는 활활 타오르기보다는 숯처럼 잠재된 상태라서 그런지. 계속 낄낄댔다.
거울을 보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좌우가 바뀌어있다. 왼쪽 볼에 있던 점이 오른쪽에 찍혀있고, 항상 뻗치는 오른쪽 머리카락은 왼쪽 하늘로 뻗친다. 그렇지만 거울 속의 내가 나임을 안다. 이 소설이 딱 그렇다. 소설 속의 맨움들, 현실 속의 여자들. 소설 속의 움들, 현실 속의 남자들.
극도로 저하된 출생률, 결혼기피 등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소멸될 나라가 될거라고 한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감탄한다. “우리나라. 진짜 화끈하군! “ 한강의 기적이란 칭송을 받으며 급성장한 우리나라는, 급변하는 젊은 세대의 의식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더니 - 호주제가 없어지면 뭐해!- 드디어! 그 결과물이 이런 식으로 도래했다. 그동안은 (나도 ) 참는 것이 미덕이라 배워왔는데, 이제 더이상 참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니까. 하하하. 어떻게 키워온 나라인데 라는 말을 듣는다. 보세요, 수없이 많은 나라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습니다. 생물도 마찬가지. 요즘은, 인류가 과연 지구에 필요한 존재인가 자문하곤 한다. 공존하지 않으면,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그 끝은 결코 좋을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신만이’ 그렇게 살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옮긴이 히스테리아는 1995년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과에서 만난 이현정, 엄연수, 윤자영, 노옥재 등이 결성한 여성주의 문화기획 집단으로 공동번역을 했다. 이 소설은 1996년 첫 출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