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도서관 개관을 보고 반가워서 들어갔다가 집어온 책.
어떤 책인가 검색해보니 독일에서는 해리포터를 제치고 ‘향수’이래 가장 많이 읽힌 작가라는 소개가 있어서 무조건 집어왔다.
(독일 사람들은 이런 책을 좋아하는구나..ㅎㅎ)
17세기 유럽을 폐허로 만든 30년 전쟁(1618-1648) 배경으로 마법사로 몰려 죽임을 당한 아버지를 둔 틸- 집을 떠나 광대로 산 틸 울렌슈피겔을 중심으로 (원래는 14세기 독일 민담 속 광대), 권력 투쟁의 장이 된 30년 전쟁에서 소모품처럼 희생된 민중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판타지 소설의 성격이 짙고 역사 소설의 맛도 느낄 수 있다. 역사 시간에 무의식 중에 기억된 ‘베스트팔렌 조약’이 소설의 마무리.
작가의 상상력에 기대어 독일 역사, 문화를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대결, 상업과 무역이 활발해지며 서서히 힘을 모아가던 자본가, 상인, 기술자들. 독일어로 시를 짓기 시작하고, 노래를 부르는 문화 혁명의 시대가 열리던 시기.
옛날 유럽 궁정에서는 광대가 꼭 있었다. 광대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왕에게 유일하게 농담 섞어서 바른 소리를 하고 욕도 할 수 있는 존재. 이런 불문율은 왕에게도 족쇄가 된다. 주인공 틸은 광대로 살면서 온갖 장난으로 사람들을 골탕 먹이고, 성직자나 권력층을 조롱하는 캐릭터이다. 하는 행동을 봐서는 여러번 사형 선고를 받을 만한데, 의외로 사람들에게 의지가 되기도 하고.
이 소설은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였고, 넥플릭스 TV 시리즈로 제작중이라고. (꼭 봐야지.ㅎㅎ)
소설 속 여러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
하나는 틸의 아버지 클라우스의 곡식 더미에 대한 의문, 어디까지가 더미인가. (진짜 어디까지가…??)
하나는 흰 아마천을 넣은 액자의 역할..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