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욕 누벨바그 3
아르띠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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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대출

‘소설 뉴욕‘에는  6명의 작가들이 쓴 각각 한 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작가들의 이름을 보면 알게 되듯,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고, 영어로 씌여진 소설을 한글로 번역해서 실린 것(파트리샤 박- 32번가에서)도 있고, 한국이 주거주지이긴 하나  해외를 이웃집 드나들 듯 자유로운(?) 뉴노마드도 있고, 소재 또한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머무는 고충을 그린 것이다.

실린 작품은
박생강- 맨해튼 럭키스타
프란시스 차- 살아가는 동안
SOOJA- 그라운드 제로
파트리샤 박- 32번가에서
강민선- 아임 파인, 땡큐
홍예진- 미뉴에트

프롤로그에서 홍예진은  뉴욕에 대한 애증을 버리지 못한 채 언저리에서 애면글면하는 수많은 삶을 이야기 한다. 여섯 명의 작가들은 풀어낸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바로 내 가족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구인지 아는 얼굴일 수도 있다.

책을 덮으며 느낀 첫 감성은...‘집 나가면 고생이구나‘ 라는.  후천적으로 습득한 외국어는 한계가 있고, 그곳에서 태어난 2세들은 반면, 1세대 부모를 포한함 가족과의 의사 소통이 힘들다. 물론 언어에 부족함이 없는 한국에 살지만, 같은 한국어를 써도 불통이긴 하지만.  언어소통이 어렵지 않다 하더라도, 태어나서 경험으로 얻은 문화체험은 또 다르고.

좁은 한반도에서 복작이며 피곤하게 살 필요없이 넓은 세계로 나가 우수한 유전자의 한국인으로 (나는 우리 한국인이 유태인과 유사하게 열정과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마음껏 살아보라고 말하곤 했는데, 내 터를 떠나 사는 것은 역시 힘들구나.

여섯 편 모두 뿌리 내리지 못한 불안을 담겨있다.
자신도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도 이태리 노숙자를 배려하는 미세스 마. (밤색머리가 진짜 마돈나일까?ㅎㅎ)
유학생활을 청산할  상황에서 베이비시터로 일하던 다혜.(이후 어떻게 전개될까? 가장 궁금한 소설.)
유일하게 한국에서 생활하는 영호의 선택. (일단 아내의 의사를 존중해야지요)
언어 소통에 문제가 큰 유학생 레이첼. (처지가 바뀌고나서 비로서 알게 된 것들.)
어머니와의 관계를 조명한 강민선와 홍예진의 소설이 특히 심금을 울린다.
너무 늦었더라도, 모녀간의 묵은 오해가, 갈등이 이 해소되는 것은 그나마 행운일까? 적어도, 나중에 엄마를 떠올릴 때 더이상은 분노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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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극장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5
홍예진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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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극장 #홍예진 #폴앤니나 #소설 #도서관대출

구 소나무 극장, 현 파인아트센터의 유령을 모티브로, (‘오페라의 유령‘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섭렵하는 대작이다. 대하소설 감 소재인데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축약된 느낌.
그만큼 등장인물도 많고, 에피소드도 많아서 처음엔 적응하기 좀 힘들었다.

해방 무렵 연극 3인방으로 똘똘 뭉쳤던 영림, 인석, 수찬은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인연의 끈이 끊어진다. 이후, 수찬은 소나무 극장(영림이 이름 지은)을 짓는다.
현대로 와서, 파인아트센터에서는 창작 뮤지컬을 올리려 한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지은은 작업 중 골동품 시계를 만지다가 어떤 남자를 만난다.  1929년 생 차인석. 그는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이 곳을 떠날 수 없다는데.

이 소설의 장르를 어디에 분류하면 좋을까?  이루지 못한 사랑이 기저에 깔린 미스터리 스릴러? 과거의 연극 3인방과 그들의 후손들의 인연이 뮤지컬 준비 과정에 촘촘히 엮여있다.

일제 치하와 해방, 한국 동란을 겪어온 우리 부모님들 세대는, 아무나 어느 한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한 편의 대하드라마를 들려 줄  것이다. 개인의 삶, 개인의 목적은 아무 의미가 없던 시절. 생존이 곧 최고의 목표가 되었던 시절. 현대를 사는 우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새삼, 현재의 행복을 고마워해야한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지 않게. 충실히. 뜨겁게 살아야지.
그리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지.

걸음을 서버리는 까닭은
서너 걸음 안개 건너편
한 폭 그림자 흔들리고 있음이오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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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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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씨의기묘한저택 #하지은 #장편소설 #도서제공

황금가지 출판사의  #하지은의낮과밤세트 #릴레이서평단 에 선정되어 읽었다. 한국 2세대의 대표적인 하지은 작가의 소설은 사실, 이번에 처음 읽게되었다. 릴레이 서평단이라는 기획이 참신했고, 요즘 같이 무덥고 습한 날엔 기발한 상상력의 장르 소설이 무기력한 심신에 에너지를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신청했는데, 과연 내 바람대로였다. 더구나, 이 소설을 원작으로 미국, 캐나다에도 동에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이 있다고.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 낮과 밤 세트여서 (총 4권) 이 소설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은 낮과 밤 중 어디에 해당할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낮‘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검색해 보니, (땋!) 낮이다. 잔혹한 스토리이지만 결말은 따뜻하다.

어느 도시에 7층으로 이루어진 보이드 저택이 있다. 각 층에는 다양한 입주민- 박제사, 시인, 젊은 부부, 병든 노인, 노부인, 의사- 이 살고 있고  각 입주민에게는 각각의 사연이 있는데, 1층부터 그 사연이 펼쳐지는 스토리이다. 3층에 사는 라벨이라는 다정다감한 청년은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소원은 단 한 번만 가능하다. 그 소원은 대부분 예상치 않은 결과로, 잔혹한 대가를 요구한다. 그런데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그 남자는 자신의 소원만은 빌 수가 없다

왜 소원을 들어주는데 비극으로 이어질까? 그리고 라벨은 어떤 존재일까?

세상에서 무엇이든 단 하나 이룰 수 있는 소원을 남을 위해 쓰는 사람은 없단다. p411
아무도 그런 소원을 말한 자기자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들어준 그 친구를 원망할 뿐이죠. 당신들 모두 연약하고 비열한 겁쟁이들이기 때문입니다. p429

그림 형제 동화 같은 잔혹 동화가 떠올려지는 전개인데,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아려왔다.  기저에는 깔린 모든 사랑이 아파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허락 받지 못한 사랑, 일방적인 사랑, 소유할 수 없는 사랑, 거짓 사랑. 끝없이 애태우는 그 감정은 등장 인물들을 극과 극으로 몰고 간다.  사랑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보낸다.  사랑함으로 사람은 천사가 될 수도, 악마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소원을 빈 그(또는 그녀)를 비난할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  내가 그 처지였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으므로. 그리고 이타적인 사랑.  라벨은 마침내 그의 구원자를 만난다.

오랜만에 독특하고 ‘기묘한‘ , 그러면서도 마음에 울리는 소설을 읽었다. 시간순식. 이어지는 두번째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지 궁금하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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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 교토의 역사 -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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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문화유산답사기_일본편3 #교토의역사 #유홍준  #창비

교토는 일본 역사에서 1천 년간 수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 문화의 진수가 여기에 다 있고, 일본미의 꽃이 여기에서 활짝 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5)

유홍준 교수가 5권으로 엮은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에서 교토만 3권을 할애한 이유이다. 유교수의 판단에 나도 절대 동감이다.  실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사찰이 13곳, 신사가 3곳, 성이 1곳. 모두 17곳이나 된다고. 워낙 방문할 곳, 볼 것이 많아서, 교토를 충분히 답사하려면 3박 4일로 두 차례,  2박 3일로 세 차례를 다녀야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교토편 시작은 광륭사와 이 곳에 있는 일본 국보 1호 ‘목조미륵반가사유상‘, 도래인 진하승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국의 국보 제 83호 ‘금동미륵반가상‘과 비교하여 읽는 재미가 있다. 유교수의 답사기는 다 이런 형식이다. 깊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내용을 담고 있다. 알고 있었던 (예를 들면 발가락 모양의 차이) 정보가 책 속에 나오면 반갑고, 조금씩 더 알게되는 것이 즐겁다. 일본 국보 1호라고 해서 그만큼 인정받는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행정편의상 번호를 매긴 것에 불과(?)해서 허탈했다. 물론 순서가 뒤였어도 국보!

나는 교토에서는 청수사와 구교토거리를 방문했었는데, 이 곳 이야기도 당연히 담겨있어서 반가웠다. 특히 청수사가 연력사와 흥복사의 대립(남도북령)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일본 그림 중에 승병들이 두건을 쓰고 싸우는 그림이 있는데, 처음 그  그림을 봤을 때는 왠 두건들? 하고 그저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그 그림이 책에 실려있다. 얼마 전에 본 일본드라마 ‘가마쿠라 도노의 13인‘에서 유독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신기했는데 (죽기 전 불교에 귀의하고, 불상 제작을 의뢰하고) 이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갔다. 청수사 내의 오토와 폭포에서 나는 세 물줄기의 물을 다 받아 마셨는데 (지혜, 연애, 장수 상징) 그중 두 가지만 선택해야지 셋 다 마시면 불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다 해서..이제서야 벌쭘!

무엇보다도 도래인들의 역할에 알고는 있었지만 놀랍다. 우리 선조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하타씨라는 성씨를 받음) 교토 가쓰라강에 제방을 쌓아 농지화했고, 이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교토가 가능했다는 것. 그 외에도 다방면에서 절대적이었다.  ˝고대 교토의 형성에 있어서 최대 공로자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p59)˝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다. 교토에 대한 3권의 책 중 이제 한 권 읽었다.이어지는 책에서는 어떤 걸 알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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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친화력 을유세계문학전집 12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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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친화력 #요한볼프강폰괴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도서제공 #고전문학 #소설 #괴테

괴테의 장편 소설 ‘선택적 친화력‘은 독일 문학 최초의 사회 소설로 평가받는 걸작으로 인간의 감정과 이를 적절히 통제하고 억압하는 결혼 제도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이라 한다. 선택적 친화력이란 두 물질이 서로 만나 상호작용하여 새롭게 결합하는 현상을 뜻하는 화학 용어. 첫사랑이었으나 가족의 반대로 다른 사람과 결혼하였다가 각기 홀로 된 후 결혼에 도달한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그리고 부부의 삶에 끼어든 대위와 오틸리에, 네 사람의 관계를 비유한다.

중년의 나이에 다시 만나 둘만의 오붓한 생활을 꿈꾸던  샤를로테와는 달리 에두아르트는 절친 대위가 우울한 상황에 빠지자 데려오고 싶어하고, 샤를로테는 죽은 친구의 딸 오틸리에를  데려오는 조건으로 수락한다. 샤를로테는 부부 생활에 다른 사람이 낌으로해서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을 예감하는 듯 하나 남편의 고집을 꺾지 못한다. 마침내 새로운 두 사람이 합류한 생활은, 우리가 예상하는 그대로 흘러간다. 사람만 좋지 어린아이같은 남편과 달리 이지적인 대위는 곧 사려깊은 샤를로테의 마음에 들어온다. 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에게 정신없이 빠져든다. 에두아르트는 아내와 친구의 호감을 눈치채고, 자신의 사랑을 진행할 힘을 얻는다. 그러나.

괴테는 이 소설을 통해, 파트너와의 행복한 결합이 아니라 사회 및 경제 공동체 관계에 속하는 것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제도에 불과한 결혼을 비판했다고 한다. 그 허울을 뚫고 사랑이라는 에로스가 분출하는 현실을 포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주변에서 강제하는 결혼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는 다시 만났죠. 지난 추억을 즐거워했고, 추억을 사랑했으며,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었죠. ˝ (p15) 라는 샤를로테의 말은, 불같은 뜨거운 감정은 없더라도 남은 평생, 같이 할 운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샤를로테를 되찾기 위해 그녀와의 결합을 밀어붙인 에두아르트가 새로운 ‘젊고 아름다운‘ 여인에게 빠져들어가는 장면은 글쎄. 이 남자 뭐지?하는 느낌밖에 안온다. 좋게 말해 사랑으로 포장했을 뿐.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저 한 해 한 해 숫자를 더해가는 것만이 아니다. 에두아르트가 꿈꿨던 미래, 아내와 친구가 결합하고 자신이 새 연인과 함께 하는 그 모습은, 21세기인 지금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직도, 우리는 불필요한 사회 제도의 억압 속에서 살고 있는가?  더구나, 샤를로테가 낳은 아이가 죽자, 사랑의 방해물이 없어진 것으로 여기다니. 제기랄. 그리고 이를 수습하는 샤를로테의 태도도. 젠장.

괴테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작가들도 어느 정도 다 자신의 경험에서 글이 나온다.) 이 소설을 읽으며, 괴테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졌다. 낮은 사회적 지위의  아내와 15년 간의 동거 끝에 정식으로 결혼했다는 것을 보면, 결혼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내와 고통이 있었던 것 같다. 아내를 버리지 않고 정식 파트너로 삼았다는 것을
보면 진정한 사랑이었나보다. ‘결혼이라는 것은 대개 선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운명이며, 운명은 그 선택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p436(역자 해설)‘ 이 표현처럼, 에두아르트도 자신의 선택에 보다 충실하고 진실했어야 한다고 본다.

사랑만을 믿기엔 나는 이미 너무 나이가 들었는가?  (곧 60 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달달하고도 뜨거운 정열을, 아닌 줄 알면서도 휘몰아치는 유혹을, 운명을 믿지 않는가? 미혼의 젊은이들, 결혼한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은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 이제는 좀처럼 책을 읽으며 흥분하지 않는데, 괴테는 정말 대단한 작가임에 분명하다. 나를 이렇게 열받게 하는 것을 보면.

증오는 편파적이지만 사랑은 더욱더 편파적이다. p148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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