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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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소개말을 보며, 급관심이 갔던 토마시 예드로프스키의 장편 소설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Swimming In The Dark”을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읽다.

대학교육의 마지막 과정인 강제 농촌활동에서 나( 루드비크)는 너(야누시)를 만난다.
“나는 모르는 얼굴 속에서 너만을 알아보았다.”(p51)
어린 시절, 죽마고우에게서 묘한 설레임을 느꼈던 나는, 출간되지 않은 동성애 소설 ‘조반니의 방’을 너에게 빌려주면서, 내 마음을 전하고, 농촌활동을 마치고,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몇 주간 자연속에서의 자유롭던 동행은 바르샤바로 돌아온 후, 이전 같지가 않다. 체제 안에서 안주하고 성공하고자 하는 너와 자유를 꿈꾸는 나. 박사과정 진학이 좌절된 나는, 미국에 있는 삼촌을 방문한다는 구실로 그 땅을 떠나고, 멀리서 폴란드 노조운동 뉴스를 지켜보면서 너를 추억한다.

퀴어소설이기도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에서 숨막혀하는 청년의 갈등을 자유에의 갈망과 연결하여 훌륭히 그려내었다. 청년은 자유롭게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싶고, 사랑도 자유롭게 하고 싶다. 박사과정 조차 소위 ‘인맥’이 없으면 시도하기 어렵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성애는 사회 문화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것이었고, 문화적 전통이 강한 사회주의 체제의 폴란드는 더욱더 그러했고. 청년은 그 사회에서 숨막혀하며 탈출을 꿈꾸지만, 그 탈출마저 쉽지는 않다. 청년의 연인은 자신만의 사랑의 방식으로 청년의 탈출을 돕는다. 놓아줌으로. 자신의 사랑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음으로.

어떤 사랑이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 바람직하다는 것이 무엇일까? 동성애에 대한 편견의 역사는 오래되었고, 그만큼 동성애도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마음에 악이 있어서 그런 사랑에 빠지는것은 아니다. 사랑은 우연히, 어떤 특정한 모습으로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다. 하필이면 그 대상이 바로 ‘너’였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파트너는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했다. 같은 것을 보고, 같이 느낄 수 있는, 같이 나눌 수 있는.

작가의 첫 데뷔작(영어로 씌여진. 5개국어를 한다고 한다)이라고 하는데, 폴란드계 부모님을 둔 작가이고 독일 출생이지만 폴란드에서도 살았다고 해서인지, 폴란드 문화( 역사, 관습, 음식 등 )며 바르샤바 정경등이 매우 구체적이다. 60년대 후반부터 1980년 바웬사가 이끌던 폴란드 노조 저항운동이 태동하던 무렵의 폴란드가 눈에 보이듯 묘사된다. 번역도 그 문체에 푹 빠져들 만큼 자연스러운데, 단 하나,’~~했더랬다’ 라는 표현이 많이 나와서 원문은 어떤지 궁금하다.

사전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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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라미 현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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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진작가의 참전용사 기록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라미현 사진작가의 기록물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를 읽었다. 작가는 2016년 ‘대한민국 육군군복’ 사진전을 개최하며 우연히 만난 참전용사의 사진을 찍고, 그 참전용사의 형형한 눈빛에 자극받고 ‘Projeck- Soldier’를 기획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22개국 1,500명의 참전용사들을 기록했다.
이 책에는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유엔군으로 전세계 청춘들이 한국에 온다. 그들은 왜 왔을까? 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자들도 전쟁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했다. 그래도 그들은 말한다. “자유는...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난 뒤 자유를 누리는 것이 전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자유를 되찾거나 유지하기 위해 매우 많은 비용이 드는 현실을 깨달았다.(p261)”라고. 일생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 속에서 보냈던 그들은, 자유 대한민국의 성장을 보고,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치룬 그들의 희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참전용사들의 사진, 인터뷰 등을 보면, 세계2차대전이 끝난지 5년도 되지 않아 발발한 한국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알게된다. 일례로 미국에서 조차, 평화유지를 위해 유엔군의 일부로 참여한 것이라 귀국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1999년 미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미국이 한국에 참전했다고 승인을 내리기 전까지 그들은 ‘잊힌 용사’들이었다. 한 네덜란드 참전용사는, 당시 국민들의 군혐오 인식때문에 귀국 후 군복을 벗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참담하다. 학도병으로 입대한 용사는 복무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그 사실을 인정받고 월 32,000원의 연금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북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이 많다. 백발의 탈북 국군포로 유영복선생님의 이야기도 실려있다.

작가는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눈빛에서 자부심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 용사들의 눈에는 ‘한’이 담겨있다고. 자비로 국내외를 오가며 많은 사진을 찍었고, 돈 받고 팔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받고,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69년 전에 이미 지불하셨습니다”라고 진심을 전해야했지만, 다행이 액자비를 후원해주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 하나의 사진에 그 사람의 일생이 담겨있다. 그 기록물들은 우리의 역사를 이루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책을 읽으며 순간 순간 눈물이 핑 돈다. 전쟁은 가능한 피해야겠지만, 지켜야할 것이 있으면 분연히 일어나야한다.
작가의 프로젝트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사진은 돈을 버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진은 현 시대를 기록해 다음 세대에 전달해주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이다.(p6)”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새로운 역사를 찾아 나선다. (p355)”

마음의 숲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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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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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습니까?’라는 광고문구를 보는 순간 궁금증이 폭발한 책, B.A. 패리스의 스릴러, 가족 심리 소설 “딜레마”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궁금했다.

열 일곱에 임신으로 인해, 가족의 축복을 받지 못하고 결혼한 리비아는, 마흔 살 생일은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근사한 생일 파티를 하려고 한다. 곧 인턴쉽으로 집을 떠날 아들 조시, 홍콩에서 유학중인 마니,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 애덤. 그런데 파티를 몇 주 앞두고, 딸 마니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게 된다. 시험때문에 엄마 생일 파티에 참석 못 할 것 같다는 마니가 차라리 고맙다. 마니의 비밀을 남편에게 언제 밝혀야하나 고민 중이다. 한편 남편 애덤은 아내의 생일 선물을 찾으러 시내에 나갔다가, 사고 소식을 듣는다. 혹시 내 딸 마니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랫동안 생일 파티를 준비해 온 아내를 위해, 잠시 비밀에 붙이기로 한다. “여보, 나중에 해도 될까?”

이렇게 이 소설은, 리비아의 생일날 하루 종일, 시간대로 나뉘어서 리비아와 애덤의 시각이 번갈아 나오며 진행된다. 리비아의 생일 파티에 대한 집착이 의아스럽긴 하지만, 그녀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친정 부모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리비아의, 애덤의 마음이 속에서 갈갈이 찢겨가는 와중에 파티는 끝나가고, 조금씩 언급만 되었던 마니의 비밀이 (독자에게) 알려지고, 독자 입장에서는 마니의 비밀이 애덤에게 어떤 충격을 줄지도 궁금해지고, 긴장감은 차곡차곡 정점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모든 일정이 끝나고, 부부는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으려 하는데 이마저도 엇갈리고, 드디어 폭발한다.

시간대별로 씨실, 날실이 교묘하게 교차되듯 쌓이는 긴장감이 장난 아니다. 저녁 식사 후,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서야 잠을 청했다. 마침, 오늘처럼 비오는 흐릿한 날 읽으면 몰입도가 더 클 듯 하다. 전형적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스릴러가 아니고, 감당하지 못할 비밀을 각기 마음에 담고, 아닌 척하는 부부의 속내가 드러나는 소설. 어쩌면 나도 그 위치라서, 성년이 된 자식을 둔 엄마라서 더 몰입이 되었는지도. 아내가 남편이, 서로 감당하지 못할 비밀을 알고 있다면, 누구나, 알려주는 것을 자꾸 미루게 되지 않을까.




네이버 까페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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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자수 도감 - 자수로 표현하는 꽃과 나무, 열매 285
가와데쇼보신사 편집팀 지음, 김한나 옮김 / 지금이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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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식물자수도감 #지금이책 #가와데쇼보신샤편집부 #김한나 옮김 #자수

#자수로표현하는꽃과나무열매285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그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됩니다.
자수 전문가 28인이 직접 도안하고 작업한 작품이 실려있어요.

앞부분에는 완성 작품이, 뒷부분엔 100% 실제 사이즈 도안이 실려있고요, 각 작품마다 적용된 자수 기법, 실 가닥수, 색상등이 적혀있어요.
무엇보다도 꽃 한가지를 다양한 기법으로 작업해서, 느낌이 다 달라요.

튤립을 사랑하는 저는, 튤립 중에 하나 골라서 수 놓아 보았답니다.ㅎ
작품 사이즈가 작아서, 내킬 때마다 하나씩 작업할 수 있어서 더 좋네요.

네이버까페 #컬쳐블룸서평단 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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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
권은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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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의 한겨레 기자 생활을 접고,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난 저자 권은중은, 이탈리아 피에몬테에 있는 외국인을 위한 요리학교 ICIF에서 유학 후, 8개월 동안 토리노에서 인턴 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요리사들이 이탈리아 맛의 원조로 꼽는 도시라고 추천한 볼로냐, 시칠리아를 각 한 달씩 방문했다.

볼로냐를 방문한 저자는, 싸고 맛있는 음식이 풍부한 볼로냐에 깊이 빠져들고, 밝고 배려심 깊은 볼로냐 시민들에게 반한다. 그러면서 정작 대학의 도시, 미식의 도시, 현자의 도시, 회랑의 도시, 미녀의 도시인 볼로냐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것에 의아해하며,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볼로냐의 인문주의의 역사를 소개한다. 음식을 통한 접근이면서도, 개별 음식보다 그 음식을 이끌어내는 식생, 역사, 문화 등이 매우 맛있었다. 왜 볼로냐인가 했다가 그 매력에 나도 푹 빠져들었다. 특히 대학의 도시 볼로냐에서는 여성들이 중세시대에도 공정하게 교육의 기회를 가졌고,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인정받았다. 이러한 역사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교황권과 황제권의 다툼이 심한 곳에 위치한 볼로냐가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뭉치고 싸우는 과정에서 이루어낸 것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노예 해방을 이룬 곳이고, 여성 인권을 살핀 곳이다. 세계 최초로 학생들이 모여서 교수를 초빙하여 대학을 만들었던 자율적인 곳이다. 이런 전통에서 농민들의 협동조합이 탄생했고, 세계 유수의 대기업과 견주어 당당이 맞설 수 있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 파스타, 피자, 치즈, 와인, 커피, 살루미(햄), 프로슈토, 발사믹 식초 등을 볼로냐와 다른 이탈리아 지역의 음식을 비교, 설명해 주어, 이탈리아 현지에서 비교 음미하는 느낌이 든다. 최고 등급 DOP (Denominazione di Origine Protetta, 지정된 지역/지방에서 재배된 원료로 만들어지고 포장까지 완성된 제품)를 받기 위해 전통이라는 규율을 준수하는 이탈리아인들의 고집을 소개한다. 음식에서 시작하여, 이탈리아 전통 문화와 접목하고, 사회,경제 ,정치를 한데 묶어 소개하는 저자의 설명은 놀랍고 유익했다.

저자의 시칠리아 방문기도 궁금해진다.

이탈리아에 가게 되면 대부분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를 방문한다. 나도 5년 전, 나폴리만 빼고 위에 언급한 도시를 방문했다.(이탈리아 중북부지역) 서양 문명의 모태가 된 로마 문화를 보고 싶었고, 르네상스를 일으킨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다. 그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볼로냐를 가 보지 못했던 것이 매우 아쉬워졌다. 그때도 느꼈지만, 이탈리아 도시들은 정말 서로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멋을 가지고 있다. 조상을 잘 만나서 관광지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편견을 수정한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다시금 이탈리아를 방문할 수 있을 때, 전에 가 보지 못한 이탈리아 남부 지역과 볼로냐 등 빠뜨렸던 곳을 꼭 가 보고 싶다.

네이버까페 #컬쳐블룸서평단 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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