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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러인가? - 한 남자와 그가 쓴 열 편의 교향곡이 세상을 바꾼 이야기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이석호 옮김 / 모요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 말러X노승림˝ 에 이어서 읽다.
확실히, 노승림의 클래식클라우드 말러를 읽고 나서인가 노먼 레브레히트의 ˝왜 말러인가˝ 를 읽기가 수월하다. 물론, 책 제목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요원하다만. 그동안 클래식 음악을 독점한 계층을 비틀어, 바로 내 이야기, 내 주변 이야기를 담아서 누구에게나, 듣는 사람에게 와닿을 수 있는 곡을 작곡했다는 것을 알겠다. 듣는 사람 각자의 개별적 경험이 말러의 음악을 각각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그의 음악은 동시에 여러 다른 의미를 가지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그 의미를 얼버무리진 않는 음악이 또한 말러의 음악이다..그의 음악은 멀리서부터 우리에게 다가와 거부할 수 없는 목적지로 우리를 이끈다.(p381)˝
앞서 읽은 노승림의 말러와 여러면에서 유사한 내용이 많다. 노승림도, 책을 쓸 때 노먼 레브레히트를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노먼 레브레히트도 말러에 대한 글을 쓰면서, 말러가 살았던 지역을 방문했고, 그 기록도 간략하게 남기고 있다.
몇 가지 메모를 남긴다.
평생 죽음과 함께하는 생을 산 말러는, 죽음 자체보다 버림 받아 혼자 남는 삶을 가장 두려워했다.
요즘의 공연 에티켓에 대한 기준을 처음 남긴 사람이 말러. 연주가 시작되고나면 일단 관객의 입장을 금지시켰다. 그로 인해 프란츠 요제프 황제조차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완벽한 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악단 물갈이를 비롯해서 철저하게 연습 시키는 등 스파르타식의 운영으로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프로야구단에서 조차, 체벌이 있다는 것에 놀랐는데 (프로면 자신의 기량을 스스로, 알아서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말러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졌음에도 그와 반목했다. 그러나, 노먼은, 말러가 그 반목으로 쫒겨난 것이 아니라, 완성도에 오른 오케스트라에 (오페라에) 꾸준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에서 (p267) 였다고 본다. 이후, 말러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제대로 키워낸다. 또한, 카네기홀의 시즌 스케줄을 레귤러 시리즈, 베토벤 사이클 시리즈 (이상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한 ), 선데이 애프터눈 시리즈 (노동자와 학생을 위한), 히스토리컬 시리즈(음악사에 따른)로 분할하여, 현대 공연장 시스템의 초석을 다졌다.
말러에 대한 기록은, 아내 알마의 기록에 많이 의존한다. 알마 자신에 의해 윤색된 기록이라 많은 면에서 사실과 다르지만, 부분적으로나마 말러에 대해 알 수 있다.
말러는 생전에 교향곡 9개를 썼고, 사후 10번 교향곡이 미완성 상태로 발표된다. (말러는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 함) 여러 사람들이 교향곡을 완성하려했지만, 이렇다할 곡은 없다. 그래서 유명 지휘자들은 전곡 녹음을 9번까지만 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노먼 레브레히트는 그동안 나온 음반들을 비교, 분석한다. 나는 현재 말러 교향곡 박스를 3개 가지고 있고 (아바도, RCO, 마리스 얀손스) 이 외에도 유투브로 찾아 듣고 있는데, 저자가 언급한 레코딩들을 기회 닿는데로 들어봐야겠다. 그래도 가장 좋은 감상법은 현장에서 듣는 것이다. 좋은 공연이 많아 다 찾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