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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
마리 베니딕트 지음,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는 추리소설 등 장르소설 작가로서 최고 반열에 오른 거장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 등은 지금도 많은 독자들에게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반전과 추리소설의 장르적 요소를 가장 잘 살린 작품으로 거론될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그들의 범행동기가 가져오는 진한 여운이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넷플릭스 등에 올라와 있는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도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셜록 홈즈를 등장시키는 코난 도일의 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기괴한 설정으로 다소 공포스러운 분위기까지 연상되는 사건의 구성과 등장인물간 갈등은 코난 도일보다 더 인정받는 추리소설가로서 배경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작가가 실제 1926년 12월 3일 가족들에게 "드라이브를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11일후 호텔에서 발견된 소설같은 실화가 있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미스터리>는 이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한편의 훌륭한 추리소설로 만든 마리 베네딕트의 역작이다. 이 작가는 그동안 소외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만들어 온 이력의 소유자다. 그러다 보니 이 소설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의 배경을 나름의 상상력과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인물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고 재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을 본인이 직접 기획한 한편의 훌륭한 소설과도 같은 장치들을 배치한다. 남편 아치볼드 크리스티와의 소원해진 관계에서 불거진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직접 남편을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동시의 자기 삶의 주체로서 더 이상 연연해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즉, 남편에게 실망한 나머지 통렬한 카운터를 날리고 그 과정에서 실종을 기획한건데 반전의 묘미가 앞서 언급했듯이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정도다.

무더운 여름 이 책만큼 시원한 납량특집이 있을까? 꼭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하고 반전의 여운은 꽤 오래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