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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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작가에 대해선 더 할 말이 필요없으며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여러 책들에서 나무에 관련된 글(에세이, 시 등)들과 그림으로 엮어져 있다.

 

이 지구의 주인은 어쩌면 나무가 아닐지 인간 욕구의 충족을 위해 자연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면 그렇게 파괴된 환경을 다시 회복시키고 치유시키는 중심에 나무가 있는 게 아닐까.

 

헤르만 헤세가 사랑했던 나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해주었던 나무에 대해 어떻게 헤세는 반응하고 대화하며 소통했는 지 그의 시와 짧은 산문, 에세이를 통해 공감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표지와 본문에 실린 그림도 글의 내용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 읽는 감동을 배가시킨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이야기처럼 나무에 대한 헤르만 헤세의 예찬은 나무가 살아온 시간과 살아갈 시간, 그 속에 맺혀지는 삶의 열매들,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 초록의 풍성함을 채워주는 잎들, 하늘로 가지를 뻗고 땅 속으로 뿌리를 내리는 그 생명의 신비를 담아낸다.

 

이 책을 읽고 집을 나서면 정원의 나무가 새롭고 그 이름이 궁금해진다. 익히 알고 있었던 이름의 나무를 만나면 반갑고 그 자리에서 더 굳게 자라기를 바라며 볼품없이 잘려나가 잎도 가지도 작지 못한 몸통뿐인 나무를 만나면 인간의 무식함에 화도 난다. 나무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이후로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라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일원으로서의 나무가 된다.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그 감동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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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만나다 - 그리스도에 대한 예수님 자신의 증언
R. C. 스프로울 지음, 황영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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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에 대한 가장 성경적인 해석과 통찰

가장 성경적인 해석! 요한복음에서 예수님 스스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 8가지의 에고 에이미를 통해 예수를 만난다.

이 책은 요한복음에서 예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력하며 명확한 나는 OO이다’ R. C. 스프로울의 예수 그리스도 강해집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리스천이라면 예수님이 누구인가?’에 대한 나름의 의견 또는 정의된 내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견들에 대해 대개는 맞는 말로, 굳이 토를 더 달아서 시끄럽게 할 필요나, 그것이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의견 정도로 여겨 깊이 있게 돌아보거나 좀 더 성경적인 내용으로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에서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발견할 수 있고 더 명확하게는 그분이 스스로에 대해 밝혀 보이신 것을 찾을 수도 있다. 크리스천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탕으로 세워진다. 기초가 되고 기둥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명확한 진리가 세워지지 않은 크리스천과 교회는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크리스천과 교회가 예수님에 대해 아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신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예수를 누구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답을 갖고 읽어본다면 저자가 그렇게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8가지의 에고 에이미강화에 더 깊이 있게 도달하게 될 것이다.

 

R.C. 스프로올은 개혁주의 대표 신학자로 이 작고 얇은 책을 통해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한 예수님 자신의 나타냄을 들려준다. 그것은 본문에 등장하는 나는 OO이다.’의 이야기를 통한 설명이다. 아니 성경의 확증임을 깨닫게 한다.

스프로올은 요한복음에서 8개의 에고 에이미를 갖고 온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 ‘세상의 빛’, ‘양의 문’, ‘선한 목자’, ‘부활과 생명’, ‘길과 진리 그리고 생명’, ‘참포도나무’, ‘아브라함 전에 있던 이로 드러내고 계신다. 이 각각의 에고 에이미에 대해 저자는 단지 요한복음에서만 머물지 않고 성경 전체를 인용하여 각각의 에고 에이미에 대해 확증하는 작업을 한다. 그것은 아마 ~그런 것 같다.’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읽힌다.’ 아니 명확한 결론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영원한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생명의 떡으로 오셔서 그 택함을 받은 자들로 먹게 하신다. 생명의 떡을 먹은 자는 눈을 열어 세상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볼 수 있고 양의 문이 되신 그분, 그 문을 통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선한 목자되신 그리스도의 돌봄을 통해 부활, 생명, , 진리의 삶을 살며 누리는 가운데 참포도나무에 접붙은 가지로 열매를 맺는 그리스도인이 되어간다. 예수님께 나아가자. 예수님을 만나자. 예수님을 전하자. 그러므로 우리가 알기에 힘쓰고 노력하여야 한다.

 

이전과는 다른 일상의 길을 일 년 반 이상 걷고 있는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에게 이전과 다른 모습의 교회 생활(예배모임, 공동체 활동, 기도, 찬양, 전도생활 등), 신앙의 길을 걷는 과정에 흐릿해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그림에 강하고 진한 먹물을 잔뜩 묻혀 이전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예수 그리스도를 그릴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분명 예수를 안다고 말한다. 그것이 단순한 신앙 고백으로 이루어지든 삶의 짙은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성경에서 예수님 스스로 말씀하신 자신에 대한 정의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고백을 위해 요한복음에서 말씀하신 그리스도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 첫걸음을 시작하게 돕는 최고의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생명의말씀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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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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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물에 젖어버린 도서관의 책들이라 붙인 이유 : 육체의 적나라함이 드러나는 수영장과 그 물에는 순수한 물에 육체의 물이 섞여있으며 그 끈적끈적함이 이성적 사고를 요하는 도서관의 책을 젖게 하는... 이성적 판단을 위해 물에 퉁퉁 불어 페이지가 붙어버린 책을 넘기기엔 어렵다.]

 

소설 속 인물이 모두 남성이다. 여성이 빠져버린 소설은 무엇을 말하는가?

 

동성애문학

- 이런 영역으로 분류가 되어야 하나 싶지만 분명 이전엔 드러내놓지 못하였던 이야기였고 외면받았을 이야기를 과감하게 그리고 사실적인 묘사로 다루고 있다.

 

일반의 이성애자는 그들-동성애자-의 삶에 대한 일부분만을 들어서 또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그들의 삶이 어떠할지는 상상이 될 뿐이다.

수영장 도서관은 동성애자의 삶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느끼게 한다. 과거와 현재의 두 동성애자의 삶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각자의 시대 성 소수자에 대한의 차별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다른 차별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좀처럼 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서평 활동이 아니라면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는 책이었다.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세계. 상상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이나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이기에 한참의 답답함을 담고 꾸역꾸역 읽기를 하였다.

 

소설은 젊은 나이의 동성애자 윌리엄이 공중화장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80대의 찰스를 심폐소생술로 살려주고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찰스가 써 온 일기장을 윌리엄이 읽으면서 그의 비밀을 알게 되며 과거의 시간에서 현재의 시간으로 동성애의 흐름을 이어준다. 그 과정에 등장하는 동성애의 역사 속에 굴곡진 이야기들과 숨겨진 사건을 일기를 통해 알게 되는 윌리엄의 가문의 비밀까지.. 동성애자, 귀족 특권층, 뛰어난 학벌 등의 공통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동성애자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빠지지 않는 문화적 이슈이다. 그러한 차별이 불편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들 또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당연한 듯 여기고 있다. 차별당하는 삶을 살면서 또다른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읽힌다. 그러나 소설의 초반부를 넘어서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지 않다면 억지로 그 눈을 열고 읽을만큼 가치있을까?에는 의문이다. 동성애를 좀 더 알고 싶고 그들의 삶을 조금은 이해해보고 싶다. 그럼 읽어도 그러나... 영국의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하며 읽기를 바란다.

 

수영장 도서관

공존할 수 없는 두 공간이 공존한다.

육체가 드러나는 수영장, 그 속에 채워진 육체의 욕정이.

지적 풍부함의 자리 도서관, 그곳의 이야기는 일기장 속으로...

소설에선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가 수영장 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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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 -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걷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홍병룡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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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자서전으로 읽힌다.

자신의 삶 속에서 '과학', '신학'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 왔었고 둘 중 어느 하나의 선택이라기보다 거대하게 솟아있는 이 두 개의 산을 어떻게 올랐고 오르고 있으며 이 둘을 세상에 어떻게 전하고 싶은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의 삶을 정말 가득히 채우고 있는 과학과 신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회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도 저자가 직접 경험한 회심이다.

무신론자였고 과학도였고 성공한 과학자로 박사학위를 받은 지성인이 자신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열정과 수많은 의문을 뚫고 그리스도를 만나고 신학의 산을 오르는 과정은 과학과 신학을 별개로 혹근 적대관계로 놓고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당신이 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면 애초의 이야기가 새롭게 보이는 법이다.(18)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지만 그 저변에 깔린 실재에 대한 장대한 관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시기에서 부터 과학이 우리 세계를 조사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임을 받아들인 때부터 신앙이 우리 세계저변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실체를 발견하고 포용하는 것임의 이해로 변하는 시기까지 치열하게 부딪히는 저자의 노력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리스도께로의 회심이 의미있고 크리스천으로의 삶에 주목할 수 있는 것이다.

 

그에게 결정적 영향을 준 C.S.루이스의 책에서 '신학은 시인가?'의 한 문장

'나는 해가 떴다는 것을 믿듯이 기독교를 믿는다. 그것을 눈으로 보기 때문만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

(108)는 저자에게  눈이 열리는 순간, 깨달음의 순간을 주었다고 고백한다. 같은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결정적 순간은 각자에게 다르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 문장은 독자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나에게도 역시 새로운 해석과 깨달음을 주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무신론자로 과학자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 생물, 의학, 화학분야의 특별 장학생으로 연구와 학업을 통해 분자생물학의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신학적 탐구와 열심, 주변의 도움 등으로 새롭게 깨달은 산을 오르게 된다.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 때의 흔들림을 극복한 후 복음주의 신학자가 되어 기독교를 변증하는 일에 열심이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인간사의 양 극단에 놓여있다 할 수 있는 과학과 신학의 산을 모두 올랐다. 이후 그는 두 극단의 간격을 줄이고 신학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그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을 향하도록 눈을 열어준다.

지성적 회심이라 하면 이성의 판단에 의한 회심으로 들려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도된 회심으로 읽혀질까 싶지만 그의 회심은 하나님의 온전하신 인도와 섭리임을 알 수 있다.

 

기독교를 하나의 렌즈로, 하나의 관문으로 바라보며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 세계를 좀 더 명확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6) 기독교는 분명 우리가 보고 인지해야 할 대상이다. 그와 함께 우리는 그 대상인 기독교를 통해 세상을 보고 읽어야 하는 의무도 갖고 있다. 그 결론으로 신앙이란 우리의 의미, 가치, 목적에 대한 궁극적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명백하고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망상을 거부하는 것이다.(297) 우리가 붙잡아야 할 신앙을 정의해 준다.

 

책은 제1부 불안정하고 초조한 자유사상가,

2부 뜻밖의 회심, 3부 오랜 질문과 새로운 통찰로 구성되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어 쉽게 읽힌다. 그러나 읽어 갈수록 저자의 명철한 문장들을 만나고 공감하며 어느새 밑줄을 긋고 있게 된다.

 

머리 속에 지식만 가득 차서 아는 체만 하는 필요 없는 종교인이라 욕먹는 지성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지식을 바라보는 창으로의 기독교를 만나고 회심하여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사는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세상 지식에 열심인 이들을 욕하지 말자.

신앙이란 우리와 무관한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계의 저변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실체, 우리가 ‘알고‘ 또 ‘신뢰할‘ 수 있는 그 실체를 발견하고 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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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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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최초의 책]

책을 소개하는 이러한 문구가 아니어도 냄새에 민감한 나는 냄새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끌렸을 것이다. 새 책 냄새 폴폴 나는 냄새의 심리학을 읽으며 시각이나 청각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동물적 감각으로 무시 받은 후각이 이처럼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저자 베티나 파우제는 인간의 후각적 의사소통에 관해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자이다. 후각이 인간인지 및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30년 이상 연구해오고 있으며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 쓴 냄새의 심리학으로 양질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후각은 달콤한 딸기향이나 불쾌한 악취만 맡는 게 아니라 사랑, 공포 같은 감정도 감지한다.(p9)

후각이 시각보다 더 빨리 반응한다는 사실이 다수의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p9)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은 매 순간 후각이 이끄는 대로 살아간다. 이는 전혀 인지하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p10)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이성도 지능도 아닌 직감이다. 그리고 이 직감은 코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우리는 늘 솔직한 코를 따르는 게 좋다.(p15)

프롤로그에서 뽑은 이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음식이 상했는지? 상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거나 불쾌한 냄새를 맡고 피하려는 목적 정도에만 후각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이 책 속에 담겨진 후각의 놀라운 이야기를 만나봐야 한다.

냄새에 민감하다. 나는 특히 라면스프의 냄새에 알러지적 반응을 나타낸다. 심한 기침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없다. 또 장미향의 향수 냄새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냄새에 대한 반응이 격하다 보니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였다.

 

책은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후각에 대한 정보와 그 정보를 통해 발견하는 인간의 존재방식을 논하고 있다. 생소하지 않은 감각이지만 생소하게 여겨졌던 후각에 대해 일반적인 다른 감각들만큼 위치를 잡아주고 있다.

진화론적 과정에서 후각은 다른 감각들보다 우위에 있었으며 이것은 생존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깜깜하여 보이지 않는 색깔이나 너무 작은 소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나 숲의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냄새는 생존에 영향으로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것은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우리는 방안에 있으면서 무언가 타는 냄새에 먼저 반응한다. 소리를 들음도 불을 보아서 아는 것보다 후각-냄새-가 먼저인 것이다. 이처럼 생존의 필수감각인 후각이 등한시 되는 것은 냄새에 대한 표준화가 어려우며 각각의 냄새가 또한 개인별로 모두 다르게 느겨진다는 것이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동일한 표현으로 정의되기 어렵다는 것이 후각을 그저 동물에게나 필요하며 동물적 감각으로 남겨져 있었던 건이다.

 

냄새하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있다.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는 있는가? 이 책에서는 분명하게 말해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여기까지다.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스프레이는 없다.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니 앞으로도 이런 스프레이는 만들어지지 않을 거다.(p210)

우리는 아무런 도구 없이 짝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생겼든, 어떤 냄새를 풍기든 다 자기 짝을 찾는다. 짚신도 제 짝이 있는 법이다.(p215)

 

이 책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후각에 대해-알고 있던 것이 있기는 했을지?- 그보다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되어 있고 우리에게 다른 감각들만큼 아니며 그 이상 더 필요한 감각임을 알게 된다.

 

냄새의 심리학은 처음에 이야기한 본인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주었으며 그 이상의 지식적 정보를 알려주었다. 냄새에 민감하여 주변으로부터 개코라는 별명을 들어본 적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북라이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감상을 나눕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며 느끼는 편안함은 대부분 의식하지 못하는 화학적 신호들을 통해 생겨난다. 함게 있을 때 더 편안한 사람이 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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