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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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물에 젖어버린 도서관의 책들이라 붙인 이유 : 육체의 적나라함이 드러나는 수영장과 그 물에는 순수한 물에 육체의 물이 섞여있으며 그 끈적끈적함이 이성적 사고를 요하는 도서관의 책을 젖게 하는... 이성적 판단을 위해 물에 퉁퉁 불어 페이지가 붙어버린 책을 넘기기엔 어렵다.]

 

소설 속 인물이 모두 남성이다. 여성이 빠져버린 소설은 무엇을 말하는가?

 

동성애문학

- 이런 영역으로 분류가 되어야 하나 싶지만 분명 이전엔 드러내놓지 못하였던 이야기였고 외면받았을 이야기를 과감하게 그리고 사실적인 묘사로 다루고 있다.

 

일반의 이성애자는 그들-동성애자-의 삶에 대한 일부분만을 들어서 또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그들의 삶이 어떠할지는 상상이 될 뿐이다.

수영장 도서관은 동성애자의 삶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며 느끼게 한다. 과거와 현재의 두 동성애자의 삶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각자의 시대 성 소수자에 대한의 차별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다른 차별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좀처럼 읽기가 진행되지 않았다.

서평 활동이 아니라면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는 책이었다.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세계. 상상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이나 분명 현실에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이기에 한참의 답답함을 담고 꾸역꾸역 읽기를 하였다.

 

소설은 젊은 나이의 동성애자 윌리엄이 공중화장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80대의 찰스를 심폐소생술로 살려주고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찰스가 써 온 일기장을 윌리엄이 읽으면서 그의 비밀을 알게 되며 과거의 시간에서 현재의 시간으로 동성애의 흐름을 이어준다. 그 과정에 등장하는 동성애의 역사 속에 굴곡진 이야기들과 숨겨진 사건을 일기를 통해 알게 되는 윌리엄의 가문의 비밀까지.. 동성애자, 귀족 특권층, 뛰어난 학벌 등의 공통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동성애자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빠지지 않는 문화적 이슈이다. 그러한 차별이 불편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들 또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당연한 듯 여기고 있다. 차별당하는 삶을 살면서 또다른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읽힌다. 그러나 소설의 초반부를 넘어서야 한다. 동성애에 대한 생각이 열려 있지 않다면 억지로 그 눈을 열고 읽을만큼 가치있을까?에는 의문이다. 동성애를 좀 더 알고 싶고 그들의 삶을 조금은 이해해보고 싶다. 그럼 읽어도 그러나... 영국의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하며 읽기를 바란다.

 

수영장 도서관

공존할 수 없는 두 공간이 공존한다.

육체가 드러나는 수영장, 그 속에 채워진 육체의 욕정이.

지적 풍부함의 자리 도서관, 그곳의 이야기는 일기장 속으로...

소설에선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가 수영장 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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