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 -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걷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홍병룡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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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자서전으로 읽힌다.

자신의 삶 속에서 '과학', '신학'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 왔었고 둘 중 어느 하나의 선택이라기보다 거대하게 솟아있는 이 두 개의 산을 어떻게 올랐고 오르고 있으며 이 둘을 세상에 어떻게 전하고 싶은가를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의 삶을 정말 가득히 채우고 있는 과학과 신앙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회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도 저자가 직접 경험한 회심이다.

무신론자였고 과학도였고 성공한 과학자로 박사학위를 받은 지성인이 자신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열정과 수많은 의문을 뚫고 그리스도를 만나고 신학의 산을 오르는 과정은 과학과 신학을 별개로 혹근 적대관계로 놓고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당신이 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면 애초의 이야기가 새롭게 보이는 법이다.(18)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지만 그 저변에 깔린 실재에 대한 장대한 관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시기에서 부터 과학이 우리 세계를 조사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임을 받아들인 때부터 신앙이 우리 세계저변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실체를 발견하고 포용하는 것임의 이해로 변하는 시기까지 치열하게 부딪히는 저자의 노력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리스도께로의 회심이 의미있고 크리스천으로의 삶에 주목할 수 있는 것이다.

 

그에게 결정적 영향을 준 C.S.루이스의 책에서 '신학은 시인가?'의 한 문장

'나는 해가 떴다는 것을 믿듯이 기독교를 믿는다. 그것을 눈으로 보기 때문만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

(108)는 저자에게  눈이 열리는 순간, 깨달음의 순간을 주었다고 고백한다. 같은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결정적 순간은 각자에게 다르게 주어지는 것이다. 이 문장은 독자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나에게도 역시 새로운 해석과 깨달음을 주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무신론자로 과학자의 꿈을 향해 달려간다. 생물, 의학, 화학분야의 특별 장학생으로 연구와 학업을 통해 분자생물학의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신학적 탐구와 열심, 주변의 도움 등으로 새롭게 깨달은 산을 오르게 된다.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 때의 흔들림을 극복한 후 복음주의 신학자가 되어 기독교를 변증하는 일에 열심이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인간사의 양 극단에 놓여있다 할 수 있는 과학과 신학의 산을 모두 올랐다. 이후 그는 두 극단의 간격을 줄이고 신학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그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세상을 향하도록 눈을 열어준다.

지성적 회심이라 하면 이성의 판단에 의한 회심으로 들려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도된 회심으로 읽혀질까 싶지만 그의 회심은 하나님의 온전하신 인도와 섭리임을 알 수 있다.

 

기독교를 하나의 렌즈로, 하나의 관문으로 바라보며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 세계를 좀 더 명확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216) 기독교는 분명 우리가 보고 인지해야 할 대상이다. 그와 함께 우리는 그 대상인 기독교를 통해 세상을 보고 읽어야 하는 의무도 갖고 있다. 그 결론으로 신앙이란 우리의 의미, 가치, 목적에 대한 궁극적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명백하고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망상을 거부하는 것이다.(297) 우리가 붙잡아야 할 신앙을 정의해 준다.

 

책은 제1부 불안정하고 초조한 자유사상가,

2부 뜻밖의 회심, 3부 오랜 질문과 새로운 통찰로 구성되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어 쉽게 읽힌다. 그러나 읽어 갈수록 저자의 명철한 문장들을 만나고 공감하며 어느새 밑줄을 긋고 있게 된다.

 

머리 속에 지식만 가득 차서 아는 체만 하는 필요 없는 종교인이라 욕먹는 지성인 그리스도인들에게 그 지식을 바라보는 창으로의 기독교를 만나고 회심하여 그리스도를 위한 삶을 사는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세상 지식에 열심인 이들을 욕하지 말자.

신앙이란 우리와 무관한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계의 저변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실체, 우리가 ‘알고‘ 또 ‘신뢰할‘ 수 있는 그 실체를 발견하고 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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