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한때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지, 왜 이런 방식으로는 더이상 내 삶을 구할 수 없는지, 왜 누군가의 삶은 구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나름대로 문학의 삶을 구하려고 애쓰는지, 지금 나는 어떻게 문학이 내 삶을 구하기를 바라는지 그의 기억, 경험, 책, 음악, 영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책날개에 써있는 데이비드 실즈에 대한 소개에는 `장르의 경계를 지운 글쓰기는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다`는 문구가 있다.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지대에 위치시킬 수 있는 에세이.
말 그대로 그의 기억과 경험은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알 수 없다. 처음에는 쓰잘데없지만 광폭한 의심이 들어 그가 인용한 책, 음악, 인물 묘사가 사실인지 인터넷으로 전부 확인했다.(사실 인용된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어서...)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그가 나열한 것들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는 문학을 너무도 사랑하는 것이다. 글쎄,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에게 있어 문학은 `그`라는 존재 그 자체이다.
그의 완전히 벌거벗은 솔직함을 통해 언어와 텍스트, 문학에 대하여 다른 접근 방식을 생각해보게했다는 데에 이 책에 대한 나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