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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간 토리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8년 1월
평점 :

모든 길 강아지들이 새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청와대로 간 토리>를 읽고 나서 토리의 소식이 궁금해져 뉴스를 검색했다. 새 가족이 된 개 마루와 산책도하고 많이 친해진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토리는 눈이 너무 예쁘면서도 눈이 슬퍼보여요.’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눈은 지나간 상처들을 숨기지 못하나보다.
‘안녕! 내 이름은 토리야.’
밝고 귀여울 것 같은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는 토리. 사실은 사연이 많은 개 이다. 길에서 잠자고 깨고,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고,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무서웠던 아주 작은 떠돌이 강아지였으니까 말이다.
[“나 좀 풀어 줘요. 난 다른 곳으로 갈 거예요.”
“조용히 해!”
“아파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 -본문 중에서-]
무척 용감해 보이는 집에 사는 강아지를 본 토리는 ‘집에서 사는’ 꿈을 꾸지만(동물도 사랑을 받아야 자존감이 높은가보다.) 사람들은 떠돌이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낯선 남자가 토리를 번쩍 들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꿈이 이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더 나빠졌다. 폐가나 다름없는 집에, 주인은 화가 나면 밥그릇을 발로 차고, 토리를 때리는 나쁜 사람이었던 거다.
[겉에 보이는 상처 말고도,
마음속에 상처 하나씩을
꽁꽁 숨기고 있었지. 본문 중에서-]
친절한 사람들에게 구조된 그곳에선 식당으로 팔려갈 뻔하고, 평생 새끼만 낳다가 버려지는 등으로 상처가 많은 친구 개들이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토리도 ‘가족을 만나는’ 새로운 꿈이 생기지만 사람들은 검은 개 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검은 강아지도 얼마나 귀여운데.)
[요즘 나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어.
내 친구들이 나처럼 좋은 가족을 만나는 꿈.
내 꿈은 꼭 이루어질 거야. -본문 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 후보가 와서 당선되면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할 것을 약속했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약속을 지켰다. 그렇게 청와대로 들어간 토리에게 엄마, 아빠, 하얀 개 마루, 고양이 찡찡이라는 새 가족이 생긴다. 그리고 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친절한 사람들이 많았던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이 좋은 가족을 만나는 꿈.
한 해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의 숫자가 8만 이라니.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 장난감이나 인형을 사듯 돈을 주고 데리고 와놓고서 귀찮아졌다고, 못생겨졌다고 버리는 것도 배신 아닌가? 자신들은 배신당하면 세상 다 끝난 것처럼 슬퍼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