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광복선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김경숙 지음, 서영경.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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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아픈 역사, 우키시마호 이야기

 

우키시마호는 1945822일 조선으로 가는 마지막 배라는,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에게 식량 배급은 없다는 일본군의 말만 믿고 승선했다가 폭발과 침몰로 억울한 죽임을 당한 한국인 징용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승선했던 일본 배라고 한다. 위안부와 강제징용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우키시마호 이야기는 처음 접한다. 광복 후의 사건이라도 교과서에는 실렸어야 했던 거 아닌가?

 

우키시마호에 승선 후, 귀국 72시간 전, 재훈이네 가족과 병구네 가족이 주먹밥을 나눠먹고 복순이라는 새 친구를 사귄다. 귀국 60시간 전, 일본에서부터 앙숙이었던 재훈이와 병구가 치고받으며 싸움을 벌이고, 엉덩이가 아프다며 울어 대는 사내아이로 인해 자갈돌을 발견하게 된다. 귀국 56시간 전, 재훈의 아버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과 징용 온 사연,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나눈다. 귀국 54시간 전, “, 이틀만 넘기면 무사할 수 있을 텐데.”라는 일본군의 혼잣말과 자신들이 사용하던 군화랑 담요, 바지 등을 나눠 주거나 바다에 내던지는 병사들로 인해 재훈이, 병구, 복순이는 일본군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귀국 37시간 전, 식수가 부족하다는 거짓말로 마이즈루항으로 항로를 변경하고, 재훈이, 병구, 복순이는 조선 출신 병사 미나미 중위를 찾아낸다. 귀국 36시간 전, 세 아이와 미나미 중위는 전선과 폭탄을 발견하고 미나미 중위가 손으로 전선을 끊어 내려고 애를 써 보는데…….

 

[종수는 이제 두 번 다시 돌멩이를 던지며 놀지 못할 터였다. 종수 옆으로 눈에 파편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 둥둥 떠내려가는 아저씨가 보였다. 고향집에 가서 분이를 만나겠다는 아저씨였다. 온 세상이 끔찍한 비명,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소리, 고약한 배 기름 냄새와 피비린내로 부글부글 들끓었다. 입에서 느껴지는 기름 맛과 짠 바닷물, 핏물 등 모든 것이 생지옥이었다. -148쪽 중에서-]

 

[재훈 할아버지의 눈길이 크고 작은 배를 흘낏 노려봤다. 재훈 할아버지는 배라면 꿈에서 조차 몸서리치게 싫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누구든 자신처럼 어린 시절에 아버지와 친구들을 한꺼번에 잃고 혼자 살아남는다면 다르지 않을 터였다. -151~152쪽 중에서-]

 

일본은 너무 비겁했다. 1945815, 전쟁에서 패하고도 항복을 인정하지 않고 서민들을 상대로 분풀이, 앙갚음한 셈이니까 말이다. 일본 마이즈루 항에서도 해마다 우키시마호 위령제를 지내고, 우리나라 부산에서도 위령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된 만큼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바다에 수장된 사람들을……. 웃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우키시마호를 빠르게 발음하면 웃기지 마오.’가 되는 건 뭐지? 하여튼 배 이름도 비아냥거리듯 짓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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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처음 열리던 날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정은성 지음 / 단비어린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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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신화를 재구성한 호랑이의 뒷이야기

 

<하늘이 처음 열리던 날>, 작가의 상상력으로 단군신화와 백두산 설화를(백두산 설화는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재구성한 역사동화로 동굴을 뛰쳐나온 호랑이가 주인공 이다. ‘어림하다대강 짐작으로 헤아리다, ‘검터(검다)+(자리), ‘감우듬지(자격을 갖춘 사람)+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 등의 300여개의 순우리말과 주석이 담겨있는데 외국어 공부를 하는 기분이랄까?

이야기는 동생을 품은 엄마를 놓친 햇귀와 동굴 속에 두고 온 친구 얼럭을 찾아다니는 결결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얼럭은 곰, 결결은 온몸이 털로 뒤엎인 사람인 듯 아닌듯한 존재인데 주로 호랑이로 등장한다. 역사의 특성상 곰은 환웅과 혼인하고 단군을 낳은 승자로 표현되고, 호랑이는 인내심이 부족한 동물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서는 엄마 잃은 소녀를 보살피고 햇귀라는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인정이 많고, 하늘이름을 갖는데 집착하는 하늘사람들을 비판하는 소신 있는 존재이다.

 

벼락부림, 바람부림, 비부림은 환웅이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내용을 재구성한 듯하다. 땅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게하고, 하나가 되지 못하게 만들며 땅을 어지럽힌 벼락부림. 누군가의 욕심으로 인한 이간질로 집단 간의 싸움이 발생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늘사람과 땅붙이 두 집단의 싸움, 땅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 들었던 벼락부림 등에서 결결이 죽는 걸까?’라며 조마조마하면서 봤지만 어린이 역사동화로는 두꺼운 감이 있는듯하다. 그림도 담겨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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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함부로 하지마 - 공격적인 상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조 지음, 홍미화 옮김 / 메이트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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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조건 좋은 사람이 아니야

 

<내게 함부로 하지 마>, 정신적인 학대와 폭력으로 힘든 유소년기를 보낸 저자의 경험과 공감이 담겨있어서인지 공격적인 사람의 유형, 대처법 등이 인생선배의 조언을 단계적으로 보는 기분이다.

 

[이런 괴로움과 자책이 드는 것은 당신의 마음속에 뭐든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네가 잘못했다는 질책을 받으면 부족한 자신이 나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원망하며 상처를 받는 겁니다.

그러니 뭐든 잘하는 사람, 매사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다시 말해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나에게도 당연히 나쁜 명이 있다는 점을 의식하면 쓸데없이 상처받는 일은 사라질 겁니다. 62~63쪽 중에서]

어린 시절의 나는 너 나쁜 아이구나혹은 못됐다라는 말에 쉽게 무너지고, “착하지.”라는 말에 쉽게 조정되곤 했다. 이것도 습관인지 사회인이 되고나서는 혼자 자라서 그런지 사회생활 좀 더 해봐야겠다.”라는 말에 무너지고 조정되곤 했다. 이 부분을 설명하자면 나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걸 아킬레스건으로 여겼고 사회인들에게는 나를 외동딸로 설명했던 거다. 그 후에 만나는 사람들에겐 언니와 남동생이 있는 가운데 딸로 설명하기 시작했는데(실제로 그 둘과의 왕래는 없다.), 그토록 지겨워했던 외동딸에 대한 편견은 가운데서 힘들었겠다.”로 바뀌더군.

 

[조금은 약은 방법이지만 변명의 하나로 엄살떨기를 사용합시다. 상대가 공격을 해오면 몸이 안 좋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겁니다. 즉 몸이 아픈 사람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겁니다. 161쪽 중에서]

여기에서 나는 대박!”이란 작은 탄성이 절로 나왔다. 똑같이 공격한들 그래도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지혹은 그래도 윗사람인데’, ‘그래도 부모님 뻘인데라며 피해자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고 가해자의 체면을 세워주니까 말이다. 그러면서도 동정심은 강해서 저 방법을 쓴다면 아픈 사람한테 너무 한다라고 수군댈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라는 한 글자로 미화해버리는 한국사회의 특성에 대해 정곡을 제대로 찌른 기분이다.

 

[단독자로서 살아가겠다는 의식이 중요한 것은 회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 상사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은 한 개인으로서 회사에 고용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상사의 존재에 주눅이 들어서 그가 지시하는 대로만 했겠지요. 그에게 지시받으려고 늘 기대하고 있는 사람처럼요. 그것도 일종의 의존 현상이었을 겁니다. 190쪽 중에서]

학창시절 12년 동안의 학교폭력을 동반한 왕따의 기억으로 인해, 사회에 나와서는 무리지어 다니는 거에 집착했다. 무리에 소속되기 위해 나는 무조건 좋은 사람이 되어야했다. 그래서 거절하는 걸 두려워했고, 억지로 배려, 양보하고, 억지로 웃으며 대인배 인척 연기하고 마음에 담아두곤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그들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혼자 자라서 그런지 사회생활 좀 더 해봐야겠다.”혹은 이용하기 좋은 호구 취급이다. 그렇게 사람에게 수없이 실망하다가 내 개인주의 성향을 인정하고부터 정말 자유롭고 공격도 저자의 표현대로 놀란 만큼 줄어들었다.

 

 

-메이트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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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전쟁보다 좋을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 인문 단비어린이 교양 6
김명선 지음 / 단비어린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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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하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도 사실 알고 보면 그 원인은 매우 사소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친구들과 싸우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지요. 나라 간에도 믿음이 깨지거나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서로 다른 종교나 정치적 이념을 인정할 수 없어서 전쟁을 일으켜요. 하지만 전쟁 때문에 생기는 피해는 친구 사이의 싸움하고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참혹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일으킨 주체는 물론이고, 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국민들까지 피해를 겪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짧은 기간에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으며 나라를 잃기도 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놀아라.”

내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흔히 했던 말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 부부싸움, 고부갈등, 직장 내 불화 더 나아가서 나라간의 전쟁 등. 개인이든 국가든 싸움의 원인은 침입과 욕심이라고 본다. 내 어린 시절의 어른들이 강조했던 양보를 떠나서 타인의 공간에 침입하지 말고 타인의 소유를 탐하지 않으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시어머니라는 사람이 아들과 며느리 집에 비밀번호까지 눌러가며 수시로 방문해서는 이것저것 간섭한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시어머니는 부부의 공간을 침입한 것이고, 며느리는 불만이 쌓여서 결국엔 싸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라와 나라 사이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이 한국 소유의 땅에 침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이산가족은 남한에만 총 129688명이 있는데, 그중 절반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이들은 대부분 80대나 90대 할머니, 할아버지야. 우리는 가족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세계 어디든 갈 수 있지. 하지만 북한에 가족을 둔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족을 바로 앞에 두고도 만날 수 없어. 평생을 그렇게 북녘의 가족을 그리워하며 지낸 이 분들이 가족의 손이라도 잡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오면 좋겠지? -본문 중에서-]

남한과 북한이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을 인정할 수 없어서 벌어진 한국전쟁. 내가 20대 때 중국과 필리핀에서 공부했을 때 느낀 건, 다른 나라에서는 한국을 언제 또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나라로 인식한다는 거다.

 

현대에 발전된 나라 간에는 총, 칼이 아닌 경제보복이란 아주 지능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눈앞의 참혹함은 없지만 금전과 연결되어 불안할 수밖에 없기에, 외국어로 생계를 이어가는 나는 나라간의 갈등이 생길 때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특히 2년 전에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경제보복과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중에 제일먼저 들었던 생각은 일본어 번역사들 타격이 크겠다.’

일본을 지지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나라 간에도 거래가 이루어져야 서로 부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총, 칼은 안 들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하루빨리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한국 소유의 독도는 더더욱 욕심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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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동물병원의 수상한 사람들 단비어린이 문학
우성희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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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학대로 두 번 죽는 동물들

 

[뚱이는 이렇게 상황을 알아챌 줄 알았고, 사람의 감정을 읽을 줄도 알았고, 소통할 줄도 알았답니다. 이처럼 동물들은 생김새가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와 행동이 다를 뿐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랍니다. 그런데 반달이처럼 버려진 것도 모자라 처참한 일까지 당한 사건을 보면 가슴이 무척 아픕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 본 사람이라면 더 절절히 느껴질 것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정말이지 끝까지 함께할 자신이 없다면 처음부터 데려오지 않았으면 한다. 동물들은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유기견 보호센터에서든, 애견샵이라 불리는 곳에서든.). 사람이 선택해서 훈련이란 걸로 잔뜩 길들여 놔서는 유기라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작고 귀여울 때 데려와서는 너무 커졌다거나 혹은 병들었거나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핑계로 말이다. 한때 따뜻한 집안에서 함께했던, 가족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버려진다면 그 배신감이 얼마나 클까?

 

[“하하하. , 말도 마. 철없는 애들이 비둘기를 들고 오질 않나, 아주 피곤해요. …… 그 죽은 개새끼? 떠돌이 개나 고양이 중성화 수술해 주면 돈 주잖냐. 그래서 보이는 족족 잡아다 왕창 수술해 줬지. 그런데 그 개 중성화 수술하던 날은 하필 일이 엄청 몰렸지 뭐야. -69~70쪽 중에서-]

생계를 위해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을 돈벌이로만 여기는 건 반대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감능력 없이 그저 돈으로만 여긴다면 학대로 이어지기 쉬울 것 같다. 책속의 천사동물병원 의사처럼 말이다(악마동물병원으로 짓지 그랬니.). 동물을 사랑하는 세 어린이들의 활약으로 체포되었지만 처벌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걸 아이들은 알까? 최근에 고양이 죽인 학대범이 처음으로 징역 6개월 선고받았지만 너무 짧은 것 같다. 동물법이 좀 더 강화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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